2020.08.04 01:00
한국어로 [데스 콜]이라는 제목으로 검색하면 두 편의 영화가 뜨는데, 제가 본 영화는 원제가 [Banshee Chapter]인
2013년 영화입니다. 블레어 에릭슨이라는 감독의 첫 영화인데, 그 뒤로는 작품이 없군요.
영화는 파운드 푸티지처럼 시작됩니다. MK울트라 계획에 대한 뉴스나 보도자료 영상들이 거칠게 편집되어
보여지고, 이 사건을 조사하던 제임스 허시라는 남자가 친구가 찍고 있는 카메라 앞에서 당시 사용되었던
DMT-19라는 약물을 직접 들이킵니다. 제임스는 그 뒤에 수상쩍은 상황에서 실종되고 말아요. 그 영상을
찍은 친구는 살인혐의를 받지만 역시 실종되고요.
여기서부터 주인공인 앤 롤런드가 등장합니다. 인터넷 매체에서 활동하는 저널리스트로, 제임스의
친구입니다. 앤은 제임스의 실종에 대해 뭔가 알고 있을 것 같은 작가 토머스 블랙번에게 접근해요.
그리고 이야기는 H.P. 러브크래프트의 [저 너머에서]와 비슷해집니다. 그냥 비슷한 게 아니라
블랙번 자신이 그 작품을 직접 언급해요. 직접적인 각색물은 아니지만 원래 러브크래프트 각색물은
융통성이 있는 편이니 그 경계를 따지는 건 별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결과물에 대해서 말한다면 꽤 흥미롭습니다. 현실세계의 MK울트라 계획과 러브크래프트의
[저 너머에서]를 연결하는 건 콜롬버스의 달걀처럼 단순하지만 생각해내기 힘든 아이디어지요.
아주 무섭거나 하지는 않고, 같은 원작에 기반한 스튜어트 고든의 [비욘드]와 같은 현란한
선정성은 없는데, 이게 그럴싸하고 으스스하게 구현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가장 눈에 뜨이는 건 스타일입니다. 앞에서 파운드 푸티지처럼 시작되는 영화라고
말했잖아요. 제임스의 실종까지는 그냥 파운드 푸티지고요. 하지만 영화는 앤이 주인공이
되어 일반 극영화로 넘어간 뒤에서도 같은 스타일을 고집합니다. 옆에서 보이지 않는
등장인물 하나가 카메라를 들고 찍고 있는 거 같은데, 그게 그냥 스타일인 거죠.
초반엔 이게 좀 헛갈리긴 하는데, 그래도 알고 보면 괜찮습니다. 파운드 푸티지 영화의
현실감을 유지하지만 인위성을 버린 테크닉인 거죠. 하지만 여전히 아슬아슬한 곡예이고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 관객들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20/08/04)
★★★
기타등등
재커리 퀸토의 회사에서 제작했더군요.
감독: Blair Erickson,
배우:
Katia Winter,
Ted Levine,
Michael McMillian,
Corey Moosa,
Monique Candelaria,
Jenny Gabrielle,
Vivian Nesbitt,
Chad Brummett
IMDb https://www.imdb.com/title/tt2011276/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17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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