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 (2020)

2020.09.30 23:00

DJUNA 조회 수:4017


다이빙계의 스타인 이영은 얼마 전에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같이 타고 있던 동료이자 친구인 수진은 실종되었고, 이영만 당시 기억을 잃은 채 빠져나왔습니다. 수진을 찾는 수색이 진행되는 동안 이영은 대회 준비를 합니다. 하지만 이후 이영의 경험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요? 수천년의 스토리텔링 전통이 말해주고 있지 않습니까? 물에 빠졌다가 살아 돌아온 사람은 믿어선 안 됩니다.

조슬예의 [디바]는 제가 잘 모르는 스포츠인 다이빙을 다루는 영화입니다. 원래 각본에서는 연극무대가 배경이었대요.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무대 위에서 혼란에 빠지는 배우들의 이야기는 이미 충분히 많으니까요. 다이빙은 새롭지요. 배우들에게 새로운 도전을 제공해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이 스포츠는 영화에서 꾸준히 다루는 물의 이미지와 밀접하게 연결돼요. 거의 지나치다고 생각될 정도인데, 이 기회를 놓치기는 아깝습니다.

그래도 이야기 자체는 익숙할 수밖에 없습니다. 별 고민없이 수많은 레퍼런스를 제시할 수 있는 작품이지요. 이영은 경기 준비를 하는 동안 끊임 없이 과거와 마주치고 그들은 현재로 기어나옵니다. 이영의 현재경험은 충분히 현실이 아니고 아직 찾지 못한 기억 뒤엔 진실이 숨어 있습니다. 다들 기대하는 전개지요. 그 때문에 종종 익숙한 트릭들과 장치들이 지나치게 친절한 수준으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그 진실은 영화를 마무리지을 수 있을 정도의 무게를 갖고 있지만 절대적인 무언가는 아닙니다. 다른 어떤 진실로 이야기를 봉합해도 영화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거예요. 중요한 건 하나의 진실이 아니라 이영과 수진을 극단으로 몰고가는 스포츠계의 압박입니다. 영화는 진상이 완전히 밝혀지는 순간에 깔끔하게 끝나는데, 전 이후 이영의 행동을 조금 더 보여주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수영복을 입은 여자배우들의 몸이 중요한 피사체인 영화입니다. 영화가 감독을 포함한 스태프를 최대한 여자들로 채운 것도 피사체에 대한 남성시선을 최대한 지우고 싶었기 때문이겠지요. 완벽한 살균은 불가능하고 무의미합니다. 하지만 [디바]는 경쟁하는 스포츠 선수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당당하게 예찬하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여기서는 드러난 긍정적인 의도가 더 중요합니다.

이유영이 언제나처럼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지만, 신민아의 단독 주연 영화라고 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주연배우로서 만족스러워요. 사람들은 이 배우를 러블리한 이미지 안에서 가두고 싶어하는데, 왜 지금도 그래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지금까지 한 역할 중 그런 작품은 의외로 많지 않은데 말이죠. (20/09/30)

★★★

기타등등
오하늬와 윤금선아가 작은 역으로 나옵니다.


감독: 조슬예, 배우: 신민아, 이유영, 이규형, 주석태, 오하늬, 박성연, 허형규, 윤금선아 다른 제목: Diva

IMDb https://www.imdb.com/title/tt13155030/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77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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