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호텔 The City of the Dead (1960)

2021.09.17 01:04

DJUNA 조회 수:1219


조지 백스트가 쓴 [호러호텔]의 각본은 원래 보리스 칼로프가 주연인 텔레비전 시리즈의 파일럿으로 쓰였다고 합니다. 그 시리즈는 결국 만들어지지 못했고, 각본은 약간의 살이 붙은 채 존 르웰린 목시 감독의 영화로 만들어졌습니다. 원제는 [The City of the Dead]. [Horror Hotel]은 미국 상영 당시의 제목인데, 그 때는 프롤로그 장면이 잘렸다고 합니다.

1692년 뉴잉글랜드의 마녀사냥 이야기로 시작하는 영화입니다. 엘리자베스 셀윈이라는 마녀가 마을 사람들에 의해 화형에 처해지는데, 화형 중 셀윈은 영생을 얻기 위해 루시퍼에게 자신의 영혼을 팝니다. 그리고 영화는 현재, 그러니까 1950년대 말의 미국으로 건너뛰어요. 역사학자 앨런 드리스콜 교수의 제자인 낸 발로우가 마녀 연구를 하기 위해 셀윈이 화형당한 그 마을을 방문한 것이죠. 그리고 당연한 일이지만 이 안개 낀 마을은 아주 수상쩍습니다. 전화번호부에도 나와있지 않은 호텔의 주인이 엘리자베스 셀윈의 얼굴을 하고 있는 건 당연하고요.

현대 관객들의 시선을 가장 끄는 것은 영화의 스토리 구조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가 되겠군요. [호러 호텔]은 우리가 주인공이라고 믿었던 젊은 금발 여자가 혼자 차를 몰고 낯선 숙박업소에 도착한 뒤 무참하게 살해당하는 내용의 영화입니다. 그 뒤에 살해당한 여자의 오빠와 남자친구가 마을을 방문하고요. 맞아요. [싸이코]와 흡사하지요. 심지어 결말도 [싸이코]의 특정장면과 유사해요. 하지만 표절이나 모방작일 가능성은 극히 낮습니다. [싸이코] 개봉 이전에 각본이 나왔고 같은 해 몇 개월 뒤에 개봉된 영화거든요. 백스트가 [싸이코]의 원작을 읽었을까요? 글쎄요. 로버트 블록의 소설은 1959년 4월에 나왔고 영화는 같은 해 10월에 촬영에 들어갔습니다. 집필 기간, 텔레비전 파일럿에서 영화로 넘어가는 제작 기간을 고려해 보면 아닌 거 같아요. 영화는 역시 마녀 소재를 다룬 마리오 바바의 [사탄의 가면/블랙 선데이]와 비교되기도 하는데, 바바의 영화도 같은 해에 나왔지요.

[싸이코]와 비교될만큼 엄청난 영화는 아닙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하지만 의외로 썩 재미있어요. 결코 즐거운 내용은 아니지만, 이 영화에는 의외로 발랄한 리듬감이 있습니다. 이는 같은 이야기의 경쾌한 음악적 반복과 살짝 삐딱한 태도 그리고 재즈 스코어에 많이 기대고 있습니다. 그리고 크리스토퍼 리가 드리스콜 교수로 나와요.

미국배경이지만, 영국 배우들이 미국인인 척하며 영국 스튜디오에서 찍은 영국 영화입니다. 당시 해머 영화사의 경쟁자였던 아미커스 스튜디오의 첫 작품입니다. 당시엔 벌컨 스튜디오라는 이름으로 불렸어요. (21/09/17)

★★★

기타등등
퍼블릭 도메인 영화입니다. 여기서 보세요.
https://archive.org/details/CityOfTheDeadVideoQualityUpgrade


감독: John Llewellyn Moxey, 배우: Christopher Lee, Venetia Stevenson, Betta St. John, Dennis Lotis, Valentine Dyall, Patricia Jessel 다른 제목: Horror Hotel

IMDb https://www.imdb.com/title/tt0053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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