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2020)

2022.04.09 22:41

DJUNA 조회 수:2591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소녀X소녀], [계몽영화], [전쟁영화]의 감독 박동훈의 신작입니다. 그러니까 재미없는 영화를 만든 적이 없는 감독의 신작이에요. 신작이라고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개봉이 몇 년 미뤄졌고... 하긴 요새 개봉되는 한국영화가 다 그렇죠.

제목에서도 알 수 있지만 수학 이야기입니다. 소위 일급 자사고가 배경인데, 남자 주인공 1번인 한지우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 학생입니다. 열심히 수업을 따라잡으려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뒤쳐질 수밖에 없고 특히 수학에 문제가 많아요. 선생들은 일반고로 전학을 권유하고요. 그러던 어느 날 지우는 북한 출신인 학교 경비원 이학성이 신분을 숨긴 천재 수학자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학성은 지우에게 수학을 가르치기 시작하고...

...이후 진행되는 이야기는 비교적 도식적이고 예측가능합니다. 같은 길을 간 수많은 영화들이 있지요. 일부는 학교 이야기일 거고 일부는 무협물일 거고. 지난 몇 년 동안 제가 본 영화 중 이 영화와 가장 비슷한 작품으로는 [파인딩 포레스터]가 있지요. 두 영화는 서스펜스를 만들고 결말을 짓는 방법이 거의 유사합니다.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지만 그냥 같은 길을 가는 영화였다고 보는 게 맞아요. 대부분 멜로드라마는 내용이 비슷하지요.

영화는 얼마 전에 종영한 [멜랑꼴리아]와도 비교됩니다. 엘리트 학교를 무대로 한 스승과 제자의 이야기이고 수학이 소재니까요. 하지만 거의 모든 면에서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가 더 잘하고 있어요. 일단 수학을 더 잘 이해하고 있고 더 잘 쓰고 있습니다. 학교 비리 같은 것도 수학이라는 가장 큰 소재를 망치지 않을 정도로 조절하고 있고요. 시나리오 작가인 이용재는 경제학과 출신으로 수학에 익숙한 사람이라고 하는데, 그 때문인지도. 아무래도 갑자기 흡수한 지식만으로는 자연스러운 이야기가 나오기 어렵거든요.

영화에서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은 역시 분단 소재입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질척거리는 멜로드라마가 나오는 부분도 이 파트고요. 나오긴 나와야 했을 거예요. 하지만 수학의 어려움과 기쁨을 이야기하는 초중반의 이야기만큼 재미있지는 않고 좀 깁니다. 이게 [파인딩 포레스터] 식 결말과 연결되는 지점도 좀 손쉽게 느껴지고요.

영화의 무게 중심은 역시 최민식에게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공을 들인 오일러 공식 파트도 최민식에 의지하고 있지요. 비슷한 내용을 다룬 [멜랑꼴리아]와 비교하면... 아, 이건 넘어가기로 하고요. 상대역인 한지우를 연기한 김동휘는 그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신인인데, 둘의 호흡은 좋습니다. 이 영화에는 나쁜 연기가 없어요. (22/04/09)

★★★

기타등등
강말금 배우가 지우의 엄마로 짧게 나옵니다. 카메오가 아니에요. [찬실이는 복도 많지] 개봉 전에 찍은 영화니까요.


감독: 박동훈, 배우: 최민식, 김동휘, 박병은, 박해준, 조윤서, 강말금, 다른 제목: In Our Prime

IMDb https://www.imdb.com/title/tt12663772/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aver?code=190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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