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대한 잡담

2013.02.26 23:55

DJUNA 조회 수:11551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작들입니다. CBS 사이트에서 가져왔습니다. 

Best Picture: "Argo."
Actor: Daniel Day-Lewis, "Lincoln."
Actress: Jennifer Lawrence, "Silver Linings Playbook."
Supporting Actor: Christoph Waltz, "Django Unchained."
Supporting Actress: Anne Hathaway, "Les Miserables."
Directing: Ang Lee, "Life of Pi."
Foreign Language Film: "Amour."
Adapted Screenplay: Chris Terrio, "Argo."
Original Screenplay: Quentin Tarantino, "Django Unchained."
Animated Feature Film: "Brave."
Production Design: "Lincoln."
Cinematography: "Life of Pi."
Sound Mixing: "Les Miserables."
Sound Editing (tie): "Skyfall" and ''Zero Dark Thirty."
Original Score: "Life of Pi," Mychael Danna.
Original Song: "Skyfall" from "Skyfall," Adele Adkins and Paul Epworth.
Costume: "Anna Karenina."
Documentary Feature: "Searching for Sugar Man."
Documentary (Short Subject): "Inocente."
Film Editing: "Argo."
Makeup and Hairstyling: "Les Miserables."
Animated Short Film: "Paperman."
Live Action Short Film: "Curfew."
Visual Effects: "Life of Pi."

보시면 아시겠지만 고만고만합니다. 특별히 주요상을 휩쓴 수상작도 없고요. 완전히 빈손으로 돌아간 영화도 많지 않고요. 원래 한 영화에 몰표가 돌아가거나 두 영화가 대결구도인 경우에 시상식이 재미있는 법이지만, 이것까지 어떻게 통제할 수 있는 건 아니죠. 그냥 이런 해도 있습니다. 

예측에서 어긋난 결과는 거의 없습니다. 박빙의 승부가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대부분 받을 거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돌아갔죠. 단지 장편 애니메이션 부분상이 [주먹왕 랄프]가 아닌 [메리다와 마법의 숲]에게 돌아간 것이 의외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저도 [주먹왕 랄프]가 조금 더 좋았습니다. 하지만 [메리다와 마법의 숲]도 괜찮은 영화이고 사실 전 [파라 노만]이 가장 좋았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 큰 불평을 할 생각은 없습니다. 아, 이안의 수상도 예외였다고 하시는 분이 계시는데, 어차피 캐스린 비글로와 벤 애플렉이 모두 후보에서 탈락한 상황이라 이 역시 그렇게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받을 자격이 있는 감독이었고요.

이번 시상식에서 가장 눈에 들어왔던 건 아카데미 시상식을 유행에 뒤쳐지지 않게 하려는 시도들이었는데, 다 시시했습니다. 제 85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그냥 '오스카'라고 부르는 것도 딱했고... 그리고 저 많은 작품상 후보작들은 다 어따 쓴답니까? 다들 좋은 영화들이긴 합니다만, 이런 식으로 후보작들을 남발하는 동안 떨어진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작'의 가치는 어떻게 할 건가요? 어차피 그 나이가 되었으면  중요한 건 전통입니다. 젊은이들에게 아양 떠는 게 아니라.

이런 아양 중 하나가 세스 맥팔레인의 호스트였는데, 전 그냥 실패 같습니다. 우선 맥팔레인을 아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가 않아요. 빌리 크리스탈과 같은 노장의 무게가 없는 겁니다. 그리고 호스트의 역량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은 오프닝 농담인데, 그걸 시시한 자학 개그로 완전히 망쳐버렸어요. PC하지 않은 농담들은 그냥 재미가 없었고요. 그 뒤에 진행은 괜찮았고, 중반에 나왔던 [사운드 오브 뮤직] 농담은 최고였지만, 이미 늦었죠.

채널 CGV의 중계는 지금까지 제가 봐왔던 것들 중 최고였습니다. 그건 이번 진행이 좋았다는 뜻이 아니에요. 언제나처럼 고만고만했습니다. 실수도 많았을 거라 생각하고, 동시 통역은 언제나처럼 재앙이었겠죠. 하지만 진행자들은 시상식 중간에 끼어드는 일이 없었고, 통역은 무시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 된 거죠.  (13/02/2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