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데이 Everyday (2012)

2013.06.09 23:20

DJUNA 조회 수:7433


2007년에 IMDb에 마이클 윈터보텀의 신작 [에브리데이]의 섹션이 떴을 때, 많은 사람들은 이게 오타가 아닌가 의심했습니다. 이 영화의 연도가 2012년으로 잡혀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오타가 아니었습니다. 그게 윈터보텀의 진짜 계획이었어요. 한 가족이 5년 동안 겪는 일을 진짜 5년 동안 찍는 것 말입니다. 그리고 정말 2012년에 완성된 영화가 나왔습니다.

특별한 이야기는 없는 영화입니다. 딸 둘, 아들 둘을 둔 부부가 있습니다. 남편 이안은 영화에는 밝혀지지 않은 이유로 감옥에 갔습니다. 아내 카렌은 아이들인 스테파니, 숀, 로버트, 카트리나를 데리고 꾸준히 남편이 있는 감옥에 면회를 갑니다. 그러는 동안 아이들은 자라고, 이안은 휴가를 받고, 아내는 남편의 친구와 불륜에 빠지는 등의 여러 일들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이들은 굵직한 드라마의 기승전결을 이루지는 않습니다. 이 모든 건 이런 사람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평범한 일상의 일부입니다.

뚜렷한 이야기는 없지만 영화의 정서적 힘은 강렬합니다. 쉽게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캐릭터들을 지배하고 있으니까요. 아이들은 감옥에 있는 아버지 때문에 성장이 힘들고, 감옥 안의 남편은 가족들이 미치도록 그립고, 아내는 남편 없이 네 아이들을 키우느라 외롭고 힘들죠. 영화를 구성하는 에피소드들은 잘게 쪼개져 있지만 이 감정들이 워낙 크고 모두 하나의 테마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굵직한 음악적 흐름을 탑니다. 음악 이야기가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마이클 나이먼의 음악도 끝내준답니다.

이야기보다는 아이디어와 설정이 더 재미있는 건 사실입니다. 엄청난 계획이잖아요. 말이 5년이지, 이건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죠. 윈터보텀은 다섯 명의 촬영감독과 함께 5년 동안 같은 배우들을 주기적으로 만나 영화를 몇십 분 단위로 찍는데, 그 동안 관객들은 진짜 시간이 흐르는 것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일단 아이들이 진짜로 자라요. 배우들의 유대감도 진짜 같고요. 게다가 촬영 때 쓰이는 카메라까지 달라지는 게 보인답니다. 이 정도면 아이디어와 설정은 단순한 트릭을 넘어 무시할 수 없는 이야기와 주제의 중심이 됩니다. 해볼만한 시도였고, 성공한 시도였어요. (13/06/09)

★★★☆

기타등등
엄마 역의 배우 셜리 핸더슨의 진짜 나이는 원래부터 알고 있죠. 하지만 그래도 [해리 포터]의 모우닝 머틀이 이렇게 나이 든 모습으로 나오는 걸 볼 때마다 늘 이상하답니다.

감독: Michael Winterbottom, 배우: Shirley Henderson, John Simm, Stephanie Kirk, Shaun Kirk, Robert Kirk, Katrina Kirk, Darren Tighe, Polly Kossowicz, Valerie Lilley

IMDb http://www.imdb.com/title/tt1037223/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98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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