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차이나타운

2015.08.04 10:39

Giscard 조회 수:2617

차이나 타운


김혜수, 김고은 주연


코인락커에서 갓난아기로 태어난 일영이란 여자애는 어떻게 자랐는지 모르지만 십여세까지 노숙자들 사이에 서 성장한다. 이 것은 좀 미스테리한데 노숙자들이 젖동냥을 다녔는지 기저귀를 어떻게 갈았는지 갓난애가 어떻게 지하철 역사나 노숙자들 사이에서 멀쩡하게 자랐는지 알 수 없다. 영아를 키우는 것은 어렵다. 아직까지 갓난아이가 노숙자들 사이에서 성장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적이 없으며 있다면 정글북의 모글리만큼 희귀한 사례가 될 것이다.


인천의 차이나타운의 범죄조직에 끌려간 10세 소녀 일영. 독하고 똘망똘망하다. 정규교육은 받은 적이 없을 것이며 주변 상황은 청소년이 성장하는 환경으로는 최악인데 일영이는 뾰사시한 얼굴과 비교적 정확한 표준한국어를 구사한다. 비속어를 쓰고 담배를 피지만 매력적인 모습의 젊은 처녀가 그러니까 더 멋찌다.


김혜수(마우희)가 이끄는 조직은 소규모지만 굉장히 악랄하고 잔인한 비인간적 조직이다. 사람을 죽이고 장기를 적출하는 상황이 과연 일상적인가? 이렇게 악랄하고 잔인한 조직이 한국에서 존재할 수 있을까? 아무렇지 않게 살인이 일어나고 사람들이 끌려가며 여기 가담한 인간들도 많은데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경찰들이 조력자이며 슬며시 동조하고 있다는 암시가 나오지만 그래도 좀 그렇다. 이 곳은 비현실적인 지옥의 세계이다.

돈을 못 값는다고( 거액도 아닌) 사람을 때려죽이고 장기를 꺼내는 이런 짓을 저지르는 인간의 멘탈이 멀쩡할 수 있을까? 이러고도 조직이 멀쩡하며 이탈자가 없고 법이 그들을 방치한다고? 픽션이긴 하지만 좀 그렇다( 원빈의 아저씨 이후로 아주 멀쩡한척 구라)


일영이는 결국 파문을 일으킨다. 20살짜리 여자가 아무렇지 않게 허구헌날 사람 때려잡고 욕질하고 담배피믄 그게 더 이상혀. 김혜수와 가족들은 사람 때려잡고 돈벌어서( 보니까 돈도 많드만)좋은 차, 좋은 음식, 좋은 옷, 휴가, 별장, 여행 ... 따위는 어림없고 늘 궁상맞고 처량하게 작은 가게에서 중국음식만 먹는다. 옷도 허름하다.


일영이는 뽀사시한 남자청년의 유혹에 한방에 넘어간다. 엄마는 일영이의 일탈에 분노하고 남자애를 한방에 죽여버린다. 일영이는 절규하지만 엄마는 싸늘하다. 그리고 딸같이 아끼던 일영이를 팔아버리려고 한다. 일영이 탈출하고 다른 식구들은 멘붕상태가 되어


여자친구 쏭은 마약중독자니까 이미 나가리된 인생이라 자살한다. 지체아 홍주는 일영이한테 한방 맞더니 계속 씨불렁거리며 일영이를 죽이려고 덤비다가 지가 죽는다. 일영이를 좋아하는 우곤이는 일영이를 돕다가 홍주가 휘두른 볼펜에 경동맥이 찔려서 죽는다.


일영이는 얼굴에 화상자국이 난 괴상한 놈에게 잡혀 죽을뻔 하다가 어째어째 그놈을 죽이고( 하필이면 엽총으로 죽이려다가 지가 죽음)차 트렁크에서 탈출하여 엄마를 죽이려고 돌아간다. 김혜수는 마지막으로 중국음식을 시켜먹고 일영이한테 찔려죽는다.


이 영화의 정체는 뭘까. 잔인하고 역겨운 픽션이다. 사실성, 현실성은 중요하지 않고 김혜수가 연기한 엄마와 일영이가 연기한 딸의 관계? 욕하고 담배피고 찌르고 도려내고 긋고 패고 피튀기는 일상에서 모성애라든가 가족의 역할을 상기하라....좀 거시기한데.


한편 가학적인 줄거리속에서 연기자의 단편적인 느낌이 인상적이다. 김혜수의 모습은 어딘가 아련하다. 아주 나쁘고 악랄한 년인데 연민이 간다. 악착같이 악랄하게 돈 모아서 별달리 쓰는 데도 없는 것 같은데 거지같이 살다 죽는다. 왜 그렇게 사는지 아무도 모른다.

김고은은 예쁘다. 대단한 미녀는 아닌데 매력적이다. 피부도 좋고 외모가 보이쉬하고 연기도 싱싱하다. 김고은은 좀 얼빵하면서 정상이 아닌 연기(전작 은교,몬스터 참조)에 어울린다. 김고은을 돕는 우곤이도 응근 매력적인데( 모래시계의 이정재?) 찌질이 홍주 역을 맡은 배우도 괜찮다. 조연들이 나쁘지 않았다.


이 영화는 '판타스틱느와르모성멜로여성액션복수극범죄' 영화로 비슷비슷한 류의 영화가 전에도 좀 있었지만 새로운 각도로 이런 줄거리를 구상한 감독에게 찬사를 보내기는 어렵고 나날이 여성상위가 되어가는 이 시대의 현실을 잘 지적한 영화가 아닌가 감히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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