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철서구 후기와 잡담

  • 로즈마리
  •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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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철서구] 보러 간다고 했었는데, 어제 보고 왔어요. 생각보다 꽤 재밌었어요!
궁금해서 보러가긴 했지만 막상 그 날 아침에 힘겹게 눈을 떠서 아침 꾸역꾸역 먹고 가려니
너무 귀찮고 앞으로 9시간을 어떻게 버티지, 하고 괜히 지루할 것만 같았는데..

보다 보니 꽤 재밌어서 시간가는 줄 몰랐다.. 는 건 뻥이고 허기져서 시간 가는 건 느꼈지만
볼만 하더라구요. 생각해보면, 지루하고 재미도 없는데 런닝타임이 9시간이나 되면 그걸 누가 보겠어요!
그건 거의 극악무도한.. =_=

1부, 2부, 3부가 나뉘어져있는데 1부가 제일 제 기대에 부응하는 파트였던 거 같구요.
보다보니 [스틸라이프]도 떠오르고 작년 신디 상영작 중에 [호수길]도 생각났는데,
[스틸라이프]보다 더 재밌었던 거 같아요. [호수길]과 겹쳐졌던 건, 아무래도 관객인 내가 위치하는 지점 같은 게 아니었나 싶구요.

시놉만 읽었을 땐 2부가 제일 재밌을 거 같았는데, 피곤해서 중간에 좀 졸았지 뭐에요.
십대들이 웃고 떠드는 부분이 중국 청춘영화 같기도 하고, 세 파트 중에 다시 보고싶은 부분은 (졸아서 놓쳤기 때문만이 아니라) 역시 2부인 거 같아요.
근데 뭐랄까.. 세 부분 다 큰 테두리 안에 들어있고, 독립적으로도 뛰어나지만, 역시 세 부분을 연결해서 보는 게 가장 좋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런 긴 영화는 절대로 다시 보고싶단 생각이 안 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나서면서 바로 다시 보고 싶어졌답니다.
다만 너무너무 배가 고프고 허리가 아프고.. 미드나잇 이런 걸 봐도 5시간, 6시간 연속이지 9시간이나 버티려니 몸이 배배 꼬이더라구요.  
그래도 한 번쯤 해볼 만한 일종의 체험 같은 면도 있고, 왠지 9시간 짜리를 보고 나니까
오늘 115분, 151분 짜리 연달아볼 땐 거뜬하드만유ㅋㅎㅎㅎ


2. 그래서 오늘은 오타르 이오셀리아니의 [나비사냥]과 압델 케시시의 [생선 쿠스쿠스]를 보고 왔어요.
([나비사냥] 감독 이름은 못 외워서 긁어왔어요ㅎㅎ)
[나비사냥]은 루이스 브뉘엘 후기작과도 비슷하고 자끄 따띠 코미디의 변형 같기도 하다고 돼있던데,
제가 브뉘엘 후기 영화는 별로 안 봐서 모르겠고 자끄 따띠 같은 느낌은 좀 들드만요. 그 변형이 제 취향과는 거리가 있었지만요.

[생선 쿠스쿠스]는 되게 좋았어요. 며칠 전에 [레스키브]를 보고 압델 케시시에 좀 반하게 됐는데
이 영화가 완전히 굳히기 한 판이었달까요. 뭔가 혼탁한 켄 로치를 보는 기분도 들고. (여기서 혼탁하다는 데 부정적 의미는 일절 없습니다.)
정말 앞으로가 더 많이 기대되는 감독 같아요. [철서구]와 더불어 까이에 뒤 시네마 2000년대 베스트 10 안에 포함됐었다는데,
당분간은 그 베스트 10을 쭉 훑어야겠어요. 영화제 갈 때마다 지인이 '이게 까이에 뒤 시네마에서 극찬한 거야' 하면서
영화를 고를 때마다 콧방귀 뀌며 '난 내 멋대로 볼끼유' 하고 불신의 눈초리를 보낸 후 제 취향의 영화만 봐왔는데
오래되고 유명한 평론지가 괜히 그런 게 아니었나봐요.


3. 후기 시리즈의 마지막, 당퐁당퐁님 벼룩 후기입니다! 세 벌을 샀는데 셋 다 너무 새옷이라서 횡재한 기분이었어요.
특히 퍼프 소매 블라우스는 정말 정말 예쁜데!!! 제 팔뚝에 끼네요. 이걸 되팔아, 아님 팔뚝살을 빼... 한참 고민했는데
엄마가 보시더니 옷이 예쁘니 팔 생각은 하지말고 팔뚝의 지방질을 연소시키래요. 엄마도 운동 안하면서.....


4. 어디서 번호가 유출된 건지 요 며칠새 갑자기 스팸 문자가 부쩍 많이 와요.
스팸 단어 등록 같은 거 최대한 많이 해놨는데 (그래서 멀쩡한 문자 스팸함으로 간 적도 여러 번..)
신용대출, 무슨 무료가입, 이런 게 많이 와서 일일이 전화해서 수신거부번호로 등록하고 있거든요.
영화 한 편 보는 동안 서너 통 가량 오니까 많이 오는 거죠? =_=

방금 인터넷 무료전화 무슨 거부를 하려고 전화를 걸었더니 웬걸, ARS가 아니고 상담원으로 바로 연결되더라구요.
근데 그 상담원 청년 목소리가.. 너무.. 너무.. 귀여운 겁니다아!

'네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아, 그러시군요~☆ 해당번호가 010-xxxx-xxxx 맞으시죠~☆↗'

하면서!! 전 이런 하이톤 목소리 딱히 좋아하지 않는 줄 알았는데
글쎄 목소리랑 말투가 너무 풋풋한 거에요.
수신거부하려고 전화걸었다가 하마터면 무료전화 가입할 뻔 했어요.


그러고보니 며칠 전에 시네마테크에 뭘 좀 물어보느라 전화를 걸었는데
웬 손석희씨가 받으시는 겁니다아.
평소 받는 직원분은 제가 뉘신지 다 아는데,
아니 것보다 제가 알기로 그 곳에 그런 훈늉한 목소리를 가진 사람이 확실히 없는데 말이죠!
바로 몇 시간 뒤에 영화 보러 갔을 때도 그런 목소리는 못 들었어요. 도대체 무슨 조화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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