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는 인터뷰 원문을 얼마나 바꿔도 되는걸까

  • DH
  •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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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촛불시위 기사 때문에 조선일보가 시끄럽습니다만, 얼마 전에 사법부를 열심히 때리던 중앙일보가 무리수를 둔 적이 있습니다. 우리법연구회를 해체시켜야 한다는 식의 주장을 펴고 있던 중앙일보 기자가,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지낸 바 있는 한 판사를 만나 인터뷰한 내용이라고 실었는데, 한마디로 "나도 회원이지만 지금 우리법연구회는 한참 잘못되어있다"는 반성문이었던 겁니다. 하지만 본인은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반박문을 보면서 이건 언론이 맛이 갔다고 해야하나? 혹시 그쪽 세계에서는 이런걸 정당하다고 믿나? 하는 온갖 의문이 들었습니다.

일단 정식 인터뷰가 아니라 지나던 길에 인사나 하러 왔다, 뭐 이렇게 시작해서 몇 마디 주고받은 걸 인터뷰한 양 내보낸 건 그렇다 칩시다. 정식으로 취재하면 얘기 안할 것 같아서,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반칙 좀 했다고 이해해보겠습니다.

중앙일보는 이 판사가 "우리법연구회가 좌파정부를 거치며 겁없이 성장한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라고 인정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해당 판사가 했다는 말은 이렇습니다.

"우리법연구회가 완전무결한 단체는 아니다. 예를 들어 2005년 발간된 우리법연구회 논문집에 '아메리카 53주', '이라크 파병' 운운하는 글(중앙일보는 제가 논문이라는 단어를 썼다고 보도하였으나 위 글은 논문이 아니라 시 내지 수필이고, 저 역시 논문이라는 말을 쓴 적이 없습니다)이 실려 있다. 그러나 그건 법률논문집에 실리기에 부적절하다.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참여정부 당시 호의적인 상황이 되니 집행부가 조심성이 없었다. 말하자면 겁이 없었던 거다."

흠..

'참여정부'를 '좌파정부'로 고치고, '집행부가 겁이 없었다'는 걸 '겁없이 성장했다' 라고 바꿔놨네요.

주변에 기자가 몇명 있는데, 대단히 이빨이 센 사람이 아닌 이상은 하는 말을 그대로 쓰는 건 불가능하고 어느 정도는 매끄럽게 손봐야한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겠는데 제대로 표현을 못하면 어느 정도 유도심문(?)도 좀 불가피하다, 뭐 그런 말을 듣고서는 그럴수도 있겠다 했습니다.

혹시 저 중앙일보 기자는, 정말 저렇게 쓴 것이 표현력이 약한 판사의 말빨을 자신의 글빨로 좀 보충해준 것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을까요? 그렇다면 정말 무서워서 말이지요. 그런 기자들 데리고 신문 만들어도 돈 때려 넣으면 빅3에 들 수 있다는 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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