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하얀 거탑' 화법" - 그 해설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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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하얀거탑 한참 방영할 때 씨네21이던가 매거진 T던가에서 '실전! 하얀 거탑 화법' 이라고 해서
극중 캐릭터들과 그들이 쓰는 화법에 대해서 기사를 실었고, 그 기사 말미는 이런 객관식 문제 세 개로 끝을 맺었었죠. 예컨대

1. 다음 중 회식 자리에서 하기에 적절하지 못한 발언은?

1) 박건하 - 저는 장준혁 교수님과 같은 걸로 하겠습니다.
2) 이주완 - 원장님이라면 2만 5천원짜리 불고기로 하시겠습니까, 3만원짜리 갈빗살로 하시겠습니까?
3) 장준혁 - 오늘은 저희 장인어른께서 특별히 대접하고 싶으시답니다.
4) 노민국 - 저에게 어떤 익스큐즈도 없이 생등심만 시키시다니 매우 불쾌하군요.
5) 유필상 - 역시 고기는 내가 지난번 이사장님 모시고 히말라야 가서 먹었던 육포맛이 최고야!

이런 거.

그런데 이 문제, 답을 실어두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를 본 어떤 양반이 장문의 리플로 문제 해설을 해놨더군요. (....)



이하 그 리플.>>



'하얀거탑' 속 화법으로 풀어보는 사회생활 실전 테스트 3




1. 다음 중 회식 자리에서 하기에 적절하지 못한 발언은?

1) 박건하 - 저는 장준혁 교수님과 같은 걸로 하겠습니다.
2) 이주완 - 원장님이라면 2만 5천원짜리 불고기로 하시겠습니까, 3만원짜리 갈빗살로 하시겠습니까?
3) 장준혁 - 오늘은 저희 장인어른께서 특별히 대접하고 싶으시답니다.
4) 노민국 - 저에게 어떤 익스큐즈도 없이 생등심만 시키시다니 매우 불쾌하군요.
5) 유필상 - 역시 고기는 내가 지난번 이사장님 모시고 히말라야 가서 먹었던 육포맛이 최고야!


[해설]

보기 1 : 묻어가는 자세가 좋다. 짬이 안될경우 극구 강추함. 어느정도 이상이라도, 자신보다 고렙;;이 있을때는 절대적으로 필수인 자세. 생존의 법칙이라고 할 수 있다.
보기 2 : 부교수이상의 고렙이 사용가능한 스킬, 능구렁이 레벨이 낮을 경우 건방진 자식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주완의 렙에서는 충분히 구사가능하나, 초보자가 사용할 시 역시 생존에 심각한 지장이 올 수있다.
보기 3 : "특별히"가 중요 단어, 이 단어 하나로 인해 대접의 뒤에 무언가 있다는 것을 암시함과 동시에, 대접의 질이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할수 있는 양수겸장의 표현. 초보부터 마스터까지 애용하는 스킬이나, 역시나 장인어른, 혹은 아버님, 혹은 삼촌 같은 뒤에 고렙이 존재할때 그 진가를 발하는 스킬
보기 4 : 이것이 정답일 가능성이 높다. 익스큐-즈 라는 단어는 의대에서 잘 쓰이지 않는 단어이다. 의대에서 자주(?)사용되는 단어로는 옵세, 나르, 모폴로지, 멘탈, 피지칼, 내공(?) 같은 단어들이 있다. 어떠한 이유에서건, 고렙이 시킨 안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함과 동시에, 익스큐즈 같은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위화감을 주는 행위는 배격되어 마땅하다. 초렙 고렙 구분없이 저러한 언행을 하는 이들을 가리켜, "멘탈이 없다"라고 한다.
보기 5 : 전형적 Anal-Sucking의 자세, 이사장이라는 막강한 존재를 등에 업었음을 강조함과 동시에, 자신이 이사장과 히말라야를 다녀올 만큼 각별한 사이라는 것을 과시하는 양수겸장식 표현이다. 확실하게 이사장이 비빌언덕이라고 생각되는 경우 충분이 가능한 립서비스로 추측된다. 단 이사장이 실각할 경우 완전히 미운털이 박힐 수 있으니 충분한 주의를 요한다. 5번 또한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




2. 백화점에 옷을 환불받으러 갈 때 동행으로 가장 적합한 인물은?

1) 최도영 - 몇 가지 체크를 해보니까 옷에 오류가 좀 있더라구요. 날짜가 지났으면 교환이라도 해주셔야 할 것 같아요.
2) 민충식 - 뭘 그런 것 때문에 귀찮게 왔다 갔다 거려? 돈 줄 테니까 하나 더 사.
3) 오경환 - 점장 나오라고 해! 소비자에게는 소비자의 권리가 있는 법이야!
4) 이주완 - 당신들 눈에는 내가 이깟 옷 한 벌에 벌벌 떨 위인으로 보이나? 나, 이주완이야!
5) 장준혁 - 얼마 전에 상품본부장님께서 수술을 받으셨는데 매장에 오면 한번 연락달라고 하시더군요.


[해설]

보기 1 : 전형적인 클레임의 자세, 점잖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요구하는 노블리스의 자세, 매우 무난하다. 사실 백화점에서는 저 정도로 말하는 고객이면 땡큐이고, 또한 의사가 사는 옷의 가격대를 고려했을때, VIP로 분류되어 있으므로, 매우 적절하다 하겠다.
보기 2 : 역시나 터프한 돈지랄의 자세. 진정 돈지랄을 할 줄 아는 대인배의 풍모가 느껴진다.
" 뭘 귀찮게 왔다갔다 하나"에서 이미 포스가 느껴진다. 참고로, 일정렙이 아닐경우 저런 소리를 하면 미친놈으로 취급받으니 각별히 주의를 요한다.
보기 3 : 진상 손님의 전형적 자세, 소비자의 권리를 주장하거나 하는 손님. 머리속에 어설프게 들어서 요구하는 것이 많고, 땡깡에 가까운 언행을 보이므로, 그냥 돈을 돌려줘 보내는게 백화점 측으로 보았을때 매우 이익이라 할 수있다.
보기 4 : 전형적인 찌질이 타입. 백화점이 병원인줄 안다. 단 백화점의 VIP고객일 경우 저렇게 호통을 치면 당장 높은 사람이 나와서 문제를 해결하니, 특별히 문제 되지 않을수도 있다. 그러나 저런 타입의 인물들은 자신이 매우 잘났다고 생각하므로, 같이 가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매우 이롭다.
보기 5 : 모범답안. 한국사회의 매직 키워드 "지역사회"를 적절히 사용할 줄 아는 모습. 상품본부장이라는 지위를 언급함으로써, 매장 담당자를 긴장 시킴과 동시에, 그의 소개라는 말을 통하여, 대부의 "내가 그에게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하도록 하지"라는 말을 연상시키는 대사. (*註 : 실제로 안판석PD는 '대부'의 열렬한 팬이기도 합니다.)
보기 1번이 보기에 모범답안 일 수 있으나, 실제로 가장 강력한 것은 5번이라고 본다. 역시나 세상은 밝음 보다는 어둠이 지배하는 것. 1번의 경우 무난한 처리이나, 5번의 경우 1번의 프로세스를 뛰어넘는 그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 정도를 걷고자 하는 이는 1번을 사마외도를 걷는자는 5번을 선택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겠다.



3. 승진 심사 담당자로 가장 만나고 싶지 않은 인물은?

1) 우용길 - 자넨 똑똑한 친구니까 처신 잘하리라 믿어.
2) 오경환 - 연구 실적이 좀 부족하구만.
3) 이주완 - 요즘 부서 분위기가 어떤 것 같은가? 솔직히 말해보게.
4) 유필상 - 일단 노래부터 한 곡 뽑아봐.
5) 민충식 - 얼마까지 낼 수 있어? 내가 박 상무랑 윤 팀장까지는 한 장으로 커버할 수 있어.


[해설]

보기 1 : 가장 까다로운 타입이다. "알아서"라는 말 한마디로, 자신의 패를 늘리면서, 상대를 옭아매는 효과를 보일 수 있다. 잘 보이면 좋겠지만, 한번이라도 수가 틀리면 곤란에 처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를 요하는 타입이다.
보기 2 : 전형적인 학자 타입. 연구 실적의 부족과 같은 팩트를 통해 공격하는 타입으로. 이런 부류의 사람은 의외로 좋은 실적을 보이면 무난한 경우가 있다. 단 역시 수가 틀리면 온갖 종류의 트집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보기 3 : 정답. 위험한 인물이다. 긍정적인 대답을 할 경우 "분위기 파악이 안되는 놈"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고, 부정적인 대답을 할 경우에는 "이런 고자질쟁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딜레마를 유도하는 질문이다. 특히나 이 경우, 매직 키워드 "저는 모릅니다"를 쓸 수 없다는 것이 치명적이다. 적당히 정치적인 형태로 둘러대고 빨리 그 자리를 뜨거나, 혹은 화제를 전환하는 것만이 유일한 살 길이다.
보기 4 : 의외로 쉬운 타입, "곤드레 만드레" "ㄸㅒㅇ벌" "스페이스 환타지"같은 분위기 띄우기용 트롯트를 몇 곡 아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저러한 트롯트로 분위기가 반전 되지 않을시 비장의 한수인 핑클의 "영원한 사랑"이 있으나, 자주 사용시 주화입마의 우려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핵심 키워드는 "음주 가무" 술쎄고, 노래 잘부르는 놈이 짱이다.
보기 5 : 가장 좋은 타입. 거래의 기본인 GIve & Take를 아는 남자다. 불확실한 것은 입 밖에 내지 않으며, 확실한 부분에 대해 말하는 전형적인 비지니스맨. 단, 그에게 어떠한 인간적인 면이나, 혹은 Give 이상의 Take를 요구할 시에는 바로 안면을 바꿀수 있다.



P.S.
그리고 그 밑에 달린 또 다른 어떤 리플>>

Commented by at 2007/02/06 19:55
이건 이미 처세술이라기보다는... 사회에 물들대로 물든 생존방법이군요.




P.S.2
언제 봐도 참 간지폭팔 명민좌의 포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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