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랄까. 총체적 난국이더군요.
소위 "조중동이 그래도 기사를 잘 쓰는 건 사실이죠. 특히 문화 기사가 좋죠."에서
(개인적으로 별로 공감하지 않는. 최소한 100% 동의할 수는 없는 주장입니다만.)
"동"에 이어 "중"도 빠져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트위터 창업자 인터뷰나 김수현 작가 인터뷰 같은 거야 괜찮다고 쳐요.
하지만 앙드레 김과 윤정희씨의 대담을 보고 있으니 이게 웃자는 건지 진지한 건지 헷갈립니다.
앙드레 김 선생님은 싫어하지 않습니다만, 굳이 이분을 인터뷰어로 내세워서
"오, 엔드리스..."나 "오우, 파더!"를 비롯한 소위 "앙드레 김 말투"를 가감없이 기록해버리고,
심지어 인터뷰 중간 중간 화제가 엉뚱한데로 튀는 순간까지 그대로 수록하는 건...
중앙일보는 고도의 앙드레 김 안티였던 건가요.
뒷페이지에는 천안함 사태와 김정일 방북에 맞춰 김정남 특집 기사가 떴나 했더니,
이건 김정남 "인터뷰"나 "목격기"도 아닌 "마카오가서 김정남 찾다가 못찾은 이야기"입니다.
뭐 중간 중간에 다른 주변인들의 증언을 들을 수 있는 건 좋았지만,
그럴 거라면 그냥 "주변인들이 증언하는 김정남"이라고 했어야죠.
게다가 어떤 기사는 실베스터 스탤론의 아이가 다니는 학교를 취재했다면서
엉뚱하게 웨이드 윌리엄스(프리즌 브레이크의 벨릭!) 부부랑
인터뷰한 내용이 나오는 기사까지보면 정신이 어지러울 지경...
그래놓고는 기사에 부각시킨 일러스트랑 사진은 스탤론네 가족이고
우리 곰돌이 벨릭씨는 사진 한 장 없습니다.
그래도 벨릭옹, "대학 학비 걱정인데 한국에서 광고나 하나 받아주쇼" 같은 농담은 재미있군요. -_-;
이런 문제가 비단 문화면뿐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가족 중에 한 분이 중앙일보를 보시기에 요 며칠 경향과 중앙을 동시에 보았는데,
한겨레나 경향도 보수언론과 마찬가지로 종종 함량 미달의 기사들이 보이는 건 사실이지만,
과연 중앙일보가 "그래도 기사는 잘쓰잖아요"라는 소리를 들을 자격이 있을지는 모르겠더군요.
특히 정치면에서 천안함 보도하는 태도를 보고 있으려니 참...
얼핏보면 "정보량이 많은" 중앙이 좀 더 "전문적"이고 "믿음직"해보일지는 몰라도,
오히려 문제의 핵심을 벗어나고 빙빙 돌려 말장난을 하고 있더군요.
이건 기자의 역량보다는 목적을 위해 무리하게 기사를 맞추려다보니 어쩔 수 없는 건지 모르겠지만요.
(어쨌든 "그럴듯해" 보이기는 합니다. 이런 게 바로 보수 언론의 힘이라는 거겠죠. 답답합니다.)
그 외에 사회면이나 정치면의 기사들을 찬찬히 정독해봐도,
"지금 장난하세요?"라는 말이 튀어나오는 경우가 한경보다 많으면 많았지 적지는 않아요.
아, 경제 기사들의 경우 확실히 심층분석이 더 많기는 합니다만.
근데 그건 경제 전문지들의 영역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조중동의 기자들이 정말 실력이 있는지는 몰라도,
요즘의 기사들을 보면 그분들의 실력보다는 "돈발"과 "물량공세"만으로 승부하는 걸로 보입니다.
영화로 치자면 스타 연기자들과 화려한 특수효과가 잔뜩 나오는데도
시나리오랑 연출이 너무 엉망이라 "생각없이 즐기기"조차 힘든 실패작?
동아야 광화문 사거리 지날때마다 자주 봐서 측은지심이 들 지경이고요.
조선도 요새 이모양인지 궁금하네요.
도서관 갈 때 한 번 들춰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