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애스 저는 그냥 so so... (스포일러)

  • mithrandir
  • 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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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보았습니다만, 기대만큼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힛걸의 살육전은 재미있었고 주인공 4명도 좋았지만...
영화가 좀 지루했어요.

11살짜리 여자애가 집채만한 창을 휘둘러대는 영화에
"지루하다"는 표현을 쓰려니 좀 모순이 느껴지긴 합니다만,
영화의 전반적인 전개가 너무 무난하고 느릿느릿하고 심지어 나이브하기까지...
멍하니 보고 있으면 지루하진 않을 정도로 볼만은 한데,
보는 관객들이 착 달라붙게 만드는 리듬감이 전혀 안느껴졌습니다.
완급조절 없는 줄거리 나열을 보는 기분.

메이저 스튜디오 제작까지 포기하고 만든 영화이니만큼
말 그대로 "화끈한" 킬링타임을 기대했는데,
액션 장면들은 그냥 "적당히" 괜찮은 편이고
그 나머지 부분들은 실망스러웠습니다.



가장 맘에 안들었던 건 수퍼히어로물을 꼬는 영화를 만드는 척 하면서
지나칠 정도로 "너드들의 환타지"를 채워주는 데 급급했다는 거에요.
이게 차라리 코미디 영화였다면 먹혔을지도 모르겠지만
(얼마전 나온 존 쿠작의 'Hot Tub Time Machine'처럼)
이 영화에서 띨띨한 애들이 미녀도 얻고 모든 게 잘 풀리는 걸 보면
스파이더맨 정도는 리얼리즘의 극치라는 생각이...
그 과정을 설득력있게 그렸다면 좋았겠지만 영화는 그냥 그랬습니다.
여자친구 방에서 고백하는 장면 보면서는 "어랏, 저거 상상 장면인가?
아니면 저 여자애가 무슨 반전이 있는 거야?"라는 생각만 들었을 정도.

특히 주인공이 좋아하는 여자애는 그냥 중산층 평범한(그러면서 적당히 잘나가는) 애같은데
엉뚱하게 갱단 멤버한테 스토킹을 당한다니,
설정이 어딘가 억지스러워서 처음엔 제가 자막을 잘못 본 건가 싶었어요.

위키피디아를 찾아봤더니만, 원작에선 그 여자애의 스토킹을 해결해주는 게 아니라
전혀 상관없는 캐릭터의 전 남친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더군요.
끝날때 쯤에는 그 캐릭터랑 주인공 아빠가 얽히게 된다는 듯.
문제의 영화속 여자친구는, 원작에선 "나 게이 아니야"를 밝히니
불같이 화를 내면서 자기 남자친구를 시켜 주인공을 폭행한다나요. -_-;
음, 이렇게 위악적인 결말도 짜증스럽지만 그렇다고 영화의 나이브한 해피엔딩도
어색하긴 마찬가지.




듀나님평대로 힛걸의 살육전은 좀 그렇더군요.
11살짜리 애가 마구 폭력을 휘둘러대는데
아무도 거기에 대해 진지한 고민은 안하는 것 같았습니다.
빅대디의 친구나 주인공 킥애스가 거기에 대해 잠깐 언급은 하지만
결국 그냥 흐지부지되는 분위기.
("애를 세뇌시킨 거야?"라는 질문. 근데 여기서 저도 고민하게 됩니다.
11살짜리 아이가 어디까지 "자기 의지"로 이런 일에 빠졌다고 해야 할까요?)

게다가 주인공이랑 레드미스트는 찌질할 정도로 현실적인데
(마지막 액션이 교차편집되는데 얘네 둘은 불쌍할 정도.)
어떻게 힛걸은 "탄창 던져서 공중에서 교체하기"까지 할 수 있는 거죠?
영화가 어디까지 리얼로 가고 어디까지 환타지로 갈지 자기도 답을 못찾는 느낌.



하여간 시간도 돈도 아깝지 않았고 나름 재미있게 보긴 했지만,
열광하거나 적극적으로 지지해주기엔 그냥 "무난한" 작품이었습니다.
전주영화제 가기 전에 허트로커나 한 번 더 보러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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