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석 vs 학교 종교행사 강요 관련 손해배상 재판이 오늘 판결나는군요

  • DH
  • 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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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학교 빼고는 종교와 관련있는 학교를 다닌 적이 없습니다. 대학교는 천주교 학교였는데, 참 좋더군요. 전 천주교 신자가 아님에도 별 불편을 겪은 적이 없습니다. 신입생 행사때 신부님께서 앞으로 나온 학생들의 입속에 빵을 넣어주시던데 저게 뭔가 신기하긴 했지만 비신자들은 자리에 가만히 있으면 되었고요. 이후에는 개강미사날에 오전 수업이 쉬어서 늦잠을 실컷 잤고, 하이라이트는 부활절. 무려 부활절 휴가라는 게 있어서 수업을 며칠씩 쉬더라구요. ㅡㅡ;

다들 저처럼 운이 좋지는 못했더군요. 뺑뺑이로 배치된 중고등학교가 종교 관련 학교여서 본인 의사와 상관 없이 특정 종교의 의식을 치러야 했다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보통 이런 문제는 기독교에서 가장 두드러지는데, 그 하이라이트가 강의석의 투쟁이었지요. 다들 아시겠지만 이 친구는 학교의 종교행사 강요에 반발해 1인시위를 하는 등 반항하다가에 학교에서 짤렸고, 소송을 통해 복학한 후 수시전형인가를 통해 서울대 법대에 진학했습니다. 본인의 튀는 행보와 그 실적이 결정적인 합격요인이었겠지요.

그 이후에는 뭘 하고 싶은거냐?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다소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만, 어쨌거나 당시의 싸움 자체는 존중할만 할 것 같습니다.

여하튼 강의석은 학교재단과 서울시를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학교에는 종교행사를 강요해서 자신의 기본권을 침해한 잘못, 서울시는 지도감독을 잘못한 잘못을 물어 손해배상을 받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요구한 돈은 두 피고를 상대로 각 5천만원이었는데, 1심에서는 학교는 1천5백만원을 물어주고, 서울시는 책임이 없다고 나왔습니다. 본인도 잘못한 면이 있고, 학교에도 쉽게 복학이 되었고, 학교장의 도움으로 서울대 법대에까지 진학했으니 그정도만 받아도 된다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이 결과가 2심에서는 엎어져서, 학교와 서울시 둘 다 책임이 없다고 나왔습니다. 좀 의외였어요. 여하튼 결과는 오늘 대법원에서 가려지게 되었습니다. 상고기각이라면 뭐 전국의 종교재단 학교들은 안심하고 하던 일 계속 할 수 있을 것이고, 파기환송이라면 재판이 좀 더 길어지고, 종교재단들은 긴장을 좀 해야겠지요.

사실 전 어쨌거나 교회에서 주일학교 하는 것도 아니고, 공교육 시스템에 등장한 학교라면, 종교행사를 강요해서는 절대 안된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만, 다르게 생각하는 분들도 의외로 많더군요. "우리나라는 가난해서 국가 예산으로 학교 다 세워서 학생을 가르칠 수가 없다. 그러니 종교단체가 학교를 세워서 가르쳐주면 참 고마운거다. 그런데 자기 종교 포교활동 하나 강하게 못하게 하면, 어느 단체가 그걸 하겠니? 그냥 좀 참고 넘어가라. 그 종교에서 학교 안만들어줬으면, 학교가 부족해서 넌 학교를 아예 못다닐 수도 있었다는 생각은 안하냐?" 뭐 이런거. 돈이 참 좋아요. 언젠가는 삼성이 주인인 학교에서 "이병철 일대기" "이건희의 반도체 신화" "이재용의 재테크(응?)" "김용철의 사례로 본 배신자의 말로" 뭐 이런 수업을 강제로 듣게 해도 되는 시대가 되는게 아닐까 싶어서 무섭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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