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타고 오는 내내 냄새와 소음에 시달렸습니다..

  • 베네피트
  •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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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타면 곤욕스러운게 몇가지 있는데
그 중에 최고는 사람한테서 나는 냄새와 소음이죠..
근데 그걸 오늘 아주 직빵으로 맞고 왔습니다.

저는 아주 어릴때부터 비염을 앓아서 (수술을 고려해볼정도로) 후각이 좀 비정상적입니다.
평소엔 둔감하다가 어느순간엔 갑자기 심하게 예민해지고 그래요.
근데 오늘 하필 그렇게 예민한시기였던건지 아니면 둔감한걸 넘어설정도로 지독했던건지
진짜 냄새때문에 미쳐버리는줄 알았네요 ㅠㅠ

오늘 신고 온 구두가 굽이 좀 높은데다 새거여서 여기저기 까지고 굉장히 발이 아팠거든요.
동인천급행은 왠만하면 사람이 꽉꽉 차는데 운좋게 자리가 비어있어서 냉큼 앉았어요.
앉아서 좋다~ 하면서 있는데 왠걸 숨 한번 쉴때마다 진짜 지독한 냄새가 나는거에요

이게 대체 무슨 냄새지? 라고 둘러보는데 제 옆 자리 외국인 남자에게서 확 끼치더군요.
몸에서 나는 냄새는 아닌것 같아서 머리를 슬쩍 쳐다봤는데
아... 머리 안 감은 냄새인겁니다.. 진짜 한달은 안감은듯한..

그냥 일어나버릴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왠지.. 일어나기가 미안한겁니다.
피식하고 웃으실지도 모르겠지만.. 그 외국인이 괜히 상처받을까봐서요..
네.. 오지랖일수도 있겠지요.. 그 외국인 전혀 암 생각 없을지도요...
근데 괜히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난 당신 머리 냄새 땀시 일어나는것뿐인데
혹시나 괜히 내가 외국인이라 피하는구나.. 하고 생각할까봐. 못 일어나겠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앉아있었습니다. 입으로 숨쉬자 그냥 그러고 있었죠...

근데 잠시 후에... 신길 역 쯤에서 어떤 중국인 커플이 앉았습니다. 바로 옆 자리에.
근데....... 정말.... 대/박 시끄럽습니다. 귀가 따갑다는게 바로 이런거구나 허허.
중국어는 안 그래도 성조가 있어서 그냥 말해도 제법 하이톤이라서 소리가 큰데
그 여자분 정말 완전 크게 성조 제대로 넣어가면서 얘기하고 깔깔깔 웃더라구요.
어느 시점에 다다르니 더 이상 중국어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인이 그냥 그정도 크기로 말해도 클거에요 정말. 그렇게 크게 얘기합니다.
그리고 쉴새없이 엄청 빠른 속도로 얘기합니다...다다두닫두다ㅜ다두ㅏ두ㅏ두다두다
하면서 달팽이관이 미친듯이 공격당하는데 거의 넋이 나가는줄... 차라리 냄새가 낫겠네요 ㅡㅡ;

그렇게 왼쪽에서는 냄새나지 오른쪽에서는 거의 웅변하듯이 떠들지...
왼쪽 사람은 뭐 별수 없다 쳐도 그 중국인 커플은 눈치가 제로인지 주위 사람들이
상당히 많이 힐끔대며 쳐다보는데도 우리가 중국인이라서 쳐다보나봐, 라고 하면서 낄낄거리고
말더군요. (옛날에 잠깐 중국말 배운적 있어서 그정도만 알아들었습니다)

아니라고 니네 시끄럽다고!!
중국인이라서가 아니라 시끄러워서 그렇다고!!!
...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말할 능력은 못되고..배짱도 없고..
또 설령 말할수 있다고 해도 니네 나라 가서 떠들어!!! 로 알아들을까봐 그러지도 못할것같고
악 악 악 악 네 그야말로 착각퍼레이드죠 ;;;

암튼 진짜 울고 싶은 기분이었어요. 그냥 일어나버릴까 그러면 여태껏 앉아온게 아깝다 하면서
갈팡질팡 귀도 막고 싶고 코도 막고 싶고 뭐 그런 생각이 들고 있는데
올레!! 구로쯤에서 왼쪽 외국인이 내렸습니다. 아 다행이다^^;;; 싶었는데

왼쪽에 어떤 여자분이 딱 앉는 순간 향수 한 병은 끼얹은 듯한 '냄새'가 나더라구요.
쓰면서도 소설같아서 어이가 없습니다... 한명을 해결했다(?) 싶으니 또 한명이...
중국인 커플은 여전히 미친듯이(;;) 떠들고 있고...

아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자리난거 쪼르르 와서 앉았나 하며 후회막급... ㅠㅠ

하여튼 역에 도착하자마자 말 그대로 후다닥 하고 내렸습니다.
차가운 공기가 상쾌하니 확 끼치는데 아 천국이 따로 없더군요!!
평소 왜 사람들이 막히는데도 굳이 자가용을 끌고 다니나 이해를 못했는데
오늘은 저도 자가용이란게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ㅠㅠ

근데 집에오니 하수구가 넘쳐있군요...^^;;;;;;;;; 돌아버릴지경;;;;;;
도대체 오늘은 무슨 날인지 모르겠네요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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