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건에 대한 나름대로의 생각

  • 칸막이
  • 04-04
  • 1,881 회
  • 0 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는 점 투성이인 사건입니다. 혼란스러운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닌데, 일단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을 시간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3월 26일 밤


9시 15분 : 2함대사령부가 해군작전사령부에 최초상황발생 보고(MBC가 상황일지 입수)

9시 16분 : 실종자가 통화중이던 가족에게 "비상이니 나중에 통화하자고 언급"
           차균석 하사의 여자친구도 이때 갑자기 문자메시지 전송이 중단 되었다 증언
           * 백령도 방공 33진지에서 폭음을 감지해 상부 보고

9시 20분 : 백령도 해안초병이 폭발음 들음

9시 21분 : 백령도 지진관측소가 규모 1.5의 지진파 탐지

9시 22분 : 천안함 신호 두절


  이에 따르면 사건 발생의 핵심적인 사고가 두 차례에 걸쳐 일어났다고 보아야겠습니다.
9시 15분에 한 차례 문제가 발생했고, 9시 21분 경에 또 한 차례 문제가 발생한 것이죠.

  현재 이러저러한 추정이 난무하고 있지만, 일단

1. 선박 자체의 결함으로 인한 피로파괴
2. 북한의 어뢰 공격

  으로 대별할 수 있겠는데요. 어느 쪽이든 비상식적인 일이 발생한 것은 틀림없습니다.

  1의 가설이 인터넷에서 많이 돌고 있는데, 9시 15분 경 배의 노후화로 물이 새기 시작하는
비상상황이 발생, 이에 급히 육지 쪽으로 이동하다가 결국 21분 경 배의 용골이 부러지며
파괴되었다는 것입니다. 나름 설득력이 있지만 이 경우 9시 21분에 발생한 지진파를
해명하기 곤란하다는 결정적인 문제점이 있습니다.

  때문에 이 지진파를 암초와의 충돌시 발생한 것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도 있는데, 그 정도
암초라면 지난 며칠 동안의 생존자 수색 과정에서 발견되어 언급되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침몰 지점 부근에서 암초가 발견되었다는 이야기는 현재까지 전혀 없죠.

  또 암초에 부딪쳤다면 이동하는 방향인 배의 머리 쪽에 큰 피해가 발생하거나 아니면 배 밑
바닥이 찢어지는 형태로 피해가 발생하는 게 맞을 텐데, 현재로서는 배가 앞 뒤로 동강이
난 형태입니다. 저로서는 과연 암초가 맞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지진파로 봤을 때 선체가 그냥 뚝 부러졌다기 보다는 폭발이 발생한 것 같기는 하거든요.
그 폭발이 천안함 파괴의 원인이 아니라 파괴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일단은 원인으로 보는 쪽이 더 순리적일 것 같습니다. 즉, 이 지진파의 성격에 대해 명확한
해석을 내놓지 못하는 이상 천안함의 피로파괴설은 의문이 남습니다.


  다음 2번 가설을 검토해 볼까요. 이를 신뢰하지 않는 쪽에서는 북한군에 그런 식의 공격을
당할 만큼 서해안 방어체계가 허술하지 않다는 것, 일반적인 어뢰의 경우 천안함의 경우보다
훨씬 큰 폭발이 일어난다는 점, 현재 북한이 취하고 있는 모습이 이전과 비교해 전혀 전형적
이지 않다는 점, 미국에서 천안함 자체 결함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방어선엔 언제나 구멍이 뚫릴 수 있는 법입니다. '절대로 뚫리지 않는 방어선'은 존재
하지 않지요. 또 천안함의 경우 일반적인 어뢰보다 폭발력이 작은 어뢰에 맞았을 수도 있고요,
김정일의 지시가 아니라 북한 내부 군부의 독단적인 작전의 결과라면 북한에서 모르쇠로 일관할
수도 있습니다. 자체 결함을 시사하는 미국 발언도 자체결함이 분명하다고 확인해줬다기 보다는
특별한 증거가 나오지 않는 상태에서 판단에 신중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이고요.

  저는 의외로 조갑제 등이 주장하는 것처럼 정부에서 북한에게 공격받았다는 사실을 숨기려
들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입으로 대북강경노선을 표방하고는 있지만, 이명박
일당이 정말 전쟁을 불사할 정도의 배짱이 있는 집단이라 여겨지지는 않거든요. 이 사건이 정말
북한의 공격에 의한 것이라면 너무도 엄청난 일이기 때문에 오히려 이명박 입장에서는 선박 노후
로 인한 사고로 귀결되기를 바랄 수 있다고 봅니다. 어차피 천안함이 만들어지고 운용된 기간은
자기 임기부터가 아니므로, 잃어버린 10년간의 잘못된 군함 운용+아랫 사람들의 관리 부족으로
떠넘기고 몇 명 모가지 자르면 될 일이거든요.

  반면 북의 공격으로 천안함이 파괴된 걸로 결론나면 정말 골치가 아파집니다. 보복 공격을 해야
하나? 그러면 전면전이 될 수도 있습니다. 너무 부담스럽죠. 그렇다고 입으로만 항의하고 떠들
자니 자칭 보수 우파 대북강경론자의 액션치고는 너무 무력해 보입니다. 그럴 바에야 '잃어버린
10년 좌파 정권'과 다른 게 뭐냐는 지지자들로부터의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고요. 때문에
북한의 공격에 의한 침몰임에도 그냥 원인미상의 사고로 위장해 덮어 버리고자 시도할 수
있겠죠. 이것이 군의 강경 입장과 불협화음을 내어 청와대와 군이 자꾸 엇박자를 내는 것일
수 있습니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 이 문제는 배의 결함으로 발생한 사고로 보고자 하는 입장과, 북의 공격으로
인한 침몰로 보고자 하는 입장으로 나뉠 것입니다. 전자의 경우 지난 반세기 동안 있었던
지긋지긋한 북풍에 대한 반작용이고, 후자의 경우 북한이 너무 너무 미워서 어떤 식으로든
사고를 쳐 주면 '깔 거리'가 생겨서 오히려 신이 나는 경우라 할 수 있겠습니다. 때문에 인터넷
상에서 사고 원인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가 곧 그 사람의 정치적 성향을 대변해 주는
현상까지 보이고 있는데,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확실하게 밝혀진 것이 아직
없으므로 최대한 가능성을 열어 두는 게 옳죠. 진보 진영의 사람들도 북한의 공격으로 인한
침몰 가능성에 대해서 충분히 열어 두고 검토해야 합니다. 그래야 차후 대응도 유연하게 할 수
있는 것이고요. 어뢰 공격 가능성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반응을 보이거나, 수구 세력들의
음모로만 간주하는 태도는 지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게시판2004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38714 말나온 김에.. [다크나이트] 질문 (스포) Jade 1,480 04-04
138713 같이 토플 공부하실 분 계신가요? 이녘 591 04-04
138712 롯데가 과연 첫승을 이룰수있을까요? 석똘 1,238 04-04
138711 밑에 아카데미 이어서............ 감동 799 04-04
138710 아까 질문했던 동화책 찾았습니다! 이연진 1,125 04-04
138709 아카데미 작품상 투표에서 2등했을거같은 영화 케이티페리 1,600 04-04
138708 일본영화 추천해 주세요! Lantis 1,553 04-04
138707 OCN 다크 나이트 자막 Jade 3,195 04-04
138706 시카고로 여행 떠나기 전에...(내일 떠납니다) 조성용 948 04-04
138705 일요일 날 오후의 Baby Blues 조성용 543 04-04
138704 ...듀게는 과연 영험해요. 빠삐용 2,372 04-04
138703 [질문] 대구라는 곳에서 aerts 1,066 04-04
138702 밀라 요보비치 신작 [레지던트 이블 - 애프터라이프] 티저 예고편 보쿠리코 1,244 04-04
138701 OCN에서 다크나이트를 보는 와중에 왕짜증 임바겔 2,188 04-04
열람 천안함 침몰 건에 대한 나름대로의 생각 칸막이 1,882 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