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기가 16 개월이에요. 얼마전에 머리를 밀어줬죠. 처음으로. 양 옆이 좀 뾰족하긴
하지만 그런대로 동글동글합니다. 처음엔 뒤에만 납작해져서 걱정을 좀 했거든요.
그리고 얼마전에 친구 아들 돌잔치에 갔어요. 친구가 만든 동영상을 재밌게 봤는데
기껏 영상이나 스틸만 제공했겠거니 한 그 결과물이 본인이 전부 다 한거라네요.
자막, 효과음[무릎팍에 나오는"지기징...";;이나 기타 배경음] 전부요.
좀 유치하긴 해도 지루할 틈은 없었거든요. 친구에게 피디시험 치라고 했어요.
그리고 저도, 그런 걸 만들어 보고 싶어지더군요.
2
요즘 재밌게 본 영화 두 편. 당장 기억나는대로.
크리스마스 캐롤. 평이 그닥이었던 것 같아서 별 기대 안 했는데 좋았습니다. 각본
이야 하품나오게 뻔하긴 하지만 세 유령의 모습이 확연히 달라서 좋았구요, 전하는
메세지가 새삼 팍팍 와 닿더군요. 짐캐리는 역시 ..뭐랄까 발성의 달인?이랄까요.
발음이 어쩜 그렇게 미국인같지 않게 또박또박하고 다른 사람 같던지.
콜린 퍼스나 밥 호스킨스 얼굴도 반갑긴 했지만 정말 재밌었던 것은 직원으로 나온
게리 올드만의 얼굴이었어요. 특징을 잡아내면서도 훨씬 순한 인상으로 만들었더군요.
저는 두번째 유령이 멋졌어요. 그 유령의 코트 안에 숨어 있던 두 아이들도 정말 인상적.
사라 워터스 원작의 핑거스미스.
과연 재밌을까. 19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뭐가 그리 재밌을까, 디킨즈처럼 좀 유치하거나
제인 오스틴처럼 순진하지 않을까 했는데 오우
재밌네요. 지루할 틈이 없어요. 일단 음악이 스릴을 깔고 있고. 거기에 결정적으로 동성애의
묘사가 흥미를 더했어요. 그렇다고 그걸 낚시삼아 어쩌려는 영화는 아니구요.
샐리 호킨스는 몸이 너무 말라서 가난하거나 범죄를 저지르는 역이 잘 어울린다는 느낌입니다.
그와는 상관없이 호감이 가고요. '해피고 럭키'에서 처음봐서인지.. 참 잘 웃는 것 같아요.
3
꿈에,
두 남자가 나왔습니다. 희열옹과[유희열=토이] 전에 사귄 남자친구.
희열옹은 커피숍에 와 있는 걸 제가 발견하고 거의 음흉하게 가서 말을 걸었는데 즐겁게
아는 척을 하더군요. 황송하고 행복했습니다. 근데 어째 마무리는 좀 이상했죠. 여자들이
갑자기 달려들어서... 희열옹은 유명세 때문에 욕 먹었다고 징징거리며 결국 와이프의 이름
을 부르더군요. 말 줄임 부분은 하도 희한하고 말이 안되서 적기도 힘드네요.
전 남친은,
"너 때문에 어두워진 내 마음을 니가 와서 치료해주면 안되겠냐"고
헉
하길래 순순히 인정하고; "그렇지만 사람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겠니. 자신없다"고
했어요. 그리고는 쿨하게 "여자친구 있지? 나는 잊어" 뭐 이런 말을 한것 같아요.
헐. 헤어질 때엔 제가 지쳐서 제가 서러워서 칼같이 버렸는데[그쪽은 칼같이 버려지시고]
이제와서 죄책감의 쓰나미가 몰려오려고 하는군요. 내 팔자야.
뭐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