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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라는 가치관을 버리는게 더 좋고 사실
이 세상은 살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그런 말은 할 수 없으므로
'일단 살아보세요' 라고 하는게 저의 진심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한 말이라는데 참 ‘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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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학부모가 되었습니다. 얼마 전 담임 선생님과의 면담이 있었는데 화두는 들고 가느냐, 맨주먹 불끈 쥐고 용감하게 가느냐 였습니다. 이런 저런 동네 정보수집을 통해 ‘들고감’이 옳지 않겠나,는 결론을 내리긴 했지만 당일 저는 그냥 과감하게 맨손으로 갔습니다.
‘결손가정의 상황을 그래도 참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시고 계시니 다행입니다’ 하시며 미소 지으시기에
‘그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요’라고 하며 저도 활짝 웃었습니다.
어느 책에서 읽은 대로 종이컵에 요런 조런 여러 가지 계절과일을 조금씩 담아 반아이들 후식을 만들어가볼까 생각 중입니다. (아아 생각만으로도 귀찮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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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갈 일이 있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엔 ktx 막차를 탔는데 옆에 어떤 남자가 앉았죠. 이상하게 이날은 타인과 말할 용기 자체가 없는 저 답지 않게 그냥 말을 걸어보고 싶어졌습니다. 남자에 대해 아는 것은 오직 하나, 슬쩍 지나간 제 시선이 닿은 곳에 놓여 있던 힘줄 솟은 남자의 손과 면재킷의 소매 부분, 그 아래로 나온 청색 셔츠 소매. 타인에게, 그것도 저와 다른 성별의 사람에게 말을 걸어보고 싶다니 ‘이게(이거=저) 미쳤나’ 싶기도 했지만 이상하게 남자의 손에서 불거진 힘줄과 혈관이, 말을 걸어달라고, 이 여행은 당신에게 어떤 여행이었냐고, 지금은 피곤하냐고, 사는 건 재미있냐고, 이제는 잔상으로 뇌 속에 남아 있는 강과 같은, 푸른, 힘줄이, 정맥이, 연결 되지 않아 절뚝거리는 단어들이 머릿속을 함부로 헤집고 다니는 가운데 저는 앞에 놓인 노트북 화면만 뚫어져라 쳐다봤습니다. 촌스럽지만 달걀이라도 삶아 왔어야 했을 것을, 하며 혀를 한 번 차려는 순간,
“여기 자리 맞으세요?”
역무원의 목소리. 아, 네.. 그렇죠. 표를 보여드릴게요. 호기롭게 표를 꺼내고 싶었으나 얜 또 어디로 숨었는지 가방을 한참 뒤적 거렸더니 역무원 뒤에 서계신 한 중년여성분께서 “아 괜찮아요. 그냥 앉아계세요.” 하며 다른 칸으로 걸어 가십니다. 그래도 끝까지 표를 찾아(코트 주머니에 있고, 젠장) 확인하니
제가 기억하는 대로 15호 ** 자리 맞던걸요.
단지 제가 앉은 자리가 16호라 그렇지.
으악, 하며 주섬주섬 짐을 챙겨 벌떡 일어나니 힘줄의 주인이 일어나 나갈 공간을 만들어 줍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말하며 급하게 걸어가는데
“저기요”
말을 겁니다.
“15호는 반대 방향으로 가셔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대화하고 싶다는 조촐한 제 소망은 이루어졌습니다. 하하. 어쩐지 남자의 얼굴을 봐두지 않길 잘 했단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