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라는 이름으로 가르치려는 사람 떼내기.

  • TooduRi
  •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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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주변에 친구라는 존재가 없는데, 있는 놈마저 까먹게 생겼네요.


요 근래 홈페이지 제작방법에 관련해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어요. 아무래도 제가 기초적인 html코드로 프레임을 나눠서 볼품없게 만들던때랑 너무나 많이 달라졌거든요. 이틀밤을 걸려가며 신나게 테이블코딩을 해놨더니 div코딩이란게 나타나는 바람에 다시 이틀을 꼬박 밤을 샜다죠.
(div 코딩이 테이블코딩보다 쉽고 편한데 좀 더 손을 봐줘야 할 부분이 많죠. 그와 관련된 명령어들을 모르고 있었으니 하루만에 끝날걸 이틀로 늘려서 작업을 했었네요. 덕분에 지금은 한시간 반 정도면 원하는 페이지 하나를 코딩하게 됐지만요.)

뜬금없이 이 이야기를 왜 하나면, 그 div코딩을 가르쳐 준 녀석이 바로 그 친구예요.
"중학생들도 다 알고있는 방법이다." 라고 이야기해서 괜히 제 자존심을 좀 구겨주긴 했지만 도움이야 받았으니 고마워 하고 있었죠.

그런데 이 친구...혹여나 기억하시는 분 있으려나 모르겠는데 뜬금없이 전화해서는 정작 저에게는 필요없는 '널 이해한다' 드립을 쳤던 친구입니다. (제가 뭐라고 했더니 '널 인정한다'드립으로 바뀌더군요. 그때 기분이 더 나빠지긴 했습니다.)

아무튼, 요새의 홈페이지 제작방식은 xml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많이 움직이고 있는 것 같더라구요. 현재는 html과 xml의 중간단계인 xhtml을 쓰고있고 말이죠. (..그런데 사실, xml은 '무형식 문서' 아닌가요? 데이터가 정렬된. xml문서만으로 홈페이지가 역동적으로 움직일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플래시나 스크립트의 도움을 받아야 움직임을 얻을 수 있는 뭐 그런거 말이죠. 아니라고 하신다면 저는 또 열심히 공부에 들어갈겁니다.)
그 친구가 '어디 홈페이지가 xml기반으로 스크립트만으로 움직임이 있고...'라고 이야기 해주기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 '제작방식'에 말이죠. 그리고 나중에 그 친구가 홈페이지를 찾아줬습니다. 그 친구는 제게 '디자인'을 보여주고 싶었던거죠.



그리고 어제의 통화에서 홈페이지 이야기를 하다가 '클라이언트'로 넘어간겁니다.
그 친구가 보여주고 싶은건 "'헤드, 바디, 풋터'의 형식을 깬 구조다." 라고 하는데, 제가 대졸자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그 정도의 구조가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저도 벤치마킹 이라는걸 하는 사람이고 그렇기에 남들 다 들어가는 dbcut, fwa도 밥먹듯이 드나드는 사람이니까요.

그런 구조가 있다고 한들, 사실 클라이언트가 '헤드, 바디, 풋터'의 형식을 원한다면 그렇게 해주는 것이 당연한겁니다. 그리고 추가로 고정적 형식을 탈피한 포트폴리오를 하나 더 만들어 클라이언트를 설득시켜 보는거죠. 그렇게 해서 설득이 먹혀 들어가면 상관없지만 설득히 먹히지 않으면 클라이언트가 원하는대로 해줘야죠.
그렇다고 클라이언트의 입김에 놀아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어차피 디자인은 제가 하니가 말이죠. 구조와 형식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해서 내 생각과 이상향이 죽어버리는건 아니니까요.

아무튼, '클라이언트가 원하면 해줘야지..' 라고 했더니 그 친구가 '넌 디자인을 먹고 살기위해서 하냐?'고 묻더군요. 전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이건 이상향을 떠나서 기본적인 문제인겁니다.)
그런데 그 친구는 '실망스럽네. 좀 더 높은 곳을 보는 줄 알았는데.'라고 받아치더군요.


덕분에 짜증 폭발. 하루가 지난 지금도 짜증이 나있는 상태예요.
도대체 제가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랑 현재 먹고 살려고 디자인 하는거랑 무슨 상관이 있는건지.
거기다 클라이언트 이야기 이후로 '회화 능력이 없는 사람은 속빈 디자이너다.'부터 '편집 디자이너, 시각 디자이너. 이런 말들은 다 쓰레기 같은 그런 생각에서 오는거다.'까지 일련의 강의들을 들어버리고야 말았습니다. (그 친구는 강의같은게 아니라고 하겠죠.)



제가 생각하는 디자인의 기본적인 것은 '남의 말을 듣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아마도 클라이언트의 요청이 되겠지요. 제대로 듣지 않은 상태에서 클라이언트를 만족시킬 수 있는 디자인을 하는것은 절대로 불가능 합니다. 제 주변에도 소위 '예술'이라는 자신감에 밀어붙였다가 클라이언트와의 사이가 틀어지는 것까지 경험했고 말이죠.

내 자신이 클라이언트가 되는건 별개의 문제입니다.

전 애초부터 '(기술이나 표현같은 부분에서)제가 만족하지 못하더라도, (그 의도와 내용으로)다른 사람들이 함께 만족할 수 있는 디자인'을 하려 했던 것이지 '나를 위한 디자인'을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란 말이죠.

관점이란게 틀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내가 맞아.'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거죠? 그 친구 말처럼 회화적 능력이 있어야 알이 꽉찬 디자이너라면 왜 미술공예운동과 아르누보가 역사 한켠으로 물러나야 했는지에 대한 설명을 해줘야죠.

현대 디자이너들이 쓰레기 같아서 디자인을 세분화 시킨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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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진짜 이야기는 여기부터 입니다. 하하.




그런데 그 친구란 놈은 제 말은 귓등으로도 듣지를 않는다는 겁니다. 자기가 보여주고 싶은걸 왜 제 멋대로 해석하냐고 하는군요. 애초에 관심사와 필요한 부분이 틀렸는데 말입니다.

일단은 '너랑 내 관심사가 틀렸다고 하자.' 라고 이야기를 맺으려 했는데, 억울했나봅니다. 제가 하나 보내면 두세개씩 답문이 날아오더군요.
그래서 그 친구가 제게 하는대로 똑같이 해줬습니다. 윗사람의 입장에서 내려다 보는거 말이죠. 그랬더니 불만이 많은가 봅니다. '어떻게 한마디도 지지않고 이야기 할 수 있냐. 난 도움을 위해서 해준 말인데 왜 그러냐. 왜 끝까지 나보고 잘못했다고 이야기하는거냐.' 라고 말이죠.
그 친구는 제가 어디에 대해서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당사자가 필요로 하지 않는 조언과 위로는 '낭언'이라고 이야기 해버렸죠.

당사자에게 필요하지 않는데 위로를 해준다는건 어떤 의미인겁니까? 결국 '남에대해 이해 할 수 없는 상황에 자신이 스스로 위로받고 싶기에 남을 위로한다.' 란 느낌밖에 없는데 말이죠.
거기다 자신은 조언이라고 하는데, 하는 입장은 교수이고 선생이고 윗사람인 듯한 자세를 취합니다. '내가 알려주고 싶은 것' 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그렇지요. 제대로 알려주고 싶다면 질문자의 상황이나 생각부터 파악하던지 말이죠.


아무튼, '내 머릿속에서 여태까지 알고있던 너란 사람을 지워야겠다.' 라고까지 보내오던데....상관은 없어요. 답장이 없는 상태에서 몇마디를 더 보내고 '니 머릿속에서 정의하는 나는 절대 내가 아냐.'라고 말해버리고는 끝났습니다.
이번 주말에 교회에서 얼굴을 보게될지도 모르겠는데, 상관 없어요. 그 친구는 여전히 자신의 잘못은 없다 생각하고 있을 것이고, 저 역시도 제게 잘못은 없다고 생각할겁니다.

사실, 이렇게 문자로 티격태격 할 필요도 없는 문제였는데 말이죠.
붙잡고 있어도 나중에 같은 일이 또 발생할 것 같아서 끊어지면 끊어지는대로 놔두렵니다.


아쉽다기 보다는 후련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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