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대구.
서울에선 시청 앞 광장에서 행사 있다더군요.
공교롭게도 바로 저희 집 맞은편이 대구 박물관이고, 거기서 안중근 의사 기념 전시를 하고 있고,
오늘이 순국 100주년이라고 박물관 강당에서 주교님 집전으로 미사 있었습니다.
음...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이 어떻게 하면 저런 식으로 신념에 찬 삶을 살 수 있는지.
편안한 길, 행복한 길, 부귀영화의 길 등등을 다 버리고
그런 삶을 추구하는 자들이 뒤에서 한심하다며 혀를 찰만한 자기 희생의 길을 갈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죽음 앞에서도 그리 당당할 수 있는지.
요즘 세상은 자기 한몸 앞가림 하기도 버겁기만 해 '공동체를 위해'라든가,
'신념을 위해'란 말을 들으면 알레르기를 일으키거나 촌스럽다고 비웃거나 무시하거나 하는 경향이 만연한데 말이죠.
과연 지금의 세상에서 저런 일이 일어난다면 뭐라고 할지..
당장만 해도 뉴***는 김구 선생이나 안중근 의사 같은 분을 테러리스트라고 하질 않나,
일반인들 중에는 언제까지 하냐 지겹다란 반응도 있고,
저런 인물을 내세워서 애국심 고취시키는 의도냐 이런 소리도 하곤 하니까요.
말이 횡설수설한데..(죄송합니다)
얼마 전 2박3일간 마산의 모 수도원에 피정을 다녀오며 여러가지 느낀 게 많아 그런지 오늘도 생각이 많아지네요.
안중근 의사 본인은 참으로 똑똑하고 유능한 분이었고, 일신의 안위와 출세,
가정의 행복을 지키고자 했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었을텐데도
기약 없는 국권회복을 위한 투쟁에 일생을 바치고 마지막엔 목숨마저...
(이분의 삶은 독립운동가로 많이 알려졌지만 가톨릭에선 믿음 깊은 열심한 참 신앙인으로서의 정의를 먼저 하지요. 어머님께 남긴 유서를 봐도 그런 게 드러납니다.)
그것은 소위 쿨하다거나 개인주의적이라거나 하는 사람들이 비웃듯 말하는 '자기 세뇌'의 산물일까요,
아님 자기 수양과 단련 등으로 이루어진 한 차원 더 높은 정신세계를 가졌기에 그런 걸까요?
아무튼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대우라든지 그 후손들에 대한 처우가 아직도 미흡하다고 보여집니다.
'사회적 보험'이라고.. 예전에 읽었던 유시민의 책에서 그런 단어를 봤었는데요.
만일 우리 사회에 다시 그런 일이 있다면, 그런 분들에 대한 대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사회에, 어느 누가 다시 나설 수 있을지였던가..
사실 안중근 의사의 시신은 아직도 찾지 못하고 있고, 듣기로 단재 신채호 선생도 비슷하다고 들었습니다.
널리 알려지지 않은 다른 분들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는 않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