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5년이 다 되었네요.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지...
스무 살이 되기 전까지는 부모님따라 외가댁을 명절마다 방문하곤 했었어요. 친척 모임을 그닥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도 부모님이 가시니까 간 거죠.
스무살이 넘으면서부터는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몇 년 방문하지 않다가.. 외할머니 장례식장에 몇 년 만에 갔습니다.
당연히 외가에서는 제가 제일 첫째이니 가야죠. 할머니의 석연찮은 죽음에 그간 많이 찾아뵙지 못한 게 도리어 죄송할 따름이었어요.
그런데 저를 본 어느 외삼촌 한 분께서 던지신 말 하나때문에 외가쪽과 절연하게 만들었습니다.
"니가 웬 일이냐?"
농담이라고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큰 상처가 되는 말이었습니다.
외할머니 장례식이었다구요.
그리고 직접적으로 상주가 되어 보니, 사람들 머릿수가 돈으로 인식되는 현실하며 장례가 끝나고 몇 천만원이 들어와서 형제들끼리 나누고
그 특유의 분위기에 저는 괴리감이 들어서 울면서 그 자리를 뛰쳐 나왔습니다.
그 뒤로 두 번 다시 시골로 발걸음을 하지 않습니다.
얼마 전, 외할아버지 생신이었죠. 모든 친척들이 다 모였습니다. 저를 빼고요.
부모님도 제가 장례식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확히 알지는 못 해도 그 일을 계기로 제가 심경의 변화가 있다는 걸 아시고는
친척들 모임이 있어도 굳이 오라는 말도, 왜 안 가느냐고 야단을 치지는 않아요.
생신 때, 제가 좋아하는 삼촌도 오시니, 보고싶은 마음에 갈까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제가 그 말을 던진 삼촌의 말이 자꾸만 생각나서
다시 엄마에게 못 가겠다고 문자 넣었었어요... 제가 처음에 '갈까?' 하고 말할 때 엄마가 좋아하셨는데 말입니다.
그 말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 못하는 제 그릇이 좁은 건지, 이제는 잊고서 훌훌 털어내야 하는 건지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그게 생각만큼 쉽지가 않네요. 어떻게 그런 말을 할머니 장례식에 온 조카에게 아무렇지 않게 던질 수가 있는 거죠?
대체 자기가 뭐라고 그런 상처가 되는 말을 할 수가 있는 건지, 저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제게 그 말을 던진 그 삼촌을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거든요. 그때 받았던 상처는 시간이 지나도 옅어지지가 않네요.
언젠가는 혼자서 용서하고 이해해야 할 텐데, 어렵습니다.
+ 다른 자리였다면, 저런 말 아무렇지 않게 농담으로 넘겨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자리는 장례식이었고 비아냥 대며 '니가 웬 일이냐' 하고 말했었기에 저는 분노했었던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