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동아채널에서 '해바라기'를 해 줍니다. 왔다갔다 하면서 중간중간 보고 있는데, 참 안 됐어요. 그냥 이 말밖에는 못하겠습니다. 너무 안됐고, 두 사람의 심정도 이해가 가고, 그냥 처음부터 만나지 않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특히 마르첼로 마스트로이안니는 왜 그렇게 처량하게 나오는지... 원래 감정표현을 잘 하는 배우인지는 모르겠지만, 소피아 로렌이 거절하면 당장 표정이 어둡게 변해 버려서 옆에 있으면 제가 위로해 주고 싶을 정도입니다. 밤에 바바리 코트를 입고 거리를 헤매는데, 남자의 뒷모습이 그렇게 슬퍼 보이고, 처량해 보이고, 외로워 보이는 건 처음이었습니다. 사진이라도 보려고 네이버 검색했더니 없어서 구글에서 찾아봤네요. 잘 생겼던데요. 우리도 전쟁으로 인한 상처가 있는 민족이라 그런지 아주 오래된 영화인데도 감정이입이 잘 돼 재미있게 봤습니다. 언제 한번 제대로 봐야할 텐데요.
신랑 회사 상무님이 증산도 신자입니다. 얼마 전에 신랑한테 '2012 지구의 종말'이라는 책을 주셨더라구요. 딱 봐도 영화 '2012'가 생각나더군요. 다 읽고나서 신랑이 꽤 진지한 얼굴로 그럴법한 이야기라고 하길래 내용을 물었더니, 지구 자전축이 한번씩 바뀌는데 그럴 때마다 지구가 자전을 한 번 멈춘다는 겁니다! 혹시나 해서 구체적인 날짜도 나오더냐고 했더니 날짜는 무려 '2012년 12월 21일'! 자려고 침대에 누워서 물었다가 미친듯이 웃는 바람에 한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제가 너무 웃으니까 신랑이 조금 기분 나빠하더군요. 그 책에 따르면 온실효과도 음모론이고 지금 지진, 기상이변도 모두 지구 종말의 전조라고 하네요. 그리고 끝에는 결국 증산도 이야기가 나온다는데, 증산도란 뭘 믿는 종교인지 진짜 궁금합니다. 설마 '증산님'을 믿는 건 아니겠죠? 하여간, 그 책에 따르면 우리 아이를 공부로 잡을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2012년을 한 번 기다려 보려구요. 영화도 그렇고 책도 그렇고 무슨 일이 생길 지 궁금하네요.
제가 회사에 가서 사람들한테 그 책 이야기 한 번 해 보라고 했더니 그 이야기 하면 사람들이 '너, 결국 상무님한테 포섭됐구나.'할 거라 이야기 안 한답니다. 그나저나 그 상무님, 지위를 이용해 포교 활동 하시는 거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