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 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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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돈쓰는 사람에게 아주 편리한 도시를 만들어놨더군요. 돈있으면 돈을 쓰기도 쉬울테니, 돈있는 사람에게는 서울이 돈짝만해보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돈이 어중간하게 있는 사람들에게도 주머니를 낱낱이 알겨낼 도시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산층에게는 소비의 유혹이 대단히 큰 도시란 뜻입니다. 돈 있는 사람이 돈 없는 사람들의 노동을 있는대로 최대한 파먹으면서 돈을 쓸 수 있도록 디자인해놓은 도시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돈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우쭐해질 수 있는 도시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도시는 돈 있는 사람들을 위한 도시다.

사소한 것에서 그런 생각이 굳혀져갔습니다. 예를 들어 항의상담 (인바운드)을 받는 여린 목소리의 상담원이라든가, 주유소에서 기름넣는 사람들의 공손한 태도, 백화점에서 과다한 존칭을 쓰는 상품판매원, 음담패설을 참아내는 시식코너 음식 굽는 아줌마, 술집에서 서빙보는 서버들, "사장이 보고 있다"라는 사훈을 버젓이 걸어놓은 닭튀김집을 보면서.

2. 몇년전과 비교하여, 거리에 유아들이 더 없어졌더군요. 3세이하의 어린이들을 거리에서 찾아보기 힘듭니다. 공기가 나빠서 거리에 안나오는 것 같기도 하고, 또 집 혹은 유아원에 가기 때문일 거라고도 생각됩니다. 또, 지인의 말에 따르면, 요즘은 안낳기 때문에 거리에 애들이 없다, 라고 말하더군요. 그리고 초등학교 어린이들 말투가 더 사나워졌습니다.

3. 하루종일 택시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택시운전사들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북풍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느꼈습니다. 라디오를 틀 때마다 천안함 이야기가 나오고, 택시운전사들은 "선거가 중요한 게 아니다"란 말을 거듭하더군요. 선거유세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제가 그 분들에게서 들은 이야기.

- 저것(선거)보다 더 중요한 게 있는데 말이야. 지금 이럴 때가 아닌데... 천안함...
- 중국도 천안함을 인정했는데 그 사람은 왜 그러나 모르겠어요? 그 민주당에... (누구요?)
- 이런 때야말로 이명박 대통령님이 박근혜를 껴안아야 하지 않나 하고... 오바마도 그 클린턴을 껴안았다고 하는데...큰 정치가 뭐냐하면 바로...
- 선거기간이라고 더 막혀요. 전쟁나서 싸그리 망하면...

4. 천안함 관련해서 일본의 코멘트를 듣는데, 과연 일본이로구나 하는 한숨이 나왔습니다. 상대방의 귀에 달콤한 이야기로 시작하면서도, 왜 저들이 "선도적 역할"을 하겠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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