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 훗의 불편한 정치적 코드들 (스포일러)

  • Grey
  •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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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고증이 안 맞는 거야 평행우주거니 생각하면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사자왕 리처드가 십자군 귀환 중 죽은 걸로 한 건 심했더군요.
이렇게 한 이유는 아이반 호 등에서 사자왕의 귀환으로 끝나는 스토리를 피하고
로빈 훗을 부각시키고,  로빈 훗을 십자군 원정에서 돌아온 전사로 그리려고..?

하지만 사자왕은 독일에 잡혀있다가...그 동안에 군대는 어찌 됐을까요...몸값을 내고
영국에 돌아온 후 프랑스 영토를 지키려고 싸우다가 영화처럼 목에 화살 맞고 죽었죠.
그에게 소중한 땅은 프랑스였고, 영국은 프랑스 땅을 유지하기 위한 세금과 군대 제공처였을 뿐,..

제목과 관계 없는 얘기가 길어졌지만...사자왕의 경로를 비튼 결과로 얻은 부수적 효과는 민족주의죠.
그러다보니...200년 후 백년전쟁 쯤에나 나올 민족의식이 철철 넘치고 색슨족을 대표하는 로빈에 모자라
친구들은 스코틀랜드에 웨일즈까지...아일랜드 출신이 없는게 다행이군요.
그 시대 켈트족들이 잉글랜드보다 프랑스를 적대시 하진 않았을 겁니다.
일종의 가상 역사를 쓸 수도 있겠지만 대영제국 만세가 전면에 나오는 게 불편하군요.

치우친 민족주의 코드에 맞지 않게...십자군 원정 당시 학살을 반성하는 대사는 PC함을 지나치게 추구한 건 아닌지..모르겠군요.
그냥 십자군 원정이 다 왕의 허영에서 비롯된 허튼 짓이었다고 퍼부었다면 ..목이 잘렸겠군요.

마지막에 마리온이 갑자기 갑옷 입고 나타나서 민폐를 끼친 것도 불필요 했다고 봅니다.
리플리라는 희대의 여전사를 탄생시킨 분이지만 농사만 짓던 부인을 갑자기 전쟁터에 내보내는 건 과잉입니다.

이 모든 게 사실 로빈 훗을 민주주의 성자로 만들려다 생긴 무리수란 생각이 듭니다.

이에 비하면 100년 뒤를 다루는 브레이브 하트가 훨씬 나은 영화란 생각이 드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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