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트렌디 드라마를 정말 죽도록 싫어했어요 전형적인 신데렐라 트렌디 드라마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사랑을 그대 품안에'때부터요 그걸 안보다니! 차인표가 멋지지 않다니! 라면서 같은 반 아이들한테 거의 따를 당할 정도였어요 -_-;;
도무지 이해가 안되더라구요 그 뻔한 구도에 식상한 캐릭터에.. 사람들이 왜 좋아하는지 말이에요
근데 실은 제가 그런 드라마를 보면서 제일 불편해 했던 본질적인 이유는 제가 어떤 드라마든, 감정이입을 하고 본다는 것이었어요
오늘 어떤 신문기사를 봤는데, 파리의 연인이 뜬게, 비록 그 내용이 유치하다 해도 이제 사람들이 판타지는 판타지로 인정하고 보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더군요 저는 어떤 드라마든 제 주변의 현실과 직결시키고 보기 때문에 트렌디 드라마를 즐길 수 없었던 것 같아요
실은 아직도 트렌디 드라마들은 도식적인 구도가 여자로서 아주 기분이 나쁘죠 왜 여자는 늘 깡순이에 밝고 명랑하고 돈이 없어야하지? 왜 남자는 늘 돈과 권력을 가지고 차가운거야? 라는 것부터 싫다는 여자 벽에 밀어다놓고 입술박치기 한 판 하면 그 여자는 곧 그 놈의 노예가 되지 않나요? (이 부분은 정말 위험한 것 같아요, 아직도 연애 패턴을 드라마로 배우는 사람들이 있을텐데 말이죠) 게다가 그놈의 여-남-여구도 말이에요
어릴 적(이라고해봤자 한 5년 전이지만 ^^;;) 친구하고 어떤 한 선배를 좋아했는데 그 때 그 친구랑 오히려 더 가까워졌거든요 그 선배가 우리가 자기좋아하는줄 알아버리고 우리 사이를 갈라놓으려고(!)했지만 저희는 그 일로 우정이 더 돈독해졌달까.. 그 친구하고 그 선배가 거의 사귀는 지경에 이르러도 전 그 친구를 더 좋아했기 때문인지 하나도 질투가 안났어요 오히려 둘을 밀어줬죠
근데 트렌디 드라마의 여-남-여 구도는 늘 여자들을 서로 싸우게 만들죠 실제 제 주변의 여자들도 절대 안그러는데 남-여-남의 구도는 막판에 "니가 그 여자를 더 행복하게 해줄 것같군, 옛다 너 가져라"라는 남자들의 눈물겨운 우정이 등장하구요
그게 너무너무너무너무 싫은거에요
게다가 그 동화책의 '둘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대책없는 결말처럼, 어쨌든 '결혼'이라는 거에 골인하기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 돈 많은 남자를 잡으려는 여자들이 많이 등장해서 짜증이 나요
오늘 파리의 연인 재방송을 보고, 또 정규방송도 봤습니다 김정은의 캐릭터는 매우 전형적인 트렌디의 캐릭터는 약간 벗어나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콩쥐+신데렐라+캔디였어요
근데 그 기사를 읽고, '저건 판타지야!'라고 생각하고 보니까 한결 즐길 수 있긴 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