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학교에 다닐 때 교과서에 이런 식의 말이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나라'인지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인지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요.
그런데 전 이 말에 대한 두 가지 유형의 일반적인 반응이 예전부터 못마땅했어요.
하나는 우리민족이 못나서 매번 외침을 당한 것을 미화하는 말이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우리가 올바른 민족이기 때문에 힘이 강할 때도 외부 침입자를 쫒아내기만 했지 먼저 처들어 가지는 않았다는 것이죠,.
전자의 경우는 식민사관의 영향이겠지만 그렇다고 교과서의 설명에 근거한 후자의 경우도 썩 마음에 들지 않아요.
만약 후자의 말이 진실이라면 우리나라의 지배자들이 백성들에게도 그러해야 하는데 항상 그랬던 것만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내부에서 지배자의 학정에 지친 국민들의 반란이 많았던 것을 보면 뭔가 모순이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적어도 평화라는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모습이니까요.
그리고 국제관계를 냉정하게 생각했을 때 전쟁을 안하는 것이 꼭 평화를 사랑해서라고 보기는 어렵잖아요. 예를 들어 이라크 전쟁의 경우 그 전쟁에 반대한 시민들은 정말 순수하게 평화를 사랑해서 반대했겠지만 전쟁에 반대한 나라의 지도자들이 모두 평화주의자여서 전쟁을 반대했다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시라크 같은 경우 예전에 국민의 반대를 무릎쓰고 어느 섬에서 핵실험을 강행한 적이 있었죠. 그래서인지 이라크전을 반대한 유럽 국가들의 지도자들은 미국을 견제하려는 정치적 의도에서 그런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더라구요.
그런 점에서 봤을 때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라고 가르치는 것은 현실을 너무 단순화시킨 것이라는 생각 밖에 안 들더군요.
그리고 이런 가르침을 정말 순진하게 받아들일 경우 우리 민족이 태생적으로 다른 민족보다 선량하다는 착각에 빠질 수도 있으니 어찌 보면 위험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