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과 령.

  • 즈카사
  •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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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령을 보았습니다.
쇼핑을 하다가 영화가 보고 싶어 보자 했더니 친구가 흔쾌히 응하더군요.
전 투모로우를 다시 한번 보고 싶었지만 친구가 령을 보자고 하더라구요.
의외로 꽤 재미있었습니다.

쇼핑을 하다가 일이 꼬여 극장까지 계단을 통해 뛰어 올라가서 조금 늦었답니다.
광고 중에 들어갔는데 뒷자리라 다행이었지요.
근데 친구가 목이 마르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물을 사오겠다며 기어이 나가버렸죠.
저는 친구가 언제 올까, 또 관객들을 방해하진 않을까 조마조마하며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친구는 야맹증입니다. 어둠 속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키도 작은 아이가 물을 사들고 거의 앉은 자세로 계단을 내려오고 있더라구요.
좌석의 팔걷이(?)라고 해야 하나요?
그걸 턱 잡고 쪼그리고 앉아 발을 한쪽 내밀며 한계단, 턱 잡고 한계단...이렇게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가슴이 조마조마하더군요.
령이 처음 시작하는 장면이 사람을 놀래키는 게 나옵니다.
무서운데다가 친구가 그렇게 내려오니 우리 좌석 바로 뒷사람이 놀랐던 모양입니다.
엄마야, 깜짝이야~라고 비명을 약간 지르더군요.
다들 웃고 난리였습니다.:)

여자들이 비명을 지르고 친구도 제 팔을 꽉 붙들고 시종일관 비명을 지르며 덜덜 떠는 바람에 담담히 보던 저도 무서웠답니다.
무서운 장면이 나오는 순간 맨 앞에서 무언가 묵직하게 쿵하곤 내려앉는 소리가 들리자..다들 또 비명을..;
관객들이 정말 더 재미있었어요.
그 친구와 영화를 본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앞으로 공포영화는 꼭 같이 보기로 했답니다.
친구는 공포영화를 보고 싶지만 남자친구가 무서운 걸 못 보는 성격이라 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는 옆에서 친구가 눈을 가리며 비명을 지르고 덜덜 떠는 바람에 영화가 더 재미있었구요.
비명을 지르는 게 꽤 카타르시스가 되는 것 같아요.
친구가 비명을 지르는 바람에 저도 딱 한번 덩달아 비명을 질렀는데 속이 시원하더라구요.^^

령은 연기의 어설픔이 참 거슬리더군요.
연기만 좀 더 잘했어도 더 나았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리메이크를 하면 더 좋을 작품 같아요.

점심엔 스테이크를 먹고 저녁엔 덴동을 먹었습니다. 무리한 지출이었습니다.
친구가 자신은 한번도 그런 걸 먹으러 가본 적이 없다기에 과감히 카드를 긁었지요.
오늘에서야 소송이 끝난 친구를 위로해 주고 싶어서이기도 하구요.
신기해 하면서 맛있게 먹는 친구를 보니 가슴이 아프더군요.
저번에도 아웃백에 처음 간다며 잘 먹는 걸 보고 가슴이 아파 뭐라고 말도 못했는데...
그 친구를 보면....사람 인생이라는 건 정말 알 수가 없고,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 아직 젊은데......

저녁엔 제가 단골로 가는 일식집에 친구들을 데리고 갔었습니다.
일본 출장을 자주 가는 친구와 저는 맛있다고 잘 먹었습니다만 다른 녀석들은 저를 째려보더군요.:)

다들 국회 식당을 추천해 주셨군요. 고맙습니다.
흐흑. 그런데 서울까지 가서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어야 한다는 사실이 슬픕니다.ㅠㅠ

어제 긴 머리를 풀고 갔더니 친구가 말하네요.
이미지가 확 다르다. 정말 조신해 보인다. 입만 다물고 그렇게 있어라.-_-
입만 다물어라 라는 말은 종종 회사 남직원에게도 듣습니다.
저는 입만 다물면....멋지답니다.-_-;;
입을 열면 조신하고 얌전한 이미지가 확 깬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올 여름은 검은색으로 염색하기로 했습니다.
머리카락을 짧게 자를까 했는데 그대로 더 길러야 되겠어요.

오늘은 신들의 사회를 읽으면서 뒹굴뒹굴거려야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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