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닉 버그의 피살보다 김선일씨의 피살이 더 마음아프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희생자가 자기와 비슷한 존재일 수록 그 일이 더욱 실감나는 것인 인지상정이니까요.
하지만 일본인 자원봉사자들이 인질이 된 사건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을 다시 떠올려 보면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당시 이 사건에 대한 리플들을 보면 '돈 벌려고 취재하러 간 것 뿐이다'라느니 '왜 위험한데 굳이 가서 말썽을 만드느냐'느니 하면서 일본 극우 정치인과 비슷한 논리로 비난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심지어 대놓고 '쪽발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왜 일본 국적을 가졌다는 이유로 자원봉사자들의 순수성이 의심받아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전 개인적으로 김선일씨의 경우는 가난이 죄라고 생각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이라크인들의 입장에서는 그 사람이 군납업체 직원이라는 점이 일본국적을 가졌다는 것 보다 더 못마땅한 일이겠지요. 비록 김선일씨의 속 마음은 그 일본인 자원봉사자들과 같은 마음이었겠지만요.
몇 시간 전에 일본인 납치사건 관련 기사들을 찾아보니 납치사건을 계기로 자위대 파견을 지지하는 일본국민들이 늘었다는 기사 아래에 이런 리플이 있더군요. '파병하지 말랄 때는 언제고, 간사한 쪽발이 새끼들'
전 왠지 지금 '전투병 파병해서 이라크 놈들 죽여버리자'고 하는 사람들 중에 몇달 전 이런 말을 했던 사람이 포함되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일에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사람들에게 일관성을 기대하기는 무리라고 생각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