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없는 민간인' '결백한 청년' 김선일씨?

  • 귤과레몬
  •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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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 소식을 약간 늦게 접했습니다.
그나마 인터넷이나 TV나 신문을 통해서가 아니라
친구들의 입을 통해서 상황을 알게 되었죠.

그러므로 실시간으로 '죽고 싶지 않다'라고 울부짓는 영상을 보며
마음 졸이신 분들과는 심정적으로 다를 지 모릅니다.



네, 누구도 죽어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저로서는
김선일씨를 애도한다면
이라크에서 죽은 미군들의 죽음에 대해서도 애도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생명은 똑같은 것이고
김선일씨가 특별히 더 억울할 이유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생계 때문에, 보수가 더 좋은 미군 군수업체의 일을 한 것은 이해할 만하다'는 논리는
'국익을 위해 파병을 하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는 논리와
거의 같은 것 같습니다.

아무리 '돈'을 벌고 싶어도
침략자의 등에 엎혀가서는 안 되는 것이지요.

아무리 '복음'을 전하고 싶었어도
전쟁으로 초토화된 나라에서
점령군의 힘을 뒤에 진 채 선교해서는 안 됩니다.


(매몰차다 말들을지 모르지만
저는, 미군에 의해 폐허가 된 땅에서
자신의 이웃들의 시체 위에서
점령군에 의해 선교까지 당해야하는 이라크인들이 더 슬픕니다.)


김선일씨가 죽은 것은 물론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김선일씨가 아무 죄 없는 민간인인고 결백한 청년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제가 이라크인이었다면
동정의 여지가 없었을 것입니다.
거의 살인자와 공범 수준이잖아요.
게다가 미영에 이어 세번째로 파병을 결정한 '죄있는'나라의 국민이기까지 한데요.





덧 1>
제가 다소 냉혹하게 쓴 것은

가나무역측의
"이라크인들을 위해 순교한 것으로 그 뜻을 기리고 싶다" 말에 기인하기도 합니다.


저는 기독교인들의 순교에 대해서는
전혀 좋은 인상을 받지 못하거든요.



덧 2>
김선일씨가 개인적으로 훌륭한 사람이었다는 것과
그의 '죄'와는 별 관계 없는 것 같습니다.

미군수업체 사장이 개인적으로는 무척 착하고 훌륭한 사람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한 행동이 선한 행동이 되는 것은 아니지요.



덧 3>
개인의 책임은 다른 걸까요?

부시 행정부는  만악의 근원이고 공공의 적인 양 인식되지만
그의 침략전을 지지하는 일반인/민간인들도
부시만큼이나 이 전쟁에 책임이 있고 죄가 있습니다.

미 군수업체 사장이 죄가 있다면
그 직원들도 역시 죄가 있습니다.

한 국가가 국익을 위해 파병을 결정하는 것이 잘못이라면
한 개인이 사익을 위해 점령군에 참여하는 것도 잘못입니다.

왜 국가에 대해서는 냉정한 비판이 가능한 사람들이
사인 私人의 영역으로 들어오면 비판을 멈출까요?


...글쎄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약자'이고 '힘없는 대중 중 하나' 라고 해서
모든 책임에서 모든 비판에서
면제받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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