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동생(그 예전에 커밍아웃했다던 그 놈;)이 저희 집에 무슨 책을 놔두고 왔다고 반납해야 된다면서 좀 갖다 달라고 해서요. 좀 헤매긴 했는데 짜증 안내고 물어물어 잘 찾아간 것 같아요. 여하튼 여중에 도착했는데, 계단이 저한텐 너무 낮고 작은거예요. 어찌나 귀엽던지,,아..너무 귀엽다 하면서 걸어 올라갔답니다. 동생이 있다던 반에 찾아갔는데 거기도 왜 그렇게 작고 아담하고 귀엽게 보이던지,,제가 중학생일 땐 학교를 정말 싫어했었고 이 놈의 학교를 확 (그때의 과격했던 저의 말투를 빌리자면) 부수어 버릴테다!! 라는 말을 입버릇 처럼 했었는데 아..좀 크고 나서 보니깐 왜 그렇게 귀여워 보이던지 참 이상하더라구요.
어릴 땐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제가 중학생일 당시에 전 장난치는걸 되게 좋아했거든요. 전 주로 똥을 그려서 친구들 등짝에다 붙였었는데 그것도 좀 진화해서 똥 말고 똥맨, 스키타는 똥맨, 똥걸 등을 그려서 붙여놓고 킥킥대며 웃었던 기억이 나요. 8절지에다가 날개를 크게 그려서 붙여놓고 와 천사다! 천사! 하면서 뒤에서 쓰러져서 웃기도 하고, 변신 후 세일러문 어깨에 달린 분홍색 캡(?)같은 거 있잖아요. 그걸 정성스레 색칠하고 오려서 붙여놓고 빙 돌면서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너를 용서치 않겠다! 라고 그 친구 뒤에서 세일러문 따라하면서 즐거워했던 기억도 있네요.
등판에다가 잡것들을 붙이는 장난 중에서 지금 생각해도 심했다고 생각하는건 요상하게 색칠을 한 생리대를-_- 붙인거였어요. 그땐 그거 붙여놓고선 또 킥킥대면서 허리를 잡고 웃었었는데..그땐 왜 그렇게 그게 재밌던지 붙임을 당한 친구의 기분과 민망함은 생각하지도 못하고 즐거워만 했던 기억이 있네요.
제가 중학교 시절에 장난계를 풍미했던 도구가 하나 있었는데,, 뭔지 아세요?.. 바로 방구탄 이었답니다.
방구탄은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주는 아주 만족스런 장난의 도구였어요. 은박 봉지 안에 스위치 역할을 하는 조그만 납덩어리 같은걸 누르면 부풀어 오르다가 펑!하고 터지면서 그 냄새를 솔솔 풍기는 거였지요. 너무 따분하고 지루한 수업을 하는 할아버지 영어 선생님 시간에 종종 그 방구탄을 터트리곤 했었는데, 그 분 성격이 원래 관대한건지 아님 코가 막혔던 건지 그냥 넘어가시더라구요. 그 분 등짝에다가도 똥맨을 붙여놓곤 했었는데 의외로 별로 혼나진 않았어요.
하여간, 방구탄 쓰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방구탄 사건은 방구탄을 힘껏 다른 반 교실 안으로 던졌던 일이었답니다. 창문을 통해서 던진 다음에 바로 아래층으로 튀어서 벽 뒤에 숨어있었는데, 몇초 후 아이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오더라구요. 끼약~ 꺅! 뭐야?! 무슨냄새야?! 하는 애들의 비명소리를 아래층에서 들으면서 배꼽잡고 웃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런데 재수가 없었던지 그 방구탄의 잔해들이 학교에서 알아주던 날라리 책상 밑에 떨어져서, 제가 다 치워주었답니다.-_-
여중에 오랫만에 가서 보니깐 옛날 생각에 가슴이 이상해지고 장난치면서 킥킥댔던 기억이 참 많이 났어요. 중학생땐 정체성 고민으로 괴로워한 기억도 있었고 부당하게 처벌받아서 억울해 했던 기억도 있었는데.. 어제는 여중 갖다오고 나서 장난치고 킥킥댔던 기억밖엔 안나더라구요. 이거 생각하느라 하던 일도 제대로 못하고 그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