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부의 날치기범 추격장면에서 말입니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중이던 윤소이의 복장이 왠지 애니메트릭스 중 '오시리스 최후의 비행' 에서 여주인공 Jue 의 옷을 연상시키지 않았나요? 전 옥상에서 폴짝폴짝 뛰는 동작과 연결되어 왠지 한번에 팍 느껴지던데...붉은색과 어두운 녹색의 색 배합이나 이미지 면에서 너무 비슷했어요. 오마주일까요.
그리고 영화는 뭐...어떤분은 초반부가 지루하다고 하셨는데 전 오히려 후반부가 지루하더군요. 흑운이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지는 그래도 재기발랄한 분위기를 유지했습니다만...갈수록 평이해지는 느낌이랄까. 특히 마지막 흑운과의 결투는 너무 실망스러웠습니다. 뭔가 더 보여줄듯 하면서 그냥 끝나버리더라고요.
그리고 이 영화에 대해 가장 큰 불만은 바로 류승완 감독이 제작단계부터 강조했던 '도시무협'의 느낌이 그다지 잘 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초반의 날치기 검거 부분을 제외하고는 도시라는 공간의 특성을 살렸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이 소재의 가장 큰 매력이라면 '무협'이라는 비일상적인 소재와 '도시'라는 일상적인 공간이 충돌하며 일으키는 판타지에 대한 가능성 아니었을까요? 마지막 흑운과의 결투는 아예 전형적 무협물의 세트처럼 느껴지는 곳에서 이루어지니 말할것도 없고요.
아무튼 이런저런 불평에도 불구하고 꽤 즐거운 작품이었던건 부정하기 힘드네요. 류승범의 원맨쇼도 즐거웠고 오프닝 크레딧이나 무협지적 개념에 대한 현대적 적용도 즐길만 했습니다. 특수효과도 좋았고요. 류승완 감독의 유희정신은 아직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