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비도 추적추적하고 괜시리 혼자서 영화한편 보고싶고해서, 집에 오던 도중 비디오방에서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Lost in translation)> 를 봤습니다.
느낌은 딱 예상한만큼 정도 괜찮았어요. 원래 이런 소품(?)을 좋아하는데다가 왠지 모르게 좋아해왔던 빌 머레이가 나오고 <판타스틱 소녀백서>의 스칼렛 요한슨도 좋은 캐스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오바니 리비시, 안나 패리스등도 괜히 웃음나오는 배우들이었구요. 소통의 부재, 고립감이랄까 이방인느낌, 두 주인공이 각자 갖고 있는 감정등이 잘 전해져서 좋았고,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흐름이 좋았습니다. 오늘같은 날 보기에 좋은 영화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 초반에는(예전에 前게시판에서도 어떤 분이 그런 불편함을 말씀하신 적 있는 걸로 기억하지만) 마사지하러왔다는 여자, 빌 머레이와 일본인들이 처음 인사할 때 등등.. 웃기기도 했지만 동양에 대한 그들의 전형적으로 되풀이되는 비웃음같아 불편하기도 했지만, 내내 불편할 정도는 전혀 아니었구요.
- 빌 머레이와 일본인들이 처음 만나서 소개할때 빌 머레이에게 명함들을 '앵기는' 것을 보고, 며칠전에 EBS에서 봤던 <겅호>에서 일본인직원들이 미국인을 처음만나서 명함세례를 퍼붓는 장면이 기억나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 도쿄의 거리풍경 중 三千里藥品의 광고판을 보고, 우리나라에서 쓰이는 '무궁화 삼천리~' 등이 생각나서 '三千里'가 동양(한자)문화권에서 사방(四方), 팔방(八方), 태산(泰山), 북망산(北邙山) 등이 가진 것 같은 좀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나 해서 찾아보니 아직 못 찾겠군요. 다만 엉뚱하게 '척하면 삼천리' 라는 말이 '드릴척(尺)은 역시 삼천리 기계공업사에서 만든 것이 제일' 이라는 말에서 나왔다는 것을 찾았습니다. 또 원래 <엄마찾아 삼만리>의 원제는 <엄마찾아 삼천리>인데 우리나라에 들어올때 '삼천리'가 기업광고가 될 수 있다고 '삼만리'로 바뀌었다고 하네요. : )
- 빌 머레이가 노래방에서 부른 첫 곡 'Peace, Love And Understanding'라는 곡.. 괜찮더군요.
- 호텔 라운지에서 노래부르던 빨간머리 여자를 보고 니콜 키드만이 연상되었습니다. 제가 빨간머리에 대해서 판타지를 갖고 있는건지는 모르겠지만, 니콜 키드만을 보면 항상 '빨간머리가 정말 어울릴텐데..' 하고 아쉬워했었거든요. 원래 니콜 키드만이 빨간머리였었죠? 그렇게 본 기억이 있는 것 같은데..
- 빌과 스칼렛이 같이 침대에 누워있는 자세를 보면서, <버팔로'66>에서 크리스티나 리치와 빈센트 갈로가 여러 자세로 누워있던 침대장면이 생각났습니다. 침대위에서 누워있는 자세에서 심리적인 관계같은 것이 잘 표현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영화감독들이 자주 쓰겠죠.
- 비디오로 보는데, 스칼렛 요한슨이 빌 머레이를 지칭하는 you를 '아저씨'로 번역해서 자막에 까는 것을 보고 '깼'습니다. 자막없이는 외화를 보지 못하는 저지만 정말 저건 너무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