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을 하는 와중 돈까스 드링킹..

  • being
  • 05-16
  • 3,032 회
  • 0 건
채식을 한지 2주 정도 지났습니다. 건강목적은 30% 정도, 그렇다고 뚜렷한 정치적 목적도 가지지는 않은 상태에서 별다른 준비없이 '오늘부터 채식이나..'하고 시작했더랩니다. 락토오보 페스코를 하려고 했는데, 생선도 잔멸치, 북어국 국물 정도, 우유는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며 억지로 마셨군요.

그런데 채식 기간 와중, 어마어마한 양의 밀가루음식-빵,과자-를 먹어댔습니다. 몸에 좋은 무설탕 통밀 호밀빵 부터 크림치즈파이 따위까지 종류도 가지가지. 덕분에 몸이 더 망가졌습니다. 살이 1.5kg 찌고, 얼굴은 빵빵하게 부어올랐고, 피부도 망가졌습니다. 이러다간 정말 병 걸리겠다 싶더군요.

그러다 오늘 일 끝나고 집으로 오던 밤 11시에 3500원 대왕돈까스를 먹어버렸습니다. 돈까스 자체는 꽤 맛있었지만, 오랜만에 먹은 고기 정말 맛있었어 따위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하긴 전 워낙 고기 안 좋아했습니다. 채식 와중 고기 먹고 싶었던 적도 없었으니까요.

그럼에도, 여전히 저에게 문제는 단/백/질/입니다.


단백질을 과량 섭취하지 않아도 인간의 몸은 충분히 기능을 한다..는 채식쪽 주장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일상적인 제 식습관이 상당한 양의 단순당과 높은 GI의 탄수화물을 과량 섭취하며, 단백질은 거의 섭취못하는 스타일이었다는 겁니다. 고기를 별로 안 좋아하니 갈비집 같은 곳도 안 갔고, 그나마 반찬으로 나오면 '단백질 먹어야 한다'며 의무감으로 먹곤 했던 고기반찬들과 생선 따위가 부족한 단백질을 채웠고, 밥 대신 빵 따위로 외식을 처리하는 와중에 크림치즈파이 따위 대신 사먹는 닭가슴살 샌드위치가 그나마 영양 밸런스를 맞춰주고 있었죠. 그런데 채식을 하면서 그런 고기반찬, 닭가슴살 샌드위치, 소고기버섯죽 따위를 못 먹게 되니 문제가 터진겁니다.  

전 혈당수치가 굉장히 불안정해요. 그래서 단순정제당, 높은 GI의 탄수화물 음식은 사실 저에게 독입니다. (제가 중독 된 음식도 이 녀석들이고요. 독인거 알면서도 끊기 힘들어요. 그래서 탄수화물 중독..) 그래서 제 몸 상태는 단백질을 많이 먹으면 먹을 수록 좋아졌었어요. 왜냐면 단백질을 먹으면 상대적으로 탄수화물들을 덜 먹게 되거든요. 그리고 저지방 종류라면 단백질을 상당 정도 먹는게 제 몸 구조에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경험상 저에게 가장 잘 맞았던 식단은 현미밥100% 야채 과일 많이..이쪽 식단보다, 단백질을 상당히 많이 포함한, 헬쓰에 매진하던 시기의, 닭가슴살 등푸른생선 계란흰자지겹도록 현미콩밥 바나나고구마 물대박 야채 초대박 이 언저리 식단이었어요.

하여간 사정이 그러한데, 정제당, 높은 GI탄수화물류를 끊지 못한 상태에서 별다른 식단 준비도 없이 채식을 하게 되니, 그나마 탄수화물 섭취를 억제하던 단백질의 빗장이 날아가고, 식단은 완전 안 좋은 쪽으로 쏠린거죠. 통밀빵 유기농현미밥 이런 것이라도 탄수화물은 탄수화물이거든요. 더구나 툭 하면 빵 과자 쿠키 머핀 강냉이 뻥튀기 가끔 감자호박고구마 다시 빵 과자 쿠키...

정말 바지런히 식단 준비를 하지 않는 한, 채식 식단으로는 제 몸에 가장 좋은 수준의, 상당한 양의 단백질을 먹기 힘들었습니다. 두부 콩 두유 견과류 청국장 가루 등을 갖춰놓긴 했었는데 먹다보니 정말 지겹기도 하고..정말 한계가 있었어요. 제 몸이 단백질을 좀 많이 필요로 하나봐요.

그렇다고 채식을 포기하기는 싫어요. 제 체질에는 채식 대신 저지방고단백 고기들을 먹고 사는게 좋은 것 같긴 합니다만, 그래도 정치적으로? 종교적으로? 오기가 좀 생기기도 하고..


심기일전해서 식단 준비를 제대로 하면서 채식을 계속해야지 싶습니다.


채식기간 상당부분 의존했던, 100%현미에 어마어마한 양의 검은콩이 들어간 밥만으로는 안되겠어요. 아주 맛있는데, 그래도 한 종류만 계속 먹으려니 질려요. 밥 먹는 재미를 만들어야 빵이고 과자고 안 먹을 것 같아요. 각종 잡곡에 밤 대추 은행 따위를 마구마구 섞어야지. 매일 밥 하는건 불가능이니, 주말에 일주일치 밥을 3~5종류(-_-) 만들어서 냉동실에 땡땡 얼려놔야겠어요. 잡곡에 돈 좀 많이 투자해야죠..(빵 값이라 생각하면.)

생선은 정기적으로 먹어야할 것 같아요. 네발달린 짐승이라도 안 먹는 식단을 오래 끌고가지 위해서는 어쩔 수 없죠. 미안하다 고등어 삼치야..하루에 1/3마리씩 아작 좀 내야겠..

두부를 조리하는 방법을 5가지 이상 찾아야겠어요. 그간 제가 먹은 두부조리법은 1) 국에 있는것 골라먹기  2) 물에 데쳐서 김치랑 먹기  3) 기름에 살짝 지져서 먹기..였는데, 그나마 3은 기름 싫어서 안하다보니, 물 속에 동동 뜬 두부만 먹었었죠. 정말 쉽게 질리더군요. 새로운 조리법을 찾아야겠어요.

야채는, 제가 만든 셀러드드레싱이 상당히 맛있는고로 크게 문제가 안됩니다. 원래 야채를 좋아하기도 하고. 과일도 없어서 못먹고.



그리고 무엇보다, 탄수화물 중독증 부터 어떻게 고쳐야겠어요. 스트레스받고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고 짜증나면 빵 과자 쿠키 초컬릿 우유듬뿍커피 등으로 프로작을 대신했는데, 채식을 한다 해서 이 증세가 변화하지는 않을거거든요. 특히 아시는 분들은 다들 아시겠지만 기분 꿀꿀할 때는 평소에는 그렇게 좋아하던 단호박도 고구마도 과일도 꼴보기 싫어져요. 왜냐면 야들은 GI가 낮거든요. 탄수화물 중독증 환자가 집착하는건 단기간에 혈당을 치솟게 하는, 설탕 듬뿍 높은 GI의 탄수화물 음식이죠. 그러니 건전한(?) 식습관을 유지해가려면, 이렇게 정서적 스트레스를 음식으로 막는 것 부터 고쳐야겠어요. 사실 말이 쉽지 이걸 고치려면 거의 치료 수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건 십 몇년 경력의 탄수화물 중독자 입장에서 너무 잘 알지만, 뭐 어쩔 수 없죠. 노력이라도 해야지. 우선 책상위에 있는 요구르트생크림빵 부터 쓰레기통으로 던지고...



요즘 꾸준히 시음하고 있는 로네펠트 티백 중 마음에 드는 녀석을 발견했어요. 해피허브~~  루이보스와 민트가 만났어요. 부드러우면서도 상큼. 역시 전 민트가 좋아요.



게시판2004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42224 [듀나IN] iPod 시리즈에 대한 질문? mezq 790 05-16
142223 스타크 승부조작... philtrum 2,439 05-16
142222 -시- 에 나오는 아네스의 노래 란 시 : 일부 분이라면 스포일러일수도 자연의아이들 1,222 05-16
142221 하녀를 보니 -시-에 대한 몇가지 판단이 틀렸단 생각입니다 자연의아이들 2,379 05-16
142220 여러 가지... DJUNA 1,916 05-16
142219 영화관에서 다리 안 꼬고 보면 영화보기가 힘든걸까요? 수수께끼 1,895 05-16
142218 대책없는 로맨티시즘 OPENSTUDIO 1,967 05-16
142217 하녀 별스런 궁금증 하나 익명 1,847 05-16
142216 잠이 안오네요.. 푸념글 입니다.. owl 707 05-16
142215 대체 시원스쿨의 정체가 뭐예요? langray 2,238 05-16
142214 유머코드가 맞지 않는 감독 Djuser 2,174 05-16
열람 채식을 하는 와중 돈까스 드링킹.. being 3,033 05-16
142212 유머코드가 맞는 감독 주체 2,731 05-16
142211 몽촌토성 01410 1,854 05-16
142210 [뒷담화] 애플까는 이렇게 탄생한다 나으존재야 2,905 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