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 연관성이 1도 없는 국내제목의 '타이거맨'

타이거 마스크를 쓴 프로레슬러 영화도 아닌데 도대체 어디서 왜 타이거를 가져왔는지 궁금한 제목, 그러면 맞춰서 TIGER MAN이라고 쓰던가 TIGER COP이라고 밑에 영어제목처럼 적어놓은 건 덤(정식 영제는 Wild Search), 어쨌든 경찰이 주인공이니까 제목을 타이거캅으로 했으면 차라리 조금 나았을듯... 게다가 마치 주윤발이 종초홍을 납치해서 인질로 삼은 것처럼 오해하기 딱 좋은 사진 선정에 '조용히 살고싶은 나를 더 이상 건드리지 마라'는 존 윅 류의 재야고수 액션영화 같은 카피문구로 화룡점정을 찍네요.
- 최근에 '가을 날의 동화' 글을 올렸었는데 댓글에 배티님이 또다른 주윤발-종초홍 커플영화로 추천해주셔서 봤습니다. 89년작이었네요.
주윤발이 연기하는 주인공 경찰이 정보원을 통해 입수한 불법 무기거래 현장을 급습했다가 용의자들 중 유일한 여성이 총격에 휘말려 사망하고 같이있던 그녀의 어린 딸을 갑자기 맡게 됩니다. 배후 조직을 알아내기 위해 저 여성의 집주소를 알아내서 가봤는데 범죄와는 상관이 없는 그냥 평범한 농부집안 가족이었고 여기서 종초홍이 연기하는 그 여성의 동생을 만나게 됩니다.

검색하면 같이 많이 뜨는 사진;;;
그래서 오프닝의 무기거래 배후에 있는 범죄조직을 수사해가는 하드보일드 범죄액션물과 주윤발-종초홍(+ 귀여운 아역)의 로맨스 + 유사가족물이 섞여있는 작품인데요. 주윤발과 자주 협업한 임영동 감독 연출에 나중에 '무간도'로 유명해지는 유위강이 촬영을 맡았는데 두 장르가 거의 물과 기름처럼 별로 잘 녹아들진 않았습니다. 범죄물일 때는 꽤나 살벌하고 액션씬들도 박진감이 넘치는데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가 진행될 때는 훈훈하고 보기 좋지만 수사중인 심각한 사건이 존재한다는 걸 잊어버리게 됩니다.
그런데 그래서 별로였냐면 또 그렇진 않았구요. 오히려 그래서 좀 덜컹거리지만 예전 단관 극장에서 한 편 가격에 몰래 두 편의 영화를 즐기는 느낌일랄까요? ㅋㅋ 각자의 파트가 각자의 매력으로 재밌어서 정신없이 보다보니 어느새 상영시간이 다 지나갔더군요.

살벌한 범죄액션 파트와

도시 경찰관과 시골 아낙네의 따뜻한 로맨스의 전혀 안 어울리는데 재미는 있는 조합!
'가을 날의 동화'에서 이미 확인한 두 주연의 로맨스 케미는 여기서도 찰떡이었구요. 종초홍은 잘 꾸며놓은 사진들에선 참 우아하고 세련되게 아름다운 분이신데 작업복 입은 수수한 농촌여인 비주얼이 어찌 그렇게 잘어울리는지도 좀 신기했습니다. ㅎㅎ 찾아보니 둘이 같이 출연한 작품이 7~8개 정도 된다더군요.
포스터 왼쪽 하단에 나오는 끈질긴 악역님의 포스도 상당했구요. 오프닝의 급습 총격 액션도 인상적이었지만 중간과 후반부에 나오는 차량 액션도 박진감과 서스펜스가 대단하더군요. 갑자기 오랜만에 주윤발 출연작 중 제일 좋아했던 '용호풍운'도 보고싶어지고 조만간 주윤발 리즈시절 필모를 쭉 달리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왓챠, 티빙, 웨이브에 올라와 있습니다.
저는 여전히 ‘월광대표아적심’이 등려군과 첨밀밀이 아닌 이 영화의 매염방 버전으로 기억됩니다.
아! 그 언급을 깜빡했네요. 하하;; 여기서도 그 시골 풍경과 둘의 훈훈한 모습에 잘 어울리긴 했는데 그래도 첨밀밀 그 엔딩 시퀀스와 등려군의 조합은 이길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아 정말로 보셨군요! 재밌게 보셨다니 다행이지만 진심이신 거겠... 죠? ㅋㅋㅋㅋ
맞아요. 두 이야기가 톤도 다르게 튀고 따로 노는 데다가 연애 스토리는 딱 그 시절스럽게 격하게 나이브하고... 그렇긴 한데 그래서 더 옛날 영화 보는 재미를 느끼며 잘 봤던 것 같습니다. 명작이란 말은 죽어도 못 하겠지만요. 하하.
당연히 진심 재밌었습니다. 제가 왜 굳이 낚시를 ㅋㅋㅋ
어차피 당시 재밌는 홍콩영화들이 꼭 흠잡을데 없는 웰메이드라서 그런 건 아닌 경우도 많고 두 이야기가 정말 잘 섞이진 않지만 어쨌든 개별 씬들이 재밌어서 어느새 엔딩까지 보고나니 불평할 생각이 별로 들지 않더라구요.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