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바낭] 허술한 듯 재밌는 변종 디펜스 게임, '쿠니츠가미: 패스 오브 가디스' 엔딩을 봤네요
- 올해 나온 게임이고 게임패스 등록 게임입니다. 기종은 플엑PC까지이고 스위치는 지원하지 않아요.
(역시 게임 플레이가 보이는 트레일러 한 번 보시구요.)
- 한동안 신나게 다양한 바이오 하자드, 몬스터 헌터들을 찍어내던 캡콤에서 쌩뚱맞게 공개한 신작이었는데... 트레일러를 보고 다들 '대체 이게 뭐하는 게임인데?'라고 궁금해했었죠. 그 정체는 디펜스 게임이었습니다. 정확히는 3인칭 액션 & 디펜스 게임... 이라 할 수 있겠네요.
갑툭튀 마이너 장르 게임답게 제작비는 많이 투입이 안 된 듯 하구요. 제작팀도 캡콤의 유명 프로듀서 없이 대체로 신입, 뉴비에 가까운 사람들 위주로 기획을 해서 으쌰으쌰 열심히 만들었다... 는 얘기가 있는 소품 게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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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그거슨 '왜색' 그 자체... ㅋㅋㅋㅋㅋ)
- 대략적인 플레이 방식은 이렇습니다.
스테이지는 거의 낮 시간에 시작되구요. '여신'에 해당하는 캐릭터가 출발점에서 골인 지점을 향해 매우매우 느리게 이동하기 시작하면서 시간이 흘러갑니다. 그 동안에 플레이어는 여신의 호위 무사를 조작해서 스테이지 안에 있는 재화를 모으고 방어진을 구축하고 디펜스에 활용할 인력들을 찾아다녀요. 그러다가 시간이 흘러 밤이 되면 여신의 움직임이 멈추고, 맵의 사방에 게이트가 열리면서 요괴들이 뛰쳐나와 여신을 노려요. 그럼 낮 동안 모은 인력들에게 직업을 줘서 여신의 위치를 잘 수비할 수 있도록 배치한 후에 무사 본인은 발에 땀 나도록 뛰어다니며 요괴들을 무찌르고, 체력 떨어지는 인력들 회복도 시키고... 그러는 거죠. 이걸 반복하면서 맵의 출구까지 도착하면 스테이지 클리어.
그러니까 단순 디펜스 게임은 아니고, 모든 미션의 임무가 디펜스인 RTS 게임이라고나 할까요. ㅋㅋ 거기에 워크래프트3 비슷한 방식으로 영웅 캐릭터를 조작해서 상황을 더 유리하게 이끄는. 그런 식인데 캡콤의 게임답게 액션 요소가 강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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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엔 이렇게 스테이지 마을을 해매며 지형지물 파악하고, 자원 모으며 밤에 벌어질 전투를 대비하구요.)

(밤이 되면 이렇게 신나게 싸워주면 됩니다. 다만 이건 스킬 업그레이드가 한참 진행된 후에나 가능한 액션이구요. 초반엔 좀 답답... ㅋㅋ)
- 이런 류의 게임이 다 그렇듯이 초반엔 몇 개의 기본 직업으로 출발해서 진행해 나갈수록 계속 더 강력한 직업이 추가가 되구요. 더 강력한 직업은 그만큼 더 많은 재화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결국 가지고 있는 재화를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센스도 필요하구요. 아무 생각 없이 여신을 무작정 전진만 시키다가는 방어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위치에 멈춰 선채로 밤을 맞는 불상사가 생기기 때문에 스테이지를 처음 시작할 때 무사로 열심히 동네 구경을 하며 머리를 굴려야 합니다. 여신 속도를 감안할 때 최대 이동 거리는 대략 이 정도인데 여기에 멈추면 수비가 힘드니 차라리 조금 일찍 멈추게 하고 이 주변에 방어 시설들을 세우자... 뭐 이런 식인 거죠.
또 맵마다 특정 방향의 플레이를 유도하도록 권장하는 식으로 개성 있게 설정이 되어 있어서 주인공 무사의 스킬 설정이나 디펜스 인력들의 직업 선택 같은 것도 조금은 머리를 써야 합니다. 뭐 한 두 번 실패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터득될 정도 수준이라 부담은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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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주인공 스킬 업그레이드도 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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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스 병력들도 게임 내 재화를 모아 6단계로 업그레이드가 됩니다. 끝까지 해주면 다들 꽤 강력해요.)
- 게임 형식이 나름 신선, 다르게 말해 생소하다 보니 처음엔 '대체 어쩌라는 것인가' 라는 막막함이 조금 있습니다만. 이 게임의 의외의 장점 하나가 바로... 어렵지가 않다는 겁니다. ㅋㅋㅋ 초반의 맵 정찰도 시간이 빠듯한 듯 하면서도 결국 주어진 시간 안에 충분히 다 돌 수 있게 되어 있구요. 몰려오는 적들도 처음엔 난감한데 금새 감이 잡혀요. 전투 중에 호위 무사가 죽어도 게임 오버 되는 게 아니라 영혼 상태로 일정 시간을 보내다가 다시 부활하게 되어 있구요. 게임 내 재화가 부족해서 원하는 직업들을 맞추기 힘들다? 라는 경우라면 일단 포기하고 스테이지 선택 화면으로 돌아가 이미 클리어한 마을을 방문하면 보너스로 재화를 지급해 줍니다. 넘치진 않지만 크게 부족할 일은 거의 없어요. 매 스테이지를 모두 최고 비싼 직업으로 다 도배해 공략할 생각만 아니라면야...
그리고 이런 '어려운 듯 사실은 쉬운 난이도'가 이 게임의 재미 포인트입니다. 그러니까 디펜스 전략과 직업 선택에 상당한 자유가 보장되는 거죠. '이 스테이지는 너무 어려워서 반드시 이 직업 몇 개와 저 직업 몇 개로 다 채운 후에 무조건 특정 위치에서 방어해야 한다!' 같은 게 없어요. 본인 마음에 드는 직업 조합이 있으면 그걸로만 꾸준히 밀어도 (호위 무사 컨트롤만 어느 정도 해준다면) 대부분의 스테이지를 무난히 클리어할 수 있구요. 그러다 가끔 평소 안 써 본 직업 조합을 시도해 봐도 역시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적어도 첫 회차에선 그렇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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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신경 써서 디자인한 일본풍 요괴들이 와장창 나오고 각자 생김새든 행동 패턴이든 개성들도 충분해서 좋습니다.)
- 이런 기본 게임플레이 외에 또 플레이어가 할 일을 잔뜩 마련해 놓았습니다. 클리어한 스테이지는 주인공의 영토가 되어 나중에 재도전을 할 수도 있고 그냥 들어가서 마을 구경도 하고, 망가진 마을 건물들을 수선할 수도 있어요. 열심히 수선하면 각종 보상이 주어지고 그걸 통해서 주인공과 디펜스 병력들을 파워업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하구요. 또 각종 업적 달성을 통해 수집품 같은 걸 주기 때문에 수집벽 있는 분들은 각오를... ㅋㅋㅋ
또 엔딩을 보면 바로 다음 회차 도전 기능이 열립니다. 이때 이전 회차에서 해 놓은 모든 업적과 업그레이드가 전부 그대로 승계되기 때문에 몹들은 강해졌지만 난이도는 훨씬 내려간 기분으로 다시 즐기며 전에 안 썼던 다른 조합도 실험해 보고, 또 이전 회차에서 달성 못했던 업적들도 노리고... 이런 식으로 놀 수 있어요. 한 마디로 '다회차 하며 뽕을 뽑아 주세요'라는 것인데 이게 꽤 잘 되어 있는 편입니다. 2회차를 해야 진짜 엔딩을 볼 수 있게 되어 있는데, 2회차는 첫 회차 대비 시간이 1/3 정도 밖에 안 걸렸던 듯 하고. 또 오히려 첫 회차보다 더 재밌다는 기분도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직접 조작하는 주인공 캐릭터의 파워 업 덕분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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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 요소들... 입니다만. 전 이런 데 별 관심 없어서 다 모으고도 굳이 들여다보진 않았습니다. ㅋㅋ)
- 뭐랄까... 게임이 완벽하진 않습니다. 앞서 말했던 '사실은 쉬운 난이도' 같은 건 도전을 좋아하는 게이머들에겐 분명히 단점이겠구요. 다회차 플레이 외엔 난이도 조절 옵션이 아예 없어요. 또 난이도가 그렇다 보니 직업별 파워 밸런스도 걍 대충입니다. 특히 막판 가면 열리는 몇 직업은 지나칠 정도로 강력해서 '뭐하러 다른 직업들 골라서 사서 고생함?'이란 느낌도 조금 있구요. 이거랑 저거랑 그걸 조합해서 유기적으로 뭘 어떻게 어떻게... 이런 깊이 있는 전략은 가능할 것 같지도 않고 그럴 필요도 없다는 거. ㅋㅋ 또 주인공 호위 무사의 존재 의의를 살리기 위해 그랬는지 이게 주인공 없이 디펜스 병력들만으론 클리어 가능한 스테이지가 거의 없거든요. 그러다 보니 거의 모든 맵의 디펜스 전략이 통일됩니다. 병력을 여신 근처에 요령껏 배치한 후 주인공과 함께 디펜스... 이런 식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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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지 하나마다 하나씩 꼴로 거대 보스전도 나옵니다. 캡콤 액션 게임에 이런 게 빠지면 서운하죠.)
- 어쨌든 뭐. 강력한 왜색(ㅋㅋㅋ) 미술 디자인에 거부감이 드는 분들을 제외하면 대체로 가볍게 즐길만한 소품 게임이었습니다. 재밌어요. 이 게으른 제가 대략 15시간 이상 걸린다는 게임을 3일만에 다 깨고 2회차까지 했으니 분명히 재미는 있는 겁니다. ㅋㅋㅋ
다만 5만원돈을 주고 사서 후회 없겠니? 라고 물어보면 좀 애매해지는 감이 있네요. 부실한 게임이라서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소품 게임이라서요. 캡콤이 아닌 인디 개발사가 만들었다면 3만원대 정도로 나왔을 텐데 그 값이면 상당히 추천하겠지만 지금 값으론 좀...
그리하여 게임패스 유저들에겐 상당히 추천. 아닌 분들에겐 세일이나 저렴한 중고로 추천. 뭐 그렇습니다. 어쨌든 저는 간만에 꽤 즐겁게 엔딩 봤네요. 끝.
+ 좀 더 다듬고 발전시킨 속편이 나와도 좋겠다... 고 생각했는데 보니 격하게 안 팔리는 중이라네요. ㅋㅋㅋ 출시 즉시 게임패스에 등록된 영향도 있겠지만 위에도 적었듯이 가격이 좀 애매합니다. 스팀에서 보통 이 정도 규모의 이런 장르 게임을 5만원에 팔진 않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