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바낭] 내친 김에 그냥. '아리스 인 보더랜드' 시즌 3 짧은 잡담입니다

 - 나온지 며칠 안 됐습니다. 에피소드는 여섯 개 밖에 안 되는데 마지막 두 에피소드가 80분이 넘는지라 사실상 일곱 개 정도 분량이네요.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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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시즌이라 그런가. 갑자기 홀로 폭주하는 느낌의 포스터 이미지입니다. ㅋㅋㅋ)



 - 이전 글에도 적었듯이 이 이야기는 시즌 2에서 완전히 끝이 났습니다. 혹시나... 하는 맘으로 다음 시즌 떡밥을 던지는 장면이 슬쩍 나오긴 했지만 모든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완전히 마무리했어요. 그러니 이 시즌 3은 시즌 2의 성공에 신이 난 넷플릭스의 추가 주문이라든가... 하는 어른의 사정으로 탄생한 사족 그 자체인 것. 사실 방금 문장을 적기 전에 '혹시 내가 또 잘못 알고 헛소리를...' 이란 생각이 들어서 검색을 해봤더니 원작 만화의 완결 후 제목에 'Retry' 라는 뱀다리를 붙인 특별 에피소드가 나온 게 있긴 한데, 결국 요 시즌 3과는 전혀 상관 없는 내용인 게 맞습니다. ㅋㅋㅋ 그렇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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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랬던 백수 청년 아리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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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듯한 직업 & 결혼으로 이렇게 되었습니다. 배우가 바뀐 줄 알았네요. ㅋㅋㅋ)



 - 만든 사람들도 그렇게 큰 야심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에피소드 수도 시즌 1, 2의 여덟 개에서 두 개가 줄어든 여섯 개가 됐구요. 


 에피소드가 줄어든 만큼 주인공들이 참가하는 '게임'의 수도 줄어들었고. 그 게임들은 지난 두 시즌 동안 써먹지 않은 원작 등장 게임들을 가져와서 살짝 손을 봐 놓은 것 + 그냥 아예 새로 생각해낸 것... 으로 나뉘는데요. 그냥 싹 다 큰 허점들이 있어서 게임 보는 재미는 매우 약합니다. ㅋㅋ 예를 들어 몸 쓰는 게임들은 정말로 그냥 볼거리용일 뿐이고 주인공들은 싹 다 금강불괴 체력과 맷집으로 살아 남아요. 머리를 쓰는 게임의 경우엔 나름 흥미롭게 전개해 나가다가 가장 중요한 순간에 '아이코! 운이 좋았네!!' 로 넘어간다든가. 막판에 대반전을 벌이면서 역전승을 하는데 그 반전에 대한 설명을 생략하고(!!!) 넘어가 버리는 등 상식을 초월하는 연출들이 나와서 헛웃음만.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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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도쿄 타워를 등반하며 빙고를 한다! 는 발상은 나쁘지 않지만 이런 데스 게임 장르에서 순수 피지컬로만 승부하는 게임은 별로 재미가 없...)


 그리고 특히 문제가 심각했던 게 마지막 게임이었어요. 이 드라마의 괴이한 전통 하나가 시즌 1도 시즌 2도 늘 마지막 게임이 탈력감 가득했다는 건데요. 액션이나 두뇌 회전보다 그냥 캐릭터들 드라마에 힘을 주기 위해 고안된 게임들이니 어쩔 수 없었겠거니... 라고 이해해줄 순 있는데 요 시즌 3의 마지막 게임은 그 '캐릭터들 드라마'에 힘을 지나치게 줘버려서 게임 자체는 단순한데도 시간이 엄청 길어지고 아주 질질 끕니다. 그 와중에 어떻게든 극적인 상황 만들어 보려고 몇몇 캐릭터들에게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선택들을 시켜서 짜증을 유발하기도 하구요.


 그나마 괜찮았던 건 원작에 없는 오리지널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해서 보여주는 드라마들이 의외로 볼만했다는 건데. 그마저도 마지막 게임에서 다들 망가져 버리는 데다가 이 모든 사단의 흑막이 참 존재감도 없고 납득도 안 되는 하찮은 존재로 그려져서 게임의 마지막을 보고 나면 이게 대체 뭔가... 싶어지더군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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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구성상 이렇게 아리스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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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기 팀으로 나뉘어 진행되는 가운데 동료들로 나오는 조연들 캐릭터가 괜찮은 놈들이 좀 있었다는 게 그나마 이 시즌의 장점입니다. '그나마'요.)



 - 하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았던 부분이라면.


 이미 시즌 2의 결말, 참으로 편안하고 행복하며 보는 사람 모두를 흡족하게 만들어준 그것을 봐 버린 상태에서 시작하게 되기 때문에 시청에 스트레스가 없습니다. 기껏 그렇게 아름다운 결말을 맺어 놓고선 이런 보너스 시즌으로 그걸 망쳐 버릴 리가 없잖아요? ㅋㅋ 그러니 결말을 모르지만 다 아는 것 같은 기분으로 부담 없이 볼 수 있었구요.

 게임들이 다 하찮긴 하지만 이 하찮음에는 이미 지난 두 시즌 동안 적응을 완료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적고 보니 이게 장점 맞나 싶지만... ㅋㅋ) 그리고 여전히 돈 많이 들인 볼거리들과 감독의 준수한 연출력 덕에 적어도 지루하단 생각은 안 하면서 봐 넘길 수 있었구요. 대신 황당해서 혈압이 좀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게... 시즌 2에서 이미 충분히 닫힌 해피 엔딩을 보여줬지만 일 끝낸 주인공들 굳이 소환해서 한 번 더 고생 시킨 김에 그보다 더 꽉 닫힌 완전한 해피해피 마무리를 선사해줍니다. ㅋㅋㅋㅋ 그래서 마지막 크레딧이 올라갈 땐 참으로 홀가분한 기분!! 이젠 정말 끝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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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 남자분은 '비주얼도 좀 되는 스턴트맨' 포지션으로 이런저런 B급 영화들에 중간 보스 쯤 되는 악역 전문이셨던 분인데 모처럼 액션 없는 조연으로 연기만 열심히 하셨습니다. 암튼 반가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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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은 비주얼이 독특해서 출연작은 별로 본 게 없는데 그냥 기억에 남던. '봉오동 전투'에도 나오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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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듀게에선 가장 많이 알아보실 배우가 아닌가 싶네요. 딱 보자마자 왜 이리 한국 사람 느낌이지? 했는데 국적상 한국인이셨어요. ㅋㅋ 이현리씨. '우연과 상상'을 비롯해서 유명한 작품에도 자주 나오셨다죠.)



 - 뭐 그렇습니다. 시즌 1과 2를 이미 본 사람 한정으로 안 봐도 상관 없지만 봐도 나쁘지 않을 정도의 내용과 퀄리티로 만들어진 '별책 부록'이었구요.

 데스 게임 장르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비록 디테일은 몹시 하찮으나 나름 스케일 크게 연출되는 극중 게임들을 보면서 '그래 이거라도 어디냐'라는 기분으로 적당히 즐기실 수 있겠고. 원작 만화의 팬분들도 시즌 1, 2에서 등장하지 못한 게임이나 캐릭터들이 여기에 나와 활용되는 걸 보면서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순 있겠네요.

 지금까지 한 시즌도 보지 않으신 분들에게 이걸 추천하겠느냐... 라고 묻는다면 여전히 제 입장은 '아뇨 뭐 그럴 것까진' 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어른의 사정으로 인해 어거지로 추가된 사족이라는 걸 감안할 때 이 정도면 선방했다... 라고는 할 수 있겠습니다. ㅋㅋ

 뭐 그러합니다. 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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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으로 제가 비주얼 때문에 편애하는 분 짤도 한 장... 나오긴 하시는데 비중은 아주 작습니다.)




 + 주인공들 이야기가 완전히 다 끝난 후에 마치 '오징어 게임'을 벤치마킹한 것 같은 떡밥을 던지며 마무리됩니다. 그러니까 국적 갈아타며 새로운 시즌을 낼 수 있는 설정을 던진 건데요. 불행히도 이 시즌 3의 반응이 지금까진 별로 안 좋아서 실현될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 말하자면 이 시즌 3은 오징어 게임의 시즌 2, 3과 같은 처지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이미 할 얘긴 다 끝냈는데 물주가 더 만들어달라고 하니 네 네 하면서 만들어진 사족인데요. 그래서 두 사족끼리 대결을 붙인다면... 좀 애매합니다. '팬서비스'에 매우 충실했다는 점에서 이 쪽에 가산점을 줄 수 있겠지만 엄격하게 보면 완성도는 오히려 오징어 게임 마지막 시즌이 나은 느낌이라... ㅋㅋㅋ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시즌 2에서 무사 생환하고 러브라인까지 세우며 끝을 냈던 주인공들, 그러니까 아리스와 우사기 커플은 이미 결혼까지 해서 잘 살고 있습니다. 아리스는 그새 뭘 어떻게 했는지 상담사로 취직해서 멀쩡한 직업으로 돈까지 벌고 있구요. 다만 우사기가 원래부터 갖고 있던 돌아가신 아빠에 대한 트라우마는 어찌된 일인지 지난 시즌들보다 훨씬 더 파워업을 해서 이 양반의 멘탈을 갉아 먹고 있네요. 사실 말도 안 되는 전개인데 어떻게든 주인공들을 다시 임종의 나라로 끌고 가기 위해 어쩔 수 없었던 걸로 이해해 줍니다. ㅋㅋㅋ


 시즌 2에 등장해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후 현실로 안 돌아가고 임종의 나라에 남아 게임 관리자로 살기로 결심했던 연쇄 살인마가 있어요. 얘가 주인공 아리스의 능력에 감탄해서 살짝 호감을 갖고 있는데요. (근데 정작 시즌 2에서 이 놈은 아리스가 활약하는 걸 제대로 본 적이...;) 암튼 관리자 생활 좀 해 보니까 도무지 아리스만한 능력자가 없어서 재미가 없는 겁니다. 그래서 이 놈이 현실 세계에 나타나서 (아니 어떻게;;) 죽음 후의 세계, 임사 체험에 집착하는 의대 교수 한 놈을 꼬시고. 이 놈이 우사기를 꼬셔서 둘이 함께 이상한 약물을 먹고 임종의 나라로 떠납니다. 아리스는 워낙 멘탈이 튼튼해져서 직접 꼬셔봐야 안 넘어올 것이니 갸가 죽고 못 사는 와이프를 끌어 들이면 따라 오겠지... 뭐 대충 이런 계산이었다네요.


 이후로는 뭐 별 거 없습니다. 그 곳에서 새로 만난 재참가자들(시즌 1, 2의 기존 캐릭터들은 등장하지 않습니다)과 힘을 모아 게임들을 클리어해 나가구요. 그러는 과정에서 안타깝게 죽는 사람들도 많이 나오고 그러다가 마지막 게임에서 우사기를 다시 만나겠죠. 그러고서 방탈출 비슷한 게임을 진행하는데 마지막에 딱 한 명이 희생을 해야 나머지가 살 수 있는 상황이 되고 이때 잽싸게 아리스가 희생을 선택합니다. 그래서 자기를 제외하고 다 내보냈더니... 짜잔~ 하고 축하 메시지가 떠요. 자신을 희생하고 남들의 미래를 열어 준 니가 진정한 승자!!! 그러면서 바깥으로 나간 사람들에게 거대 지진과 쓰나미가 밀어닥치며 위기에 빠지는데... 게임장 외벽을 직접 두들겨 부수며 밖으로 뛰쳐나가 다른 동료들을 다 구해주지만 하필 우사기만 이미 물에 쓸려 내려가 버렸구요. 그래서 거대한 물살 속으로 몸을 던지는 아리스입니다만. (이후 자잘한 전개는 대략 생략하구요.)


 끝까지 자신의 동료가 되는 걸 거부하고 아내 구해서 현실 세계로 가겠다는 아리스에게 실망한 우리 빌런님, 위에서 언급한 연쇄 살인마놈이 에라이 이럴 거면 차라리 죽어버려라. 라며 총을 쏘려는 순간 갑자기 이 놈이 픽하고 죽어서 쓰러진 후 뒤에서 짜잔~ 하고 나타나는 스페셜 게스트, 와타나베 켄의 형상을 한 누군가가 나타나서 아리스와 한참 수다를 떱니다. 넌 참 흥미로운 녀석이라느니, 남들과 다른 특별함이 있다느니 하면서 주절주절하다가 '어차피 살아 나가 봐야 개고생하다 다시 죽게 돼 있는데 그냥 죽지 않으련? 뭐 니가 굳이 살고 싶다면 살려는 주겠지만 그게 별 의미가 있을까? 그냥 죽자 응?' 같은 하나마나 한 소릴 엄청 길게 늘어 놓는데 진심 바보 같지만 그걸 연기하는 게 와타나베 켄이라 대충 참고 보다 보면... 결국 아리스는 살겠다며 물로 뛰어들어 우사기를 구하고. 현실로 돌아옵니다.


 현실로 돌아온 아리스는 임사 체험 중에 자길 돌봐 준 이전 시즌 동료 안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당연히 우사기도 살아나서 알콩달콩 신혼 생활 이어가겠구요. 애 이름을 뭘로 짓나~ 같은 행복한 고민을 하다가 직장에 출근하니 오늘따라 상담 받으러 온 고객님들이 싹 다 시즌 1, 2의 동료들이라 (어차피 기억이 없어서 서로 알아보진 못합니다) 모두에게서 행복한 근황과 함께 '산다는 것'에 대한 희망차고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나씩 들어 주고요. 그렇게 마무리가 되는데... 티비 뉴스에서는 '전세계적으로 거대 지진, 쓰나미의 징조가 감지되고 있다' 는 의미심장한 이야기가 나오고.


 장면이 바뀌면 쌩뚱맞게 미국이에요. 카페테리아에서 별로 안 중요해 보이는 두 남자가 수다를 떨며 주문을 하는데, 그 주문을 받은 얼굴이 안 보이는 여직원이 열심히 일하다 몸을 휙 돌리니 명찰만 보이구요. 그 직원의 이름은 바로 Alice 였던 것입니다... ㅋㅋㅋ 아마 추가 시즌을 만든다면 미국을 배경으로 여자 '앨리스'를 주인공 삼아 이야길 펼치고 싶다는 소망인 거겠죠. 이루어지긴 힘들어 보이지만 일단은 제작진의 소원 성취를 빌어 봅니다. 의리!!!

    • 글 잘 읽었어요. 감사합니다. 전 안볼래요. 넷플릭스도 안하고요. 저 어렸을 때 [맨말의 아리사]라는 순정만화가 있었어요.


      [바벨2세] 같이 일본만화가 우리 만화가가 그린 것처럼 하는 거여요. 무시무시한 복수극이어요.




      여주인공 머리색이 백발이 되었다가 '은발'로 바뀌어요. 나이가 들어서 '아리사'가 '앨리스'인건 알게되었어요.


      로이배티님 글 읽으니 일본식 발음은 '아리스'가 맞네요 :)


      ----


      [맨말의 아리사]를 [은발의 아리사]로 수정해요.

      • 찾아 보니 '은발의 아리사'였던 모양이네요. https://blog.naver.com/no_comm/223302021926


        아무래도 시절이 시절이다 보니 자체 검열 삼아 내용을 수정한 부분들이 흥미로워 보여요. 원작도 재밌어 보이지만 이제 찾아 볼 길은 없겠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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