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바낭] 요즘도 이런 영화를 만드는구나! '우리는 고깃덩어리' 잡담입니다

 - 어쩌다 보니 또 2016년산 멕시코 영화입니다. 런닝 타임은 1시간 19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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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 릴레이로 장식된 포스터인지라 굳이 설명을 덧붙이자면 토마토는 73%, imdb 유저 점수는 4.7... 뭐 그러합니다.)



 - 뭐라 설명하기가 어려운. 하지만 극도로 더럽고 불쾌한 무언가를 한참 보여주는 도입부가 펼쳐집니다. 굳이 설명하자면 폐허 같은 건물의 내부에서 완전히 정신 나간 듯한 기괴한 표정을 한 남자가 다 상한 음식들을 갖고 뭘 막 만들어요. 그리고 그걸 어딘가에 밀어 넣고 한참 기다려서 정체 모를 무슨 기름 같은 걸 받습니다. 그걸 한 방울 먹고 흐뭇해하고... 이런 건데 그 음식 제조 과정의 비주얼이 참 압도적이어서요. ㅋㅋ

 암튼 이 불쾌한 아저씨의 일상을 한참 보다 보면 이 폐허로 한 쌍의 젊은 남녀가 들어옵니다. 도시를 다 누볐는데도 잠 잘 곳을 못 찾았다며 자기들도 같이 좀 살자는데 아저씨는... 의외로 환대를 해 줍니다? 근데 그 대신 자신의 규칙을 따르기를 이들에게 요구하는데, 그게... 엄...... 그냥 온통 기괴한 가운데 그 중 대부분이 19금이라고만 말 해두겠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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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장면이 꽤 자주 나오는데 그럴 때마다 격렬한 비위 상함을 각오 하셔야 합니다. ㅋㅋ 식전이나 식사 직후엔 피하세요.)



 - 네. 또 멕시코 영화이고 또 2016년 영화에요. 대체 이 때 쯤에 멕시코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던 걸까요. ㅋㅋㅋ

 사실 그 '야생 지대'와 이 영화는 다릅니다. 전혀 비슷하지도 않죠. '야생 지대'가 SF/호러라는 장르를 빌려서 충분히 알아 먹을만한 사회 풍자를 하는 준수한 장르물이었다면 이 영화는 감독의 예술혼! 아티스트 스피릿!! 이 마구 미쳐 날뛰는 아트하우스 영화구요. 그 중에서도 온갖 자극적인 설정들을 완전히 선을 넘어 극한까지 밀어 붙이며 보는 사람들을 당황시키는. 그리고 그 안에 온갖 은유들을 심어두는 류의 난해한 본격 예술 영화... 에 가깝습니다. 참 진부 식상 무책임한 표현들이지만 간단히 이름을 붙이자면 그래요.


 근데 사실 이런 영화들이 심심찮게 나와서 논란을 일으키고 화제의 중심이 되고 그러면서 감독의 이름도 날리고 뭐 그러던 시절이 분명히 있었죠. 대략 20세기 후반에 많았던 것 같은데 한동안 소식이 뜸해졌다... 했었거든요. 근데 1990년생의 젊은 (찾아보니 심지어 잘 생겼습니다 ㅋㅋ) 감독이 갑자기 툭. 하고 이런 영화를 던져 놨네요. 그래서 오랜만에 이런 걸 보니 신선하다 싶기도 하고. 뭐 그래서 대체로 좋게 봤습니다. 그렇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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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 내러티브의 거의 알파 겸 오메가를 맡고 계신 광인 아저씨. 일단 배우님의 연기가 정말 강렬하고 훌륭했다는 것 자체는 이견이 없겠습니다. 영화가 맘에 들고 안 들고를 떠나서요.)



 - 워낙 극악의 황당무계 장면들로 일관하는 영화이다 보니 어떤 한 번에 알아 먹을만한 이야기나 메시지 같은 걸 기대하면 안 됩니다. ㅋㅋ 그리고 이런 영화들이 다 그렇듯이 '아니 뭘 이렇게까지!' 라는 생각을 보는 내내 계속 하게 되구요. 또 영화가 끝날 때 쯤에 생각을 정리하다 보면 다시 한 번 똑같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니 뭘 이렇게까지. ㅋㅋㅋㅋ 금기를 깨고 솔직한 인간의 욕망과 본성에 대해서 얘기해 보자는 의도를 아무리 봐도 실제처럼 보이는 섹스 장면들로 표출하는 건 좀 유행이 한참 지나지 않았나. 이런 생각도 들구요. 아니 그렇잖아요. 인간이 자신의 성욕에 솔직해진다고 해서 자기 친남매와 섹스에 도전할 사람들이 그렇게 많을 것 같진 않...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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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말로 '포르노그라피 그 자체'의 수위를 자랑하는 영화인지라 올릴 수 있는 짤이 많지 않습니다.)



 - 하지만 어쨌든 시작부터 끝까지 넘쳐나는 상징들, 은유들 덕택에 뜯어 보고 해석하며 의미를 찾고 분석하기 좋아하는 분들에겐 꽤 흥미로운 작품이 될 수도 있겠구요. 그리고 놀랍게도, 그 역겹고 불쾌한 이미지와 설정의 연속들 속에서도 영화가 은근히 코믹하면서 또... 보기 좋게 아름답습니다. 미치광이 리더 아저씨는 영화 내내 기묘한 움직임을 시전하며 난해하고 당황스런 대사들을 읊어대는데, 다 보고 나서 검색해 보니 그게 다 프로 무용수 몇 분이 참여해서 짜 준 안무들이었다고 하구요. 또 이 아저씨와 주인공들이 영화 내내 폐허 건물 내부에 만드는 골판지 동굴도 감독과 친분이 있는 현대 미술가의 작품을 영화에 맞게 고쳐서 만들어낸 거라구요. 그러니까 뭔가 다 근본이 있는 멋인 가운데 감독님 본인의 미적 감각도 훌륭해요. 그래서 정말 쌩뚱맞고 보기 싫은 가운데 강렬하게 시선을 잡아 끄는 희한한 볼거리를 구경할 수 있습니다. 아마 이 영화가 아주 맘에 안 들고 보기 싫었던 사람들도 이런 부분은 대체로 인정하지 않을까 싶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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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 폭력, 남성, 종교, 섹스... 대략 '야생 지대'와의 공통점인데요. 나름 자국 상황을 은유, 풍자하는 거겠지만 대체로 보편적인 소재들이기도 하죠. 표현 방식이 워낙 심해서 그렇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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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적었듯이 건물 내부입니다. 저걸 다 골판지 수작업으로 만들어냈다니 주인공님들은 다 예술가이셨던 것...)



 - 뭐... 더 할 말이 없구요. 일부러 작정하고 만들어낸 맥락 없이 극단적인 환상의 연속... 이라고나 할까요. 거기에 멕시코의 여러 문제적 상황들을 은유로 왕창 때려 박아 사회적 메시지를 냄과 동시에 인간이라든가, 종교라든가... 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기를 요구하는. 대략 그런 작품인데요. 감독님의 패기를 좋게 받아들이고 그 취지에 동참하고픈 분들이라면 흥미롭게 볼 수도 있겠지만. 일단 허들이 매우 많이 높습니다. ㅋㅋㅋ 계속 말했듯이 '이렇게까지??' 라는 생각이 참 많이 드는 것도 쉽지 않은 부분이었구요.

 그래서 나름 흥미롭게 잘 보긴 했지만, 추천은 하지 않겠습니다. ㅋㅋㅋ 아마 가스파 노에의 영화들을 '즐겁게' 보시는 분들이라면 큰 부담 없이 즐기실 수 있을 것 같기도 하지만, 역시 그것 자체가 참으로 높은 허들 아니겠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끝이에요.




 + 스포일러는 정말 간단하게 결말 부분만 요약을...


 그래서 외부와 단절된 폐허가 된 빌딩 안에서 생활을 시작한 세 사람은... 참 별의 별 짓을 다 합니다. 일단 매일매일 하루 종일 골판지들을 모아다가 빌딩 내부를 동굴로 만들구요. 그러다 이 아저씨가 의문의 문짝(?) 뒤에서 전달 받는 다양한 상한 음식들을 굽고 끓이고 해서 우웩 거리면서 다 먹구요. (남기면 큰일 납니다. ㅠㅜ) 그런데 그 와중에 남매 중 여동생 쪽은 어찌된 일인지 처음부터 이 아저씨를 좋아해요. 그래서 그나마 정상인의 센스를 가진 유일한 캐릭터인 오빠 쪽이 고통을 받고. 특히나 여동생이 아저씨의 부추김으로 자꾸만 섹스를 하자고 달려드니 더 난감하겠죠. 이 꼴을 견디다 못한 오빠 쪽이 반란을 시도하지만 바로 제압 당하고는 순한 양이 되어서 결국 둘은 섹스를 하고 뭐...; 암튼 그러다가 나중에 어쩌다 오빠가 크게 다쳐서 죽어가는데... 어디서 난 건지 군인 하나를 잡아와다가 군가를 부르게 시킨 후에 목을 베어서 피를 받아다가 오빠에게 먹이니 살아난다든가. 이런 일들이 생기구요. 


 그러다 마지막엔 또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모를 사람들이 우루루 그 동굴에 들어와서 환각적인 음악과 함께 난교 파티를 벌입니다. 그게 절정에 달하자 아저씨는 스스로 기꺼이 분해(...)되어서 자신의 살을 사람들에게 먹이구요. 그러면서도 머리통만 남아서 생글생글 웃는다거나... 뭐 그러다 빌딩 동굴의 매우 여성 성기처럼 생긴 어딘가에서 어른 사람 하나가 태어나는 장면이 하일라이트였고. 다음 날 아침, 대략 파티가 끝나서 모두가 동굴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가운데 한 남자가 헤롱거리며 일어나 타박타박 어디론가 걸어가요. 그리고... 조금 걸어 나가니 영화 내내 주인공들이 갇혀 있던 공간의 문이 보이고 매우 멀쩡한 인간 세상의 문짝처럼 생긴 그것을 열고 나가니 역시 매우 멀쩡한 인간 세상의 건물 내부가 나옵니다? ㅋㅋㅋ 그리고 조금 더 걸어가서 바깥 세상으로 나가는데... 여지껏 아포칼립스 분위기를 냈던 영화 내용과 다르게 바깥 세상은 아주 멀쩡한 그냥 요즘의 멕시코입니다. 그렇게 터벅터벅 인파 속으로 걸어가는 남자의 모습으로 엔딩이에요.

    • 흥미가 생기지만 쉽사리 선택 할 거 같지는 않는 그런 영화군요. 로이님의 글로 본 걸로 칠게요ㅎㅎㅎ

      90년생 감독이 20대 중반에 만들었으니 그 수위가 더 굉장할 거 같아요. 근데 또 나름 다 멋있다고 하니 그 감각은 유지하면서 표현 방법을 다듬은 다음 영화는 어떨지 궁금해집니다.
      • 근데 이게 이제 9년 묵은 영화인데 아직 후속작이 없어요... 하하; 다음 작품을 좀 오래 준비하고 계시는 걸로 생각해 보겠습니다. 나름 평가도 높았고 감독님이 워낙 젊으시니 기회는 또 주어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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