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바낭] 우당탕탕 유럽출장

우당탕탕 유럽출장
#회사바낭

유럽출장을 다녀왔어요.
어쩌다 해외출장을 가긴 하는데, 최근에는 중국, 일본이었고 독일은 처음입니다. 게다가 마가 끼었는지 올해 줄줄이 해외출장을 가야 합니다. 9월부터 내년 4월까지 거의 매달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 중간중간 다른 건수는 다른 사람을 대신 보내자고 합니다. 어차피 제 일인데, 다른 사람을 대신 보내면 인수인계도 해야 하고 제대로 결정도 못하고 올텐데?

이번에는 독일이었는데, 제가 막내였습니다. 저도 나름 부장인데 저보다 더 고참님들이랑 같이 가는지라.. 여행사에 연락해서 항공권을 끊고 좌석을 고르고, 기차도 끊고 구글맵을 보실줄 모르는지 그 동네 한식집이 있는지도 찾아보래서 한식집을 찾아보고..

항공권과 기차시간은 같이 가는 공급사의 한국지사에서 정해줬는데,… 시간이 좀 빠듯해 보입니다. ‘유럽 기차는 연착 잘 하니까 괜찮을거에요. 놓치면 책임질게요’ 라고 했는데 그만…기차는 정시출발, 비행기가 연착했습니다. 그래서 기존 기차표는 날리고 새로 기차표를 끊었습니다.
크흑.. 굳이 말은 안했지만 책임진다고 했으니 이거 돈으로 주겠지? 생각을 했는데…

보통 한국 지사랑 같이 출장을 가게 되면 현지 본사에서 한번 정도 리셉션이라고 저녁을 사주고, 지사에서도 사주는 경우가 있는데, 미안하게도 일주일 내내 번갈아가면서 사주더라고요. 같이 이동하니 택시비도 다 내주고..
그래서 기차표는 차마 달라고 못 했습니다.

같이 간 한국지사에 술 좋아하는 분이 있고, 독일 아저씨도 술을 좋아해서 거의 매일 저녁에 반주를 하고 그냥 들어가면 심심하니 한잔 더 하자고 하고.. 한국에서 한달 1번만 회식해도 기빨리는데, 6일 연짱 하니까 지치더군요. 가뜩이나 낮에 안되는 영어로 회의 하는 것도 머리에 쥐나는데..

독일 아침 9시면 한국 오후 5시라서 저녁에는 또 일을 해야 합니다. 9시부터 5시까지 독일/한국 아저씨들이랑 회의하고 저녁먹고 술먹고 호텔 돌아와서 일하고 12시쯤 자면 새벽 4시쯤 스팸전화가 울립니다. 앞에 82가 붙어서 스팸필터링이 안 먹어요. 업무상 모르는 번호도 다 받아야 하기 때문에 번호 차단을 못하는데 3일째 밤부터는 그냥 무음해놓고 잤습니다.

하루는 로비내려와서 또 급한일하고 있는데 왕고님이 전화가 옵니다. 2차 갔다가 지갑 잃어버리셨다고.. 그래서 부랴부랴 법인카드센터 연락해서 카드 정지하고 개인카드정지는 로비에서 만나서 직접 하시고.. 아놔..

독일은 정년이 67세라고 합니다. 상대쪽 매니저는 은퇴를 두번하셨다고.. 이번 프로젝트 끝나면 정말 은퇴하실거라고 합니다.
우리는 정년이 67세인걸 부러워하고, 그쪽은 우리가 60세인걸 부러워하고.. ㅎㅎ

유럽 엔지니어링 회사나 우리나라 제조업이나, 젊은 사람들이 없어서 프로젝트 회의를 하는데 우리는 부장이 막내이고 상대방은 머리 허연 60대 아저씨들이 대부분이고..

저희 고참님들은 이번 프로젝트 하면서 기술(?) 배워서 정년후에도 써먹는게 목표이신것 같고요

그렇게 낮에는 종일 회의하고, 저녁에는 매일 회식(?)하고 마지막날 아침에 후다닥 나와서 아이 옷 한벌 사가지고 귀국했습니다. 기타등등 에피소드가 많은데,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서 삭제했습니다.

다음 출장은 후배를 대신 보내기로 했고, 11월과 12월에 다시 독일을 가야 하는데(각각 다른 회사), 토요일 출발해서 5일 일하고 한국 돌아오면 일요일이라 휴일이 없는 일정입니다. 12월은 연말이라 독일쪽에서 미루자고 했으면 싶고요. 11월은 직항이 없어서 1회 경유 + 기차 2시간 걸립니다.
그런데, 같이 가는 사람이 외국 경험이 없는, 여권 만들어야 한다는 20살 연하의 현장기술직이신지라, 이번에도 Z세대 모시고 가이드+통역 해줘야 하는구나 싶네요

20년간 이 회사 다니면서 모은 마일리지보다 앞으로 1년간 모을 마일리지가 더 많을 것 같습니다.
    • 고생 많으셨습니다. 대표이사가 해외 갈 때 가방 모찌로 한번 따라갔는데, 실제 일은 별로 없었는데 윗분 시중드는게 일이라는 걸 깨닫는 출장이었어요. 돌아와서 하는 비용 정산은 또 얼마나 머리가 복잡한지 그 담에는 보내줘도 안간다는 소리가 나오겠더라고요;;;;  

      • 그래서 저희는 임원(비즈니스석) 수행시 수행자도 비즈니스 끊어줍니다. 그런데 그냥 안가는게 편할 듯 합니다.
    • 해외 출장이란 걸 갈 일이 없는 인생이라 독일이라니! 남의 돈으로 유럽이라니!! 라고 잠시 부러워하다가 글의 내용과 주제를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이런 여행이라면 그렇게 가 보고 싶지는 않네요. 하하. 남은 여행(?)도 화이팅입니다!!!

      • 회사 돈으로 마일리지 쌓고, (이제 나이가 들어서 장시간 비행은 너무 힘들었지만) 독일 가을하늘을 구경한건 좋았지만, 휴일 없이 7박9일 출장후 바로 출근하는건 무리데스..
    • 독일 어디로 가셨는지 몰라도 안타깝게도 구경을 위한 날이 한나절도 없으셨나 봅니다. 쇼핑 시간도 내기 어려우셨다니. 그 먼 장거리 비행을 하시고...그래도 맥주랑 소시지는 맛보셨겠죠.ㅎ 


       

      • 저희가 토요일 자정에 도착해서 일요일에 반나절 정도 돌아다닐 짬이 있었는데..

        15세기인가 16세기부터 있던 맥주집에서 맥주와 소세지로 점심을 먹고 이제 좀 구경을 다니나 했더니 또 돌아다니기 힘들다고 또 다른 사연 있는 맥주집을 가길래 저랑 몇몇은 안갔는데 저녁도 맥주와 안주로 먹었습니다.

        맥주 좋아하는 사람은 참 즐거워 하시더라고요.

        소시지랑 감자는 맛있었습니다. 아는게 그 독일식 족발 밖에 없었는데 정작 그건 같이 간 사람들이 비추라면서 못 먹고 쇼이펠레(?)라는 돼지어깨살 요리 등을 먹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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