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노 요시타카 전 다녀왔습니다
DAIN님이 글을 올려주셨길래 저도 한번 써봅니다. 저랑 감상의 초점이 달라서 제가 새로 글을 또 써도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애석하게도 아마노 요시타카를 잘 몰랐어서 이번 전시회를 통해 처음 알았습니다.
그래서 파이널 판타지의 일러스트들에는 크게 매력을 못느꼈습니다.



위의 두 그림들을 보면서는 알폰소 무하의 영향력을 느끼면서 혼자 웃었습니다 ㅎㅎ
제가 흥미를 느낀 건 소녀들을 주로 그린 팝아트 형식의 그림들이었습니다.

아마노 요시타카가 추구하는 환상의 세계에는 특유의 촉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뭔가 맨들맨들하고 광택이 있는, 양서류의 피부 같은 질감을 갖고 있다고 할까요. 그런데 탄력적이어서 누르면 뿅 하고 다시 원상복구 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작품 전체에 묻어납니다. 개구리 왕눈이를 할 때의 느낌이 작가 본연의 추구미인 걸까요?

이런 식으로 잡다한 팝아트를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데(전시회를 가면 이런 그림이 무조건 있습니다) 이 그림은 예외였습니다. 아마노 요시타카의 그림 속에는 액체의 성질이 있어서, 그림 속 피사체들이 그 액체 안을 부유하는 듯한 개성이 있습니다. 단순한 역동성이 아니라 물 속에서의 유영을 하는 듯한 느낌이 새로웠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액체 속에 분출되는 정자 같기도 하고요.
통일되지 않은 불균질한 개체들은 배열되는 그 자체만으로도 운동에너지로 표현이 되는 게 신기할 때가 있습니다.

아마노 요시타카의 전시회에서 아예 한 칸은 이런 소녀들 그림으로 채워져있습니다.
그림에 있어서 자기 영역을 완성한 사람들은 본인들의 추구미(?)도 이미 정립이 되어있는 게 흥미롭습니다.
이 작가는 동그란 얼굴에 커다란 눈, 튀어나올 것 같은 눈두덩이, 작은 코와 그보다 더 작은 입술을 가진 형태를 이쁘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이런 얼굴들을 보면서 이 작가는 혹시 금붕어에게서 아름다움의 모티브를 얻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았습니다.



이런 그림은 특히나 더 금붕어 같지 않나요?

이번 전시의 가장 대표격인 그림입니다.
이 그림이 제일 압도적이었던 것 같아요.
아마노 요시타카는 눈매의 양끝을 굉장히 휘어지고 파지게 그리면서 섬뜩한 느낌을 자아냅니다.
앞으로도 이런 전시 자주 했으면 좋겠네요.
사실 제가 볼 때에는 좀더 웃픈 개그가 있었습니다. "이게 귀칼인가" 라는 중년이 있었거든요. ㅎㅎㅎ :DAIN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