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바낭] 참으로 칙칙하고 더러운 범죄물, '겟 카터' 잡담입니다

 - 1971년작입니다. 런닝 타임은 1시간 51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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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이 쓰인 포스터 이미지 같지만 좀 사기입니다. 카터는 저런 총 한 번도 안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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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영화의 분위기를 왜곡하는 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내용상(?) 정직한 포스터는 이거겠네요.)



 - 범죄 조직의 남자들 몇몇이 모여 앉아 낄낄거리며 포르노 필름을 보고 있어요. 그 와중에 이런 데 취미 없다는 듯이 고고하게 폼을 잡고 있는 남자가 잭 카터. 자기 형의 부고를 듣고 고향으로 돌아가 상황을 살펴 보겠다고 하네요. 동료는 니가 가 봐야 거기 경찰도, 거기 조직들도 널 좋아하지 않을 거라며 시간 낭비 말라고 말리지만 듣지 않는 고집쟁이 카터씨는 결국 고향을 향하구요. 도착하자마자 자길 견제하는 이런저런 사람들을 통해 역시 수상하단 느낌을 받고. 이런저런 간단한 탐문과 우연한 만남 끝에 형이 살해되었다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그러니 어쩌겠습니까. 복수를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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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하러 가는 길에도 양서를 챙겨 읽는 우리의 교양 있는 런던 남자 잭 카터!!!)



 - 아마도 이 영화를 처음 본 게 2000년대 초반 즈음이었을 겁니다. 아무리 늦어도 2005년 쯤이었을 테니 20년만의 재감상이었던 셈이죠. 처음 볼 때 아주 인상 깊게 보긴 했지만 이 정도 세월이 흘렀으면 다시 봤을 때 어떨지는 장담을 못해요. 사람이 생각보다 쉽게 변하더라구요. ㅋㅋㅋ 그래서...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여전히 좋게 봤습니다. 처음 봤을 때와는 많이 다른 느낌이었는데... 바꿔 말하자면 그동안 갖고 있던 이 영화에 대한 이미지와 기억과는 많이 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만. 그래도 결론적으론 좋았습니다. 왜 그랬냐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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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는 단호하지만 우리 아이(?)에겐 따스하신 도시 남자입니다.)



 - 이 영화에 대한 평들을 찾아 보면 뭐 영국 범죄 스릴러, 특히 갱스터 영화에 새로운 바람! 이런 얘기들이 많은데 이런 쪽으로는 제가 할 말이 없습니다. 당시의 다른 영국산 갱스터 영화들을 잘 모르니까 비교를 할 수가 없잖아요. ㅋㅋㅋ 세월이 흐른 후에 과거에 센세이션이었던 작품을 접할 때마다 겪게 되는 난감함이죠. 요즘 아이들이 서태지나 듀스 무대를 보면서 당시 사람들이 왜 그렇게 열광했는지 이해하긴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의 이치랄까요.


 암튼 그런 부분을 제껴 놓고 그냥 제가 느낀 것만 얘기하자면, 제목에 적은 대로 영화가 참 칙칙하고 더럽습니다. 그게 제 호감의 포인트였어요. 이렇게 말하니 무슨 변태 같은데 어쨌든 전 그랬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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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내 보여지는 뉴캐슬의 풍광들은 참으로 멋지구리하지만 절대 가서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보시면 알아요. ㅋㅋ)



 - 예전 기억과는 다르게 굉장히 천천히 느긋하게 발동을 거는 영화입니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액션'이라고 부를만한 게 처음 등장하는 게 거의 영화 끝나기 30분 전 쯤? 정도이고 그때까지 영화가 보여주는 건 거들먹거리며 칙칙한 뉴캐슬 골목을 누비며 남루한 양아치들을 찾아가고, 협박하고, 두들겨 패는 카터의 모습들이에요. 그러면 그 긴 시간 동안 영화가 뭘 보여주길래 재미가 있었냐면, 하나는 분위기이고 또 하나는 아직 마흔이 안 된 마이클 케인의 형상을 한 잭 카터라는 캐릭터였습니다.


 제가 뉴캐슬이라는 도시에 대해서 아는 게 뭐가 있겠습니까만. 분명한 건 이 영화가 그 동네의 풍광을 참으로 다양하게, 그리고 참 보기 좋게 잡아낸다는 겁니다. 남루한 주택가와 그 뒷골목, 너저분한 술집들, 클럽, 빙고 게임장, 차가운 느낌의 숲속과 부자들의 커다란 저택, 부두와 그 곳을 오가는 배들, 석탄 캐는 곳이나 뜬금 없이 중심가의 커다란 주차 빌딩, 황량한 바닷가... 등등 이곳저곳 참 알차게도 로케이션을 해서 보여주는데 이게 아주 너절하고 우중충하며 황량한 느낌으로 보기 좋아요. ㅋㅋㅋ 그리고 이 영화의 이야기와 캐릭터들에는 이런 분위기가 딱 맞거든요. 그래서 일단 좋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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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동물의 왕국 분위기를 참 잘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 우리의 주인공 잭 카터도 상당히 흥미로운 볼거리입니다. 일단 대단히 불쾌한 남자라는 건 분명히 해 두고요. 지금 봐선 매우 당연한 일이고 그 시절 기준으로도 흔한 주인공 캐릭터들과는 굉장히 거리가 멀었을 겁니다. 


 처음부터 이 양반이 범죄 조직의 일원이라는 거. 그것도 사람 죽이는 히트맨 쪽 일을 하고 있다는 걸 분명히 밝히고 시작하구요. 백주 대낮에 기차에서 마약하는 장면도 나오고. 여자만 보이면 일단 달려들어 버리는 발정난 뭐뭐 같은 인간인 데다가... 자뻑 기질도 굉장히 강하면서 결정적으로, 분명히 형의 복수를 하겠다고 나선 상황인데 별로 진심이 안 느껴집니다. 런던의 잘 나가는 큰 조직에서 인정 받고 출세할 정도로 빼어난 자신의 능력을 촌구석 허접 갱단들 앞에서 과시하며 즐기고 있다. 라는 생각이 자꾸만 들어요. 

 그러다 사건의 진상을 알고 나면 캐릭터가 궁서체로 진지해지긴 하는데요. 그렇게 진지해진 후엔 정말로 '강력 범죄자' 같은 짓들을 저지르고 다니기 때문에 더더욱 난감해집니다. ㅋㅋㅋ 이 양반이 막판에 한 여성 캐릭터에게 하는 짓을 보고 있노라면 일생 동안 본 영화들을 돌이켜 보며 진지하게 '아무리 복수극이라지만 이런 짓 하는 주인공을 또 본 적이 있었던가...' 같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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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잘 생겼죠. 그게 문제입니다. ㅋㅋㅋㅋ)



 - 감독님의 능력을 폄하할 생각은 전혀 없고, 영화도 시작부터 끝까지 컨셉대로 일관성 있게 잘 찍어낸 수작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마이클 케인의 영화'입니다. 우주 대스타급 배우님들에게만 가끔씩 가능한 그런 게 있잖아요. 참 훌륭한 영화지만 그래도 배우가 다 한 것 같은 기분이 자꾸만 드는. 그만큼 역할에 잘 어울리면서 또 배우 본연의 매력이 큰 힘을 발휘하는... 그런 경우였습니다.


 위에 적었듯이 주인공 캐릭터가 전혀 이입하거나 몰입할만한 인간이 아닙니다. 심지어 격렬한 비호감을 유발하는 행동들을 쉬지 않고 보여주는데요. 이게 저렴하게 불쾌한 양아치란 생각이 안 드는 건 거의 배우님이 장착한 포스 덕분이겠죠. 불쾌함 보다는 위험하단 느낌이 더 많이 든달까요. 또 워낙 강한 인상 덕분에 시골 깡패들 앞에서 황당할 정도로 여유롭게 행동하는 오만한 모습들에도 설득력이 생기구요. 마치 사람의 형상을 한 맹수가 먹잇감들을 앞에 놓고 장난치는 모습을 보는 것 같은 느낌. 그랬습니다만.


 세월이 흐르고 다시 보니 이 캐스팅이 참 적절하면서도 살짝 위험하다 싶은 것이. 영화가 의도하는 사실적 너저분 분위기에 비해 케인옹은 혼자서 너무 폼이 나게 생기신 것입니다. ㅋㅋㅋ 이야기 상으로 볼 때 이 영화의 카터씨는 관객들에게 '사이다 복수'를 안겨줄 자격이 없는 사람이고 각본도 그걸 잘 알고 있어요. 차라리 아주 현실적으로 깡패처럼 생긴 분을 캐스팅해 놨으면 영화가 의도한 분위기는 훨씬 잘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지만 뭐. 아시잖아요. 그랬다면 이게 이렇게 유명하고 인기 많은 영화가 되진 못했겠죠. 더러운 세상...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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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게 이렇게 폼 나고 멋져 보이면 안 되는 캐릭터인데 말입니다...)



 - 21세기에 보기엔 불편하게 걸리적거릴 부분이 꽤 많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건 여성 캐릭터들을 다루는 태도였구요. 뭐랄까... 수십 년 전 한국의 '극화' 만화들 같은 데서 나오는 여성 캐릭터들과 대동소이한 느낌입니다. 싹 다 성적으로 대상화 되어 있구요. 현실 세계의 인간이라고 생각하기 힘든 생각과 행동을 하면서 망가집니다. 뭐 애초에 이 영화에 나오는 인간들은 남녀가 평등하게 모두 다 쓰레기(...)이긴 합니다만. 그 와중에 남자들이 쓰레기인 방식과 여자들이 쓰레기인 방식이 차이가 나면서 '이런 걸 우리는 여성 혐오라고 부르기로 약속했어요'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거죠. 그리고 영화가 마지막에 밝히는 사건의 진상 내용을 생각해 보면 이런 태도는 (적어도 21세기 관객들에게는) 더 큰 문제가 됩니다.


 앞서 얘기한대로, 우리의 카터씨가 전혀 정의 구현의 상징이 아니라는 걸 생각하면 이런 부분을 살짝 쉴드 쳐 볼 방법이 없는 건 아닙니다만. 그래도 그런 생각이 드는 거죠. 영화 속에 드러나는 카터의 사고 방식과 감독의 가치관이 정말로 다르다면, 굳이 이런 장면 저런 장면을 넣어야만 했을까? 같은 생각이요. 솔직히 좀 회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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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해 가능한 여성 캐릭터가 하나도 안 나오는 영화인 가운데 그 정점이 바로 저 분...;)



 - 대충 마무리하자면요.

 포스터 이미지에서 보이는 케인옹의 멋진 카리스마, 포스 같은 쪽을 많이 기대하고 보면 안 되는 영화였습니다.

 배우님은 분명히 카리스마도, 포스도 뽐내주시긴 하는데 카터라는 인간 자체가 철저하게 비호감으로 설계된 캐릭터라서요. 

 또 복수극 특유의 카타르시스 같은 걸 기대하셔도 많이 곤란합니다. 이 영화의 복수엔 그런 쾌감이나 즐거움 같은 게 없어요. 무슨 동물의 왕국에서 열 받은 포식자가 약한 동물들 괴롭히는 장면을 보는 느낌이거든요. 

 하지만 그런 비호감과 안 즐거움(?)은 분명히 의도된 부분이고. 그런 의도에 어울리게 참 황량 삭막 불쾌하게 잘 만든 영화임은 분명합니다. 거기에 의도치 않은 불쾌함까지 다량 섞여 있다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많이 불편하겠다 싶은 분들에겐 추천하기 어렵겠습니다만. 그런 부분이 극복 가능하시고, 또 황량 삭막한 분위기의 범죄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 보셔도 좋을 거에요. 저는 그렇게 잘 봤습니다.




 + 보다 보니 자꾸만 알랭 들롱 생각이 나더라구요. 느낌이 전혀 다른 배우들이긴 한데 각자 다른 방식으로 이 동네와 저 동네의 젊고 매력적이면서 매우 위험한 남성의 아이콘이시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 음악이 거의 쓰이지 않는 영화입니다. 영화 속 상황에서 흘러 나오는 음악이나 간간히 나오다가 엔딩 즈음에서야 OST라고 할만한 게 배경에 깔리고 그런 식인데요. 역시 영화의 황량한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가운데... 제가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길래 반가웠죠.



 영화 속에서 나온 버전은 넘나 칙칙해서 다른 영화 버전으로 올려 봅니다. ㅋㅋ



 +++ 스포일러 구간... 인데 잘 시간이 지나서 사건의 진상과 결말만 간단하게 적어요.


 형은 살해당한 게 맞는데요. 그 이유가, 마을 조폭들이 자기 딸에게 술인지 약인지를 먹이고 성폭행을 하며 촬영한 영상을 봤기 때문입니다. 거기 연루된 놈들을 경찰에 신고하려다가 변을 당한 거였구요.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카터는 일단 자신과 형과 모두 오랫동안 알고 지내 놓고 이런 일을 방관하거나 협력한 동네 사람들부터 죽이고. 조폭들의 고객이었던 갑부도 죽이고. 그러다 마지막에는 조폭 보스에게 '내가 지정하는 장소와 시간에 맞춰 니 부하 누구를 보내지 않으면 당장 경찰에 신고해 버릴 거야' 라고 협박을 해요. 그래서 보스는 시키는 대로 하지만 사실 이미 보스를 감옥에 보낼 증거는 우편으로 발송한 상태였고. 신고 전화까지 넣어서 보스와 조직 애들은 거의 일망 타진 수준으로 끌려가네요.


 그리고 그 시각에 카터는 사람 없는 바닷가에서 보스가 보낸 남자, 그러니까 가장 가까이에서 형을 배신한 놈을 만나고 있지요. 장총을 든 카터를 본 그 남자는 죽어라고 뛰어서 도망갑니다만. 카터는 일부러 총을 쏘지 않으면서 그 뒤를 쫓아요. 전혀 폼나지도 멋지지도 스릴 넘치지도 않는 두 아저씨의 파닥파닥 헐떡헐떡 바닷가 달리기를 한참 보다 보면 배신자는 결국 지쳐서 뻗어 버리구요. 카터는 비열하고 잔인한 표정으로 남자를 마구 비난하며, 형이 살해 당할 때 방식처럼 술 한 병을 통째로 마시게 시키고는 총 개머리판을 풀스윙으로 휘둘러 죽여 버립니다. 그리고 그 시체를 석탄 나르는 리프트에 실어서 바다 복판에 떨궈 버린 후 껄껄 웃으며 장총을 바다로 던져 버리려는 순간...


 탕! 소리와 함께 이마에 구멍이 뚫려 쓰러지는 카터. 방금 붙들려간 그 보스가 보험을 위해 고용한 저격자가 대사 한 마디 없이 카터를 죽인 후 말 없이 떠나가요. 계속해서 밀려오는 파도 때문에 흔들거리는 카터의 멍한 표정을 보여주며 이대로 엔딩입니다.


 + 다 보고 나서 생각해 보니 한 가지 웃기는 점이. 카터는 고향에 도착하자마자 포스터에 나오는 저 장총을 득템하고 위기 때마다 써먹는데요. 매번 그걸 겨눠서 적을 위협할 뿐 영화가 다 끝날 때까지 한 번도 발포는 하지 않습니다. ㅋㅋㅋ '이야기에 총이 등장한다면 그 총은 반드시 발사되어야 한다' 였던가요. 체호프님에게 혼날 짓을 이렇게... ㅋㅋㅋㅋ

    • 보고 싶은데 써주신 내용 보면 좀 겁나기도 하고 그러한 영화네요. 근데 또 마이클 케인님 젊은 시절 모습 보고 싶기도 하고요ㅎㅎ

      일단 적어두긴 하고 제가 볼 수 있을 만한걸 찾아볼래요.
      • 케인옹의 간지 폭발 비주얼을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가치는 꽤 되는 작품이긴 합니다만. 비주얼은 그러한데 캐릭터가 영 개차반이라, 그게 감독의 의도라고 이해해 주더라도 많이 거북스러운 면이 있습니다. ㅋㅋ 막 잔인하고 끔찍한 무언가를 직접 보여주고 그런 건 아닌데요, 으아니 어째서 주인공이 이런 짓을 하는 거야... 싶은 것들이 많아요.

    • 아니...그러면 나는 지금까지 순전히 케인과 그 트렌치 코트 때문에 이걸 멋진 영화로 기억..../ 아마 <친구>를 보고 난 뒤 이 영화를 봤을텐데, 워낙 한국 조폭 영화가 극혐이던 시절이라 친구에서 마지막에 칼..하는 장면이랑 이 영화에서 케인이 누구를 칼로...하는 장면을 보고 아 저게 진짜지, 저게 진짜 폭력이지 이러면서 감탄했던 기억이 납니다. 마침 케인이 읽는 책을 보니 30년대 하드 보일드 소설을 더럽고 지저분한 버전으로 옮겼나? 그런 생각도 들고요. 게시글 덕분에 또 좋은 영화란 뭔가 생각해 봤습니다 ㅎ// 나는 또 기차에서 위장약이라도 먹는 줄. 처음부터 뭐 위산과다나 소화불량으로 보였거든요 생각해보니 각성제쪽이 맞겠네요  혹시나 싶어 찾아보니 그냥 일반 약 쪽으로 의견이 나오는군요. 1971년 기사에는 아예 깡패 주제에 건강은 살뜰히 챙기느라 비타민 처묵한다...이렇게 캐릭터 분석을

      • 저도 그 약 부분을 찾아봤는데요. 대본에는 어떤 약인지에 대한 설명 없이 그냥 '갈색 약을 어쩌고' 라는 식으로만 적혀 있어서 관객들이 알아서 짐작하게 해놨더라구요. 하지만 역시 '아무래도 마약이겠지?' 라는 의견들이 많고요. 아마 당시 기사는 일부러 마약이 아닌 걸로 적었을 것 같아요. 무려 영화 주인공이 그런 짓을 하는 게 쉽게 받아들여지진 않았던 시절이니까요.




        네 그게 케인옹은 멋진데 캐릭터는 개차반이고 영화도 '빡센 개차반 세상을 보여주마'라는 게 컨셉이고 그렇습니다. ㅋㅋㅋ 다시 보니 그렇더라구요.

    • 이 영화의 분위기는 뉴캐슬의 쇠락한 분위기에서 오는 것 같습니다.


      런던에서 성공한 조폭 카터는 뉴캐슬에 와서 지방 조폭들을 말씀대로 맹수가 약한 동물 괴롭히듯 밟고 다닙니다. 그것도 성공이라고 매사 코를 높이 들고요. 똑같은 진흙탕 물에서 놀다가 자신이 연관되었다고 작은 진흙탕 물 피라미들을 다 잡아 죽이는 겁니다. 저혼자 세련된 포즈로 그러고 다니는 것이 뭔가 동동 뜨면서 뉴캐슬이 유린되는 느낌도 살짝 들었습니다. 


      불필요한 눈요기로 소비되는 장면 비롯해 여성 다루는 것을 보면 캐릭터 표현이라기 보다 감독이 그렇다는 생각입니다. 이것은 의도라기 보다 그냥 만든이의 자연스러움이겠죠. 모든 여성이 다 그렇게 다루어지고 특히 마지막 즈음의 장면은 도를 넘었어요. 

      • 그 막판에 밝혀지는 모든 사건의 근원(...)을 영화의 첫 장면과 연결 지어 생각해 보면 결국 카터란 인물도 자기가 무시하고 쥐어패고 다니는 동네 깡패들, 그리고 그 배후의 인물들보다 하나도 나을 게 없는 동류일 뿐이다... 라는 게 이야기가 의도한 바는 맞다고 생각했는데요. 말씀대로 그런 '개차반을 보여주마'를 넘어서 감독 본인의 가치관에도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치 20세기에 이현세가 그린 성인 만화들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게 많았어요. thoma님께선 안 보셨을 것 같지만, 그 작품들에 나오는 여성 캐릭터들이란 하나 같이 다... 그랬거든요. 

    • 실베스터 스탤론이 나오는 헐리우드 리메이크판을 봤었는데 거기엔 마이클 케인이 최종보스로 나옵니다. 워낙 똥같은 리메이크라 의도한 원작에 대한 예우가 아니라 반대로 느껴져서 문제였어요.

      • 분명히 의도는 예우였을 텐데 말입니다. ㅋㅋㅋㅋ 저도 그랬다는 얘길 듣고 한 번 찾아봤는데 뭐, 이걸 예우라고 생각했다니 감독과 각본가님은 대체 무슨 생각이었을까 싶네요. 어차피 개차반 인간 캐릭터니까 정의 구현 차원에서 그랬을 것 같지도 않은데 말이에요. 하하;

    • 안그래도 저번에 왓챠에 올라왔다는 글 올려주신 거 보고 저도 봤어요. 마이클 케인옹의 젊은 시절 그 간지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만 무성히 들어와서 참 궁금했죠.




      그런데 진짜 배우님은 포스 쩌시는데 주인공이 역대 범죄영화 안티히어로, 비호감 성향 캐릭터들 중에서도 정말 손꼽을 정도로 개차반이더라구요. ㅋㅋㅋ 써주신 그 마지막의 어떤 여성 캐릭터 처리는 정말 경악스러웠구요. 하하; 보통은 주인공도 나쁜놈이지만 더 나쁜놈들을 처단한다! 이런 구도가 많은데 여기선 진짜 다 똑같은 죽어도 싼 놈들이고 수많은 범죄물들을 본 현대 관객의 입장에서도 참 신선한 느낌이라 그냥 좀 놀라움 반 충격 반으로 나름 재미있게 봤습니다.




      저도 당시 영국 영화계에서 갱스터들 묘사가 주로 어땠는지 잘 알지는 못하지만 나름 당시 기준으로는 혁신적이었다고 케인옹 본인도 그렇게 회상하시더군요.






      외모 제외하고 하는 행동이 멋있다고 해줄만한 구석이 전혀 없는 캐릭터지만 그래도 이 장면은 대사도 그렇고 멋지긴 했어요.



      • 분명히 나쁜 놈 vs (지가 나쁘다고 생각 안 하는) 나쁜 놈 구도의 이야기인 건 맞는데. 자꾸만 카터 캐릭터의 '간지'에 집착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서 괴상해져 버렸죠. 듀나님께서 예전에 '아가씨' 리뷰에서 지적하셨던 게 생각났습니다. 남성 감독이 자기가 창조한 캐릭터에 잘못된 이입을 해 버렸을 때 벌어지는 참사랄까요...;




        맞아요. 저 장면에서 참 폼이 났는데, 정말로 폼이 나선 안 될 캐릭터였다는 게 문제... ㅋㅋㅋ

    • 잘 읽었습니다. 구작도 리메이크도 분명 봤는데 이젠 뇌가 휘발성이 된 건지 잘 기억나는 부분이 없어서 아 이게 그런 네용이었구나 하고 되새김질 하게 되네요. 생각난 김에 Btv에서 찾아보니 둘다 없더라구요 T_T :DAIN_

      • 예전에 어느 서비스였는지 유료로는 vod가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젠 또 없더라구요. 제가 한 몇 년을 지니 티비 vod들을 스캔(?)하며 찜을 해놓는 취미를 가져 보니 사라지고 없어지는 작품들이 많아서요. 결국 현시점에선 왓챠 말곤 길이 없는 듯 합니다... ㅋㅋ

    • 70년대 범죄/형사물은 거친 매력이 있죠. pc 안 묻은 시절의, 거친 놈들이 설쳐 대는 무도함. 투박함에 뭔가 노스탈져가 느껴집니다. 

      • 말씀대로 정치적 공정성을 전혀 신경 안 쓰던 그 시절 영화들에 요즘 작품들에선 접하기 힘든 태도나 매력 같은 게 발견되는 경우도 많긴 합니다만. 이 영화의 경우엔 그게 상당히 불쾌한 방향으로 표출되어서 문제... 라고 느꼈습니다. ㅋㅋ 그래도 moviedick님께선 저 보다도 재밌게 보실 것 같으니 한 번 시도해 보셔도! 좋겠지만 왓챠 가입이 문제겠군요... 하하;

    • 비호감 캐릭터니까 이 정도로 분위기가 멋져야 영화를 끝까지 볼 수 있을지도요. 젊은 날의 케인옹 대단하네요. 영화 내용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게 느껴질 정도에요. 작품 자체로도 영화사에 의미는 있다 하셨지만요.
      • 그렇죠. ㅋㅋㅋ 사실 마이클 케인을 지우고 여기에 정말 이야기 컨셉에 어울리는 거칠고 너저분한 인상으로 꾸민 배우를 넣는다면 작품의 가치는 올라갈지 몰라도 애초에 흥행 실패하고 지금은 회자되지도 못하고 있을 것 같아요. 스타 배우님의 힘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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