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다치 미츠루 만화에서의 죽음

(곧 일하러 가야 되는데 워낙 아다치 미츠루의 팬이라 짧게 글을 남겨볼까 합니다. 마구잡이로 써서 두서없어도 이해;;)

 

밑에 H2에서 히까리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 의문을 남기셔서..그에 대해 말해볼까 합니다.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에서 죽음은 아주 중요한 장치입니다. 그의 커리어의 진정한 시작이었던 터치에서부터 죽음은  아다치 미츠루의 빠질수 없는 요소로 등장합니다.

어떻게 보면 뜬금없이 느껴지는 죽음도 있을수 있지만 그는 만화는 언제나 주요 인물들을 죽이는데서부터 진정한 시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의 만화는 성장만화이기 때문입니다.

 

아다치 미츠루는 청소년의 연애를, 또는 그들의 재능을, 그들의 소망을, 스포츠로 집약해서 보여주는듯 하지만 결국 그가 만화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등장인물의 성장입니다. 어린 청소년들이 자기만의 고민과 자기만의 세상을 가지고 괴로워하기도 하고 흔들리기도 하지만 결국 그런것들을 이겨내고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것이 터치가 처음 일본에 나왔을때 엄청난 파격과 충격을 불러 일으켰고 일본의 만화 판도를 완전히 뒤바꿔 놓은 이유입니다.

 

(그전까지의 일본의 스포츠 만화는 '열혈'이었습니다. 주인공이 이를 악물고 피터지게 연습을 하고 노력과 재능, 불굴의 의지로 승리를 쟁취하는 게 주요 내용이었죠. 하지만 아다치는 다릅니다. 그의 만화에서는 지옥훈련도, 우승을 향한 강한 열망도 없습니다. 그냥 스포츠를 즐기는 평범한 청소년일 뿐입니다. 그 재능이 뛰어나긴 하지만;; 여기에 대해서 엄청 나게 설명해야 하지만 그건 제목의 논지와는 맞지 않으므로 여기서는 줄이겠습니다)

 

이러한 아다치 만화의 성장요소 가장 큰 분기점 역할을 하는것은 '죽음'입니다. 누군가의 죽음을 기반으로 해서 주인공이 지금까지의 껍질을 벗고 한단계 도약하게 되는 것이죠. H2에서 히로는 히까리의 대한 마음을 정리하지 못합니다. 히데오와 히까리를 사이에 두고 갈팡질팡하며 양다리;를 걸치게 되죠. 그는 히까리를 완벽한 여자로 보지 못합니다. 친구와 이성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고 있죠. 그는 야구에 대한 목표 의식도 없습니다. 히데오는 이미 미래에 대한 목표를 세우고 그에 향해 매진하고 있는 반면, 히로는 어린아이들이 숨바꼭질 놀이를 하며 즐기는 것처럼 야구를 즐기는 것 뿐입니다. 그는 야구를 하면서 어떠한 목표의식도 가지지 못합니다.

 

이러한 주인공의 분발을 촉구하는 것이 바로 히까리 어머니의 죽음입니다. 히까리 어머니의 죽음으로 히로는 성장합니다. '나 유명해질께요'라는 대사로 표현대는 구절로 자기의 미래를 인지하고 개척해 나가기 시작하는 거죠. 그리고 히까리도 성장합니다. 히까리 어머니의 죽음으로 히로처럼 갈팡질팡한 자기의 위치에서 히로와의 마지막 데이트를 하면서 '안녕'이라는 말로 이성의 히로에게 작별을 고합니다. 친구의 히로를 선택한거죠. 그 이후 그들에게는 그 전까지의 어린 친구들의 즐거운 만남이 아닌 어색한 어른들의 만남을 하게 됩니다.

 

마지막 권에서의 이야기도 풀어야 하겠으나 시간이 없는 관계로 이만 줄이겠습니다. H2는 야구를 빙자한 완벽한 연애만화의 틀을 갖추고 있으면서 한 소년과 소녀의 성장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다만 H2에서 그 성장이야기는 약간의 실패로 보여집니다. 일단 주인공들이 타 만화하고는 다르게 너무나 고등학생답지 않은 이상과 신념을 지녔습니다.

(솔직히 중간중간에 나오는 히까리의 대사를 보십시요. 어느 누가 어린 고등학생들의 대화라고 생각하겠습니까? 솔직히 마지막 전 경기 키네의 승리 때 히까리가 한 말들은 일개 여고등학생이 할 수 있는 말의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 히로도 자기의 껍질을 완벽하게 깨지 못합니다. 히로는 끝내 자기의 마음을 히까리에게 이야기하지 못합니다. 마지막 경기전 히까리를 찾아가서 부탁했던 말은 이도 저도 아닌  '응원'이었습니다. 히까리를 생각했다면 절대 그렇게 말했으면 안되었던 것이죠.(머 결국 '힘내 지지마'라는 명대사가 탄생하기는 했습니다만 ㅜ.ㅜ)

 

마치며...

 

H2는 제가 슬램덩크와 더불어 가장 좋아하는 만화이기도 하지만 완벽한 성장만화는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아다치 미츠루의 성장만화중에서 가장 완벽한 구성을 지닌 것은 '러프'입니다. 사랑에 대해서 말 한번 제대로 못하던 야마토 케이스케가 마지막권 커피숍에서 라이벌에게 '아미는 제가 구하고 싶습니다' 라고 말하는 장면은 정말 남자로서 눈시울을 붉히게 합니다. (러프에서는 직접적인 죽음이 나오지 않지만 죽음으로 묘사되는 부분은 아미가 사고를 당하는 부분입니다. 아미의 사고를 죽음으로 치환하면서 케이스케의 각성의 계기가 되지요)

급하게 쓰느라 말이 안 맞는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지만..짧게 적어봤습니다.이만;;;   

 

    • 저도 아다치 만화 가운데 러프에 엄지손가락을 치켜 들어요. ㅎㅎ
      글 잘 봤습니다~
    • 글 잘 읽었습니다 ~ ^-^ 나중에 여유가 있으시다면 오늘 못 푼 이야기도 조금 더 써주심이... -///-
    • 우왕... 오늘은 아다치 미츠루의 날이로군요. 좋네요.
    • 그의 커리어의 진정한 시작이 터치라고 하시면 미유키 팬은 웁니다 ㅠ.

      어쨌든 전의 작품은 저도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아다치의 오래된 팬들의 가장 큰 지지를 받는 미유키의 경우도 '죽음'이 큰 의미가 있죠.
    • 아다치 미츠루는 순정만화(소녀만화)가 소년만화(일반극화)로부터 완전히 분화하기 전, 양쪽을 오가며 활동했던 마지막 세대의 작가입니다. 그보다 앞선 세대 남성 작가들은 순정작품이 상당수 있습니다.또한 꽃의 24년조가 대두하기 전까지는 순정장르 자체가 여성작가의 전유물이 아니었습니다. 여하튼 70년대를 지나며 순정장르가 완전히 분화해나가면서, 남성작가들이 순정만화를 그리는 일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또한 기존 소년/청소년 만화에는 하위장르로 러브코미디가 새로 성립했고, 순애 요소도 상당히 추가되었습니다. 아다치 개인으로 말하자면 순정만화도 하고 소년만화도 하다가 한우물만 파기로 하고 순정적 요소가 들어간 소년만화를 하게 된 셈입니다.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저도 못다 푸신 이야기를 마저 듣고 싶어요.
      그런데 저는 히로가 끝내 자기의 마음을 히까리에게 이야기하지 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혼신의 힘을 다한 마지막 경기 플레이가 말을 대신한 히카리에 대한 고백이었다고 생각했어요.
    • 쥬디 // 아.. 정말 그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0_0 그랬어..
    • 왜 아다치의 신작들을 보면 볼 수록 기분이 나빠지는지에 대한 개인적인 해답도 되겠군요.
      (자기복제적인 성장물을 연속으로 보면 질릴만도 하지...)
    • 재밌는 것은 아다치의 최근작에선 아예 어린 시절 죽은 형이 '유령'으로 등장한다는 거죠.
    • 못다 푸신 이야기.. 꼭 올려주세요~~
    • 댓글 달아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_ _)
      24601//저도 미유키 엄청 좋아하지만 성장 만화로서의 미유키는 거의 낙제점이죠. 주인공이 성장은 커녕 가만히 있다가 마지막에 깽판치면서 전혀 변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래도 저는 참 좋았어요.

      쥬디// 제가 글을 좀 미숙하게 쓴거 같습니다. 히로가 자기의 마음을 히까리에게 이야기하지 못했다는 것은....자기의 마음을 전하지 못했다기 보다는 선택을 자기가 아닌 히까리에게 미루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마지막에 가서는 누가 선택했다, 누구를 선택했다..라는 거 자체가 말이 안되긴 합니다만 아무튼 그 상황에서 히로는 짐을 히까리에게 떠넘겨 주었다는 머 그런 의미였습니다.
      러프와는 차이가 좀 있죠.(개인적 의견입니다)
    • 난데없이 낙타를 // 저도 아다치 최고봉은 러프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의 고백이나 끝내 경기 승부를 보여주지 않는 결말이라든지. 여운이 좋죠.
    • 필수요소/바로 그거죠! 들립니까 아아 여기는 나노미야 아미(대충 이런 이름이죠^^;) 온도 어쩌고~ 한 때는 일어로 다 외울 정도였는데! 언젠간 꼭 고백할 때 저렇게 해야지! 했었죠 ㅋ 아다치가 컷에서 여백의 미학을 완성시켰다면 러프에 결말은 여운을 진하게 남김으로서 완성!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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