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이 있는 천국이란 게 그리 어이없진 않을 듯요.

http://djuna.cine21.com/xe/?mid=board&page=6&document_srl=1060784

 

이 글을 보고 잠깐 생각난 겁니다만

 

발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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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홀(Valhalla)은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궁전으로, 크리스트교의 천국(heaven)처럼 북유럽 신화의 이상향이다. 전장에서 쓰러진 전사들의 혼은 발키리아들에 의해 발홀으로 불려와 밤낮으로 먹고 마시며 최후의 전쟁 라그나뢰크를 준비한다. 라그나뢰크를 준비하기 위해 전사들은 하루종일 주변의 다른 전사들을 상대로 일기토를 하며 상처가 나서 쓰러진다 해도 곧바로 통증없이 회복된다.

단 북유럽 신화의 특성상 싸우다 죽은 사람의 영혼만 천국에 해당되는 발홀으로 들오올 수 있으며 병상을 지키다가 죽거나 천수를 다 누리고 죽을 경우 지옥에 해당되는 니블헤임으로 떨어지게 되므로 이 종교를 숭배하던 고대 북유럽인들은 가족이 병상에서 위독하게 되면 니블헤임에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칼로 찔러 죽인다. 싸우다 죽어야 천국에 갈 수 있는 북유럽신화의 종교관은 권선징악을 표방하는 다른 대부분의 종교들이 갖는 종교관과는 사뭇 다르다.

 

 

제가 기억하는 발할라의 묘사는 전사들이 실컷 먹고 마시고 편짜서 전투연습 또는 패싸움을 하고 죽은 사람들은 해가 지면 되살아나서 다같이 또 먹고 마신다..

이런 건데요.

 

뭐 라그나로크 준비라는 건 핑계고 기실 이런 삶이 당시 북유럽 무뢰한들에게 제일 매력적인 삶의 방식으로 보였다.. 라는 것 아닐까요.

 

현대가 신화가 새로 만들어질 수 있는 환경이라면.. 즉 과학적 또는 윤리적 합리성을 너무 빡빡하게 따지지 않고 집단적 환상이 쉽게 진리값을 획득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충분히, 하루 종일 MMORPG를 하고 인챈트하다 깨진 아이템은 해가 지면 복구되고 각종 인스턴트 음식이 끊임없이 공급되며 현실세계에서 만렙을 찍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작업장에 떨어져 이들에게 바칠 골드와 재료를 얻기 위해 중노동한다.. 라는 내세관도 성립할 수 있을 듯하네요. 뭐, 발할라/니플헤임 묘사와 딱히 다를 것도 없잖아요?

 

근데 아무래도 MMORPG 보다는 (아프지도 않고, 지치지도 않는다는 가정 하에) 직접 노는 게 재밌을 듯. 아니면 절충안으로 토탈리콜식 여행사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천국이라던지요.

 

 

 

    • 으와 깨진 템이 복구라니 좋으네요
      그런데 왠지 열정? 재미? 목표? 이런게 쉬이 사그라들거같아요

      천국은 재미있을까요
    • 항상 당시의 최신사양에 스펙의 2배쯤에 해당되는 컴퓨터 환경(요새 같으면 5120 X 3200 해상도 모니터에 쿼드 그래픽카드 쓰는...)이 제공 되고, 렙제는 무량대수쯤 되고, 지옥에 떨어진 개발자,작가,기획자가 매일 새로운 컨텐츠를 찍어내놓는 MMO 게임 플레이 가능. 출출하면 천사가 컵라면 끓여다 바치고...

      뭐 이런식인가요? ㅋ 가끔 그동네 인격신이랑 레이드도 같이 돌고... 완전 땡기는 천국인데요.
    • 물에빠진붕어빵// 음... 레벨노가다나 아이템 강화 와 같은 요소로 경쟁심을 자극해서 중독시키는 게 아니라 말그대로 모험용 컨텐츠가 무한공급되는 게임이라면 엄청날 것 같긴 해요. 현세에 사는 인간들에겐 오히려 열정과 투쟁심을 자극못할 수도 있겠지만요.

      역시 천국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영원회귀 안에서 인간이 재미를 느낄 수 있느냐겠지요. 대부분의 천국의 묘사는 현대인의 시각에서 따분하기 그지없으니.

      liveevil// 묘사하신 게 제가 쓴거보다 더 땡기는군요. 가장 중요한 건 이렇게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도 무한한 시간이 있으니 죄책감과 불안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 좀 걱정되는 것은 그런 죄책감과 불안이 없어도 MMORPG 가 재미있을까 라는 것;;
    • 거기 인간들은 천당에 가는게 아니라 좀비가 되는거군요.
      천당의 삶은 어떤걸까 지상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가져가서 살면 뭐 거기나 여기나 같을 것이고
      우선 거기 가면 인간의 삶이 아니겠죠 부모자식도 없고 추억도 없으니 회한에 있지도 않을거고
      배고픔도 없고 남보다 더 풍족한 마음도 없을거고 환희의 벅찬 감정도 없고 로보트의 삶이지 않을까요.
    • 천국의 게임이니 그 정도 퀄리티는 공급되겠죠? 초창기 와우처럼요. 아무리 확팩이 나와도 그때의 와우는 정말... 천국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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