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잡담들...

f0022370_52e0dfcd4fb7c.jpg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2]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2]는 전편에서의 소동 바로 이후에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전편에서의 재난으로 인해 잠시 샌프란시스코로 터전을 옮긴 플린트와 그의 친구들은 얼마 안 되어 다시 자신들의 섬으로 가게 되는데, 이번엔 온갖 희한한 형태의 살아있는 음식들로 구성된 원시 생태계를 접하게 되고, 당연히 영화는 이 황당한 광경에서 여러 알록달록한 재미들을 자아냅니다. 여러 재미있는 아이디어들이 화면 안에서 통통 튀어 다니니 지루하지 않지만, 정작 이야기는 많이 허술하고 주인공들도 외양만큼이나 단순하고 얄팍한 게 문제인데, 그러니 전편 감상했을 때처럼 저는 실사영화 버전이 음식물 쓰레기통만큼이나 지저분할 지의 여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1/2)  




f0022370_52e0dfe9a4bcf.jpg

[아메리칸 허슬]

데이빗 O. 러셀의 신작 [아메리칸 허슬]1970년대 후반 미국에서 FBI가 벌였던 함정수사에 그에 이은 스캔들을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주인공 어빙 로젠펠드는 겉으론 건실한 세탁소 주인인 척하면서 뒤에선 금융 대출 사기를 벌여왔었는데, 그러던 중 그에 못지않게 자신을 위장하고 있었던 여성 시드니 프로서와 만나게 되고 이들은 금세 눈이 맞게 됩니다. 로젠펠드가 유부남이긴 해도 이들은 함께 같이 일하는 동안에 알콩달콩한 사이를 유지해 왔었지만, 얼마 안 되어 이들은 FBI 요원 리치 디마소에게 걸려들고, 한 껀 하겠다는 야심으로 가득한 디마소는 이들을 이용해서 더 큰 물고기들을 낚으려고 합니다. 듣자하니 영화는 실화와 여러 모로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하는데, 어쨌든 간에 영화는 러셀의 전작들처럼 개성 있는 못 말리는 캐릭터들이 이리저리 굴러가는 모습에서 재미를 뽑아내고 있고, 마틴 스콜세지의 [좋은 친구들]이 금세 연상되는 스타일 속에서 배우들은 자신들 캐릭터들 갖고 재미 많이 보면서 오스카 후보감 연기들을 선사합니다. 못 알아볼 정도의 외관으로 등장하는 크리스천 베일이나 섹시한 모습에 도전하는 에이미 아담스도 멋지지만, 브래들리 쿠퍼, 제레미 레너, 제니퍼 로렌스뿐만 아니라 여기저기에서 튀어나오는 다른 조연 배우들 보는 재미도 있는데, 특히 모 배우의 깜짝 카메오 출연은 아주 적절합니다. (***1/2)


 


f0022370_52e0dff52d38b.jpg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1998년 증권 거래 회사 스트래튼 오크몬트의 대표 조던 벨포트는 증권사기 혐의로 기소되었는데, 곧 그와 그의 회사가 약 2억 달러 정도의 손해를 투자자들에게 끼쳤다는 게 드러났습니다. 협조의 대가로 2년형을 받은 벨포트는 감옥에서 나오자마자 국내에서도 출판된 회고록 [윌가의 늑대]을 썼는데,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는 이 책을 바탕으로 벨포트와 그의 일당들이 어떻게 그리 빨리 돈을 벌어댔고 그리고 또 어떻게 그 많은 돈을 갖고 흥청망청 막 놀았는지를 3시간 동안 죽 보여줍니다. 이건 결코 유쾌한 광경은 아니지만, 감독이 마틴 스콜세지이니 당연히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하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몸을 아끼지 않는 블랙 코미디 연기로 영화의 중심을 꽉 잡습니다. 영화 속에 벌어지는 온갖 X판들에 눈이 절로 돌아갈 지경이지만 웃지 않곤 못 배길 광경들이 널려 있고, 벨포트의 오른팔을 맡은 조나 힐을 비롯한 조연들도 든든한데, 특히 매튜 매커너히는 초반에만 잠깐 나옴에도 불구 정말 알찬 조연 연기를 선보입니다. (***1/2) 




f0022370_52e0dfeb133d5.jpg

 [댈러스 바이어스 클럽]

 에이즈에 대한 경각심이 미국 전역에서 늘어가고 있을 무렵인 1985년, 텍사스에 살고 있었던 론 우드루프는 HIV 감염 진단을 받게 됩니다. 그에 못지않게 편협하던 주변사람들처럼 그도 에이즈는 동성애자들이나 걸리는 병이라고 생각했었고, 그러니 자신의 난잡한 건달 일상이 자신을 에이즈 환자로 만들 것이라고는 꿈에도 상상 못했지요. 진단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그의 인생은 180도 뒤집어진 가운데 남은 인생이 30일 밖에 안 된다는 판정을 받았지만, 그는 살기 위해서 부단한 노력을 하고, 그리하여 그는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AIDS 환자들도 갖은 방면들을 통해 돕게 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자신의 트랜스젠더 사업 파트너 레이온뿐만 아니라 다른 성적 소수자들에 대한 편견도 서서히 벗어버리게 되기도 하지요. 실화에 바탕을 둔 본 영화는 이야기를 담백하게 다루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힘들었고 절박했던 그 어두운 시절을 엿보고, 본 영화를 위해 체중 감량을 기꺼이 하기도 한 매튜 매커너히와 자레드 레토는 2013년 가장 독특한 2인조로써 근사한 연기를 선사합니다. 소재에 좀 더 깊숙이 들어갈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고 이야기가 후반부에 덜컹거리긴 하지만, 전에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사람들을 위해 최전방에 나선 한 사람의 이야기엔 감동이 있는 가운데 영화는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냅니다. (***)  

 



f0022370_52e0dfed2c697.jpg

 [Saving Mr. Banks]

 1964년 영화 [메리 포핀스] 뒤엔 한 재미있는 일화가 있습니다. 원작자인 P.L. 트래버스가 [메리 포핀스]를 쓴 뒤 몇 년이 흐르고 나서 월트 디즈니는 자신의 딸들을 위해 판권을 사려고 했지만, 트래버스가 자신의 동화책이 애니메이션으로 나오는 게 싫어서 거부한 바람에 그만 계획이 틀어졌습니다. 디즈니가 딸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트래버스가 마음을 바꾸길 기다리는 동안 어느 새 2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고, 마침내 1961년 트래버스는 재정상의 이유로 디즈니의 제안을 재차 고려해서 결국엔 판권이 넘어가게 되었는데 [Saving Mr. Banks]는 그 과정이 그리 쉽지 않았었음을 보여줍니다. 판권을 팔겠다고 했지만 트래버스는 거래 조건으로 기획 과정에 여기저기 간섭하면서 디즈니와 다른 사람들의 두통거리가 되고, 그런 동안 영화는 트래버스의 아픈 어린 시절을 보여주면서 왜 이리 트래버스가 원작과 원작 속 아이들의 아버지 뱅크스 씨를 쉽게 넘겨주지 않았는지를 드러냅니다. 결말이야 정해져 있고 분위기야 솜사탕만큼이나 달콤하고 가볍지만, 현실의 쓴맛도 적절히 곁들여져 있는 가운데 그 멋진 노래들을 작곡 작사한 로저스 형제들이 등장하는 제작 기획 과정 장면들은 재미있는 볼거리이고, 엠마 톰슨과 톰 행크스의 연기도 보기 좋습니다. 한마디로 가볍게 즐길만한 오스카 시즌용 영화입니다. (***)


 P.S.

 영화에서 보여 지는 것과 달리 실제 트래버스와 디즈니의 관계는 그리 해피엔딩이 아니었습니다. 트래버스는 최종 결과물을 싫어했고 그리하여 나머지 [메리 포핀스] 시리즈 책들 판권을 절대 넘겨주지 않았지요.  



f0022370_52e0dfe8ec42f.jpg

 [노예 12년]

 1841년, 미국 뉴욕 주 새러토가에서 자유인으로 살아가고 있었던 바이올린 연주자 솔로몬 노섭은 일자리 준다는 말에 속아 넘어간 탓에 미국 루이지애나 주로 끌려가 노예 신세가 되어버렸습니다. 1853년에서야 그는 운 좋게 구출되었는데, 곧 노섭은 자신의 경험을 널리 알리기 위해 회고록 [노예 12년]을 썼고, 미국 19세기 노예 제도에 대한 중요 기록들 중 하나인 이 책은 1984년에 TV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지요. [헝거]와 [셰임]으로 살 떨리게 잊지 못할 경험을 제공한 경력의 소유자인 감독 스티븐 맥퀸은 노섭의 긴 고난을 통해 노예 제도의 위선과 야만성을 비롯한 온갖 부정적인 면들을 가식 없으면서도 동시에 단호하고 강렬하게 화면 속에서 펼치고, 그러니 영화엔 정말 보기 힘든 순간들이 여럿이 있지만 거기서 뿜어져 나오는 감정들엔 무시 못할 위력이 있습니다. 과시 없지만 힘 있는 주연 연기로 영화를 끌고 가는 츄어텔 에지오포야 당연히 오스카 후보에 오를 만한 가운데, [쉰들러 리스트]의 레이프 파인즈에 맞먹을 정도로 끔찍한 악역을 연기한 마이클 패스벤더나 이런 인간 말종 때문에 하루하루가 지옥인 노예 여인 팻시를 맡은 루피타 농고 등을 비롯한 다른 조연 배우들도 상당한 인상을 남깁니다. (***1/2) 



f0022370_52e0dfeab8c50.jpg

[캐리]

요즘 대부분의 호러 리메이크 작들과 달리 [캐리] 리메이크 소식을 들었을 때 전 상대적으로 덜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물론 브라이언 드 팔마의 1976년 영화는 35여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훌륭한 호러 영화이지만, 보는 동안 간간히 먼지 좀 털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을 뿐더러 기술 발달로 영화 소재를 더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걸 고려하면 리메이크가 그리 나쁘지 않는 아이디어 같았거든요. 킴벌리 피어스의 리메이크 버전은 원작의 여러 부분들을 업데이트하거나 변주했는데, 그 결과는 다 성공적이라고 할 수 없지만 일단 클로이 모레츠와 줄리앤 무어는 좋은 편이고 영화는 염려했던 것보다 나쁘지 않습니다. 비록 여전히 제 머리는 1976년 영화로 돌아갔지만요. (**1/2)

 



f0022370_52e0dff47c10c.jpg

[와일드 빌]

  교도소에서 8년 있다가 출소한 범죄자 주인공 빌은 그를 그리 많이 환영하지 않는 두 어린 아들들의 인생에 다시 들어오게 됩니다. 가능한 한 다른 곳으로 가서 새 출발을 하고 싶지만, 어쩌다가 그는 자신의 두 아들 딘과 지미를 돌봐야 할 입장에 놓이는데, 아버지 역할을 하려하는 빌은 처음부터 많이 삐걱거리고 큰아들 딘은 여전히 아버지를 좋아 하지 않습니다. 시작부터 정말 익숙한 이야기이고 후반부에서는 정말 뻔한 방향으로 굴러가지만, 진솔한 면이 없지는 않고 출연 배우들은 소소한 개성과 재미들을 부여합니다. (**1/2)   




f0022370_52e0dfea31c28.jpg

[August: Osage County]

[킬러 조][Bug]의 원작자 트레이시 레츠의 동명 희곡을 영화한 [August: Osage County]는 익숙한 콩가루 가정 멜로드라마입니다. 한 때 잘 나갔던 시인이었지만 현재는 술과 책에 빠져 살던 아버지 베벌리가 갑작스럽게 실종되자 그의 세 딸들뿐만 아니라 다른 가족 일원들도 한 집에 모이게 됩니다. 여전히 서로에 대해 감정이 많은 어머니 바이올렛과 둘째 딸 바바라를 중심으로 이들은 한 지붕 아래에서 서로를 할퀴고 상처 주고, 그런 와중에 가족 비밀들이 여러 개 폭로되면서 상황은 더더욱 나빠져 가지요. 메릴 스트립과 줄리아 로버츠를 중심으로 실력파 배우들이 가득 모인 가운데 오스카 표 연기 대결 하는 스트립과 로버츠이야 보기 좋지만, 정작 영화는 평범한 연극 각색물 그 이상의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그러니 토니 상과 퓰리처 상을 받은 레츠의 원작 희곡에 더 관심이 갑니다. (**1/2)

 




f0022370_52e0dfeb8f060.jpg

 [프로즌]

 모 블로거 리뷰 인용


  “2013 was notably a weak year for animation feature films despite several huge box office successes, and “Frozen”, which will probably get the Best Animation Film award along with the Best Song award in the upcoming Oscar ceremony, is one of a little better ones which can cheer us up and then make us hope for better things to come. This frosty animation film feels familiar on the whole, but it is well done with entertaining things to be appreciated, and my warm heart has nothing to complain about that.” (***)

 



f0022370_52e0dfeb836e9.jpg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영화는 뱀파이어 주인공들만큼이나 정말 나른하기 그지없지만, 본 영화가 짐 자무쉬 영화란 걸 염두에 두고 이들의 예술적으로 권태스러운 분위기를 느긋하게 즐기시다보면 상영 시간 내내 낄낄거리지 않고는 못 배기실 것입니다. 호러 영화는 아니지만, 영화는 닐 조던의 최근작 [비잔티움]처럼 재미있는 뱀파이어 영화이고, 출연배우들인 틸다 스윈튼, 톰 히들스턴, 미아 와시코브스카, 그리고 존 허트야 믿음직하지요. (***1/2) 


f0022370_52e0dff4046e7.jpg

[The Attack]

 이스라엘 텔 아비브 시의 한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출신 의사 아민 자파리는 어느 날 상상치도 못한 일에 급습을 당합니다. 공로상 수상을 통해 경력 최고점에 도달하던 바로 다음 날 시내에서 자살 폭탄 테러 사건이 터졌는데, 알고 보니 바로 자신의 부인이 폭탄 테러범이었고, 이로 인해 그의 잘 나가던 경력과 인생은 뒤흔들어지지요. 처음에 그 사실이 믿겨지지 않지만, 결국 그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되고 그에 따라 그는 왜 그녀가 이런 끔찍한 일을 저질렀는지를 알려고 합니다. 자파리의 힘든 여정을 담담하면서도 가끔씩 긴장감 있기 그려가는 동안 영화는 자신의 민감한 정치적 소재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을 잘 유지합니다. 각본은 서투른 면들이 좀 있는 편이지만, 갑작스러운 비극으로 인한 개인적 상실, 고통, 그리고 혼란에 대한 드라마로써 영화는 상당한 감정적인 힘이 있고, 그러기 때문에 거기에 반영된 난감한 현실에 대해서도 여러 생각들을 해보게 되지요. (***1/2)



f0022370_52e0dfec42234.jpg

 [Life, Itself] 

  다큐멘터리 [후프 드림스]와 [The Interrupters]의 감독 스티브 제임스의 신작 [Life, Itself]는 작년 봄에 타계한 로저 이버트의 회고록에 바탕을 둔 다큐멘터리입니다. 그의 인생과 경력 속 하이라이트들을 이리저리 둘러보면서 이버트와 가까웠던 사람들의 인터뷰들을 듣다 보면 나름대로 장단점들 많았던 인간 로저 이버트와 그의 흥미진진했던 인생의 윤곽이 그려지고, 그러기 때문에 그의 마지막 몇 개월을 보여 주는 장면들은 슬프게 느껴지지만, 그 와중에서도 여전히 밝은 모습을 잃지 않으면서 계속 일하는 그의 모습은 제겐 가슴 뭉클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자신이 스러져 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을 그 순간에서도 저를 지지하고 격려해주는 걸 잊지 않았었던 걸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지요. (***1/2)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17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58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66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90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6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6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37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53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90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3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30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42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72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8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92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