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주지 않고 거절하는 법

심야 라디오 자주 듣습니다. 어제 들은 사연이었는데


25살 모태솔로 대학생 남성입니다. 아가씨를 소개받았는데, 처음엔 카톡이랑 전화 등으로 연락을 했는데 마음이 너무 잘 맞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자기도 드디어 연애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기뻤는데


직접 만나보니 외모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만나고 다시 얼굴을 보지 않고 카톡 등으로 연락을 할 때는 정말로 정말로 마음이 잘 통하고 서로 맞았데요. 


그렇게 영혼의 짝을 만난 듯 대화할땐 마음이 잘 맞았는데,


직접 만나서 그 아가씨의 얼굴을 보기만 하면, 뭔가 싸 하게 가라앉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자기도 어쩔 수 없이 여자 외모 보는 남자구나 라고 생각했데요. 


그래서 그 아가씨와 총 3번을 만났고, 결국 결정을 했다고 합니다. 사귀지 않는 것으로. 


전화로, 미안하지만 난 당신이 여자로, 이성으로 생각돼지 않는다... 라고 솔직하게 말을 했답니다. 


전화기 너머에선 그 여성이 울고 있는 소리가 들렸고, 


그래서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도 마음이 너무 아팠답니다.  


그 사연은 그렇게, 상처주지 않고 거절하는 법이 있는지 물어보았는데


바보군요. 이 세상에 그런 방법 따위는 없지요.  


DJ도 그렇게 말 하고요. 조제 호랑이 물고기들 마지막 장면의 츠네오와 조제의 이별 이야기를 해주면서.


25살 모태솔로 청년은 그렇게 어른이 되어가겠지요.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 그리고 내가 상처준 수많은 사람들, 다 생각나는 밤이었습니다. 






내 글솜씨가 별로여서...  그 사연 들었을 때는, 순간 쿵 하고 가슴 가라앉는 것 같았는데, 다시 옮기니 별로군요.  


대화가 잘 통하는 상대를 만났다고 생각했겠지만 결국은 그 사람에게 거절당한, 그래서 전화기 너머에서 울고 있었을 그 여성을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집니다.



    • 그 아가씨는 사연속 청년을 조금이나마 마음에 들어했었을까요. 그러니까 전화기 너머로 울었겠지요. 호감 가는 사람에게 여자로 보여지지 않는다니, 잔인해요. 

    • 당연히 마음이 아프지만 지나고 나면 별거 아닌 상처일 수도 있습니다. 3번 정도 만나고 저 정도로 깔끔하게 끝난 사이면 20년 후에는 그 일이 아예 생각이 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스쳐간 사람이 어디 한둘일까요?  

    • 그렇군요. 25살이면 아직 어리니까, 남에게 상처 준 경험도 적을 테니.  게다가 연애를 안 해봤다니. 




      그런데 왜 난 나이도 많으면서 저 사연에 마음이 아팠을까요. 그냥 이런저런 내 과거 일들이 생각나서 그랬나봅니다. 




      상처주고, 상처받고... 이런 일들의 연속이지요. 인생은. 상처주지 않는 방법을 물어본 그 청년의 순진함에, 순간 탄식이 나왔어요. 

    • 아가씨 앞일이야 모르는 거고 그 정도면 깔끔했는데요. 비슷한 얘기에 비슷한 소리 친구한테 자꾸 하다가ㅡ자꾸에 방점 ㅡ 아 시끄러 걔가 너보다 낫거든? 소리 듣고 정신 차린 기억이 나네요.

      근데 다 알면서도 사람 마음 찡하게 울리는 건 또 아주 사소하고 흔하고 진부한 이야기들이기도 하더군요.
    • 저는 그 청년이 어쩐지 얄밉네요. 라디오에 사연까지 보낼 건 뭐람. 제가 그 아가씨인데 우연히 라디오를 들었다면 눈쌀을 확 찌푸렸을 거 같아요. 

    • 그 청년의 고민은 마치  '슬픔 없이 어른이 되는 방법'을 알려 달라는 것과 같군요.  해결 방법이 있을리가...


      ...


      옛날 모 드라마에서 어떤 배우가 일갈했 듯 '누구나 가슴에 삼천원 쯤은 있'는 거죠.

    • 덜 주는 방법은 있죠.


      그걸 상대에 대한 예의라고 하고, 그 방법에 따라 상대에 대해 더 존경하게 되기도 하고 상처가 커지기도 하죠. 


      단지 경험이 부족할 뿐이지 저 25살 청년의 따뜻한 가슴이 나이 들어가면서 유지되길 바라는 마음이네요.

    • 그런법은 없구요.


      다만 예전에는 상대방을 위해서 칼같이 긋거나 냉정하게 끊어주는게 맞는방법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이가들수록 내가뭔데 남의 상처받을일까지 위해주는가.

      무례하게굴지말고 인간답게 대하자며


      소개팅후에 아닌사람에게도 거절따윈하지않고 서서히 연락이 끊길때까지 연락횟수를 줄이고 만남제안에 거절하고 그렇게 되더군요.


      저는.나이가들면서 거꾸로 자꾸 마음이 약해지고 선이흐릿해지고있어요.


      상처없이 거절을하는게.아니라 상대방의.마음에서 정말.아니구나라는 생각이.들때까지 서서히 행동이나 연락 몸짓으로 거리를 만들어서 시간이.해결하게끔합니다.


      정떼기랄까요
    • 그냥 방법에 대해서만 말하자면, 경험상 말로 칼같이 끊는 것보다는 그냥 연락을 안하고 안받고, 자연스럽게 소멸되는 편이 낫더라구요. 소멸되는 과정에서 괴롭고, 그럴거면 그냥 미리 말을 하지..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막상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거절의 말을 듣는 것은 충격적이고 상처가되더라구요.

      혹시 말로 한다면 쿠션멘트를 많이 넣어서 최대한 부드럽게 말한다면 그나마 나을것같아요.. 이러이러한 장점이 많으신 좋은 분이시지만 이러이러한 점이 저와 맞지않는 것 같아서 아쉽지만..뭐 이렇게요.

      위의 이야기에서 여자분이 울었다는 얘길 들으니, 남자분이 여자분의 감정은 고려하지않고 그냥 자기마음에만 솔직하게 말한것은 아닌가싶기도 하네요...
    • 여자분도 이 남자랑 너무 잘맞아서 이번엔 연애성공할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을 텐데 저렇게 돌직구를 받으면 마음이 와장창 깨지겠죠


      영혼의 짝같은 대화를 나눌 수있는 상대라면 외모가 별로 마음에 안드는 것은 좀 노력을 해보지 저 남자 너무했어요


      앞으로 미모만 뛰어나고 그외의 장점은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도 없는 여자를 만나서 고생 좀 해봐야 정신 차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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