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아버지의 손,발톱을 깍아 드렸습니다.

예전에 아버지께서 식도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받게 될것 같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게시판이 두달여간 닫혀있을 동안 감당키 힘든 일들을 겪었고 그리고 오늘은 중환자실에 계신 아버지의 손, 발톱을 깍아 드렸습니다. 아마도 마지막일듯 합니다.

 

이런 글, 써야 하나, 뭐하러 쓰는지 나 자신도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친한 동생녀석들 강제로 소환시켜서 정신 잃을때까지 마시고 싶지만 그건 동생들 마음만 힘들게 할것이고.

부랄친구들에게 전화해서 신세 한탄하고 싶지만 그 친구들은 이미 한번씩 겪었던 일들인지라 그런 일에 괜한 자존심 내세우고.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중환자실에서 손, 발톱 깎아 드릴때 힘들었는데 뭐하러 인터넷 공간에 글을 쓰는지.

 

 

 

 

예, 그냥 아버지께 죄송해요. 암 수술 안받았다면 그래도 지금은 이 고생 안 겪을텐데.

이렇게 글을 쓰면 좀 나아질까요? 바보처럼 혼자 찔찔거려서 그래서, 그냥 그래서.

 

누구나 한번은 겪는 일이겠지만 그렇다고 결코 쉬운건 아닌, 그래서 너무 힘드네요.

    • 종교는 없고 기도 드리겠습니다.


      무슨 내용인지는 이후 chobo님이 글 올리실 때 댓글로 알려드릴까.... 해요. 일단 오늘 추우니까 따뜻하게 계세요.


       

    • 어렸을 때 아빠를 간암으로 잃었습니다. 얼마나 힘드신지 잘 알아요. 어떤 말도 위로가 안된다는 것도. 이 시간을 도망치지 않고 보내는 것만이 정답인듯 합니다.

      지금 저도 아파서 이만.

      힘내세요
    • 듀게가 열리기 바로 얼마전에 누가, 그러니까 그 여자사람 유부녀는 30대 초반이었습니다. 어린 딸들은...아..그러니까 이런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고 그때 생각한게 진짜 죽음은 아무도 피해갈 수 없다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도무지 왜 하필 암이 이리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기운이 다 빠져나가 고통없이들 가시면 안되는지. 뭐라 드릴 말이 없군요. 테그가 가슴 찡합니다. 

    • 위로드립니다. 용기 내시길.
    • 무슨 말을 드리겠어요. 옆에 계시다면 다독여드리고 싶네요.

    • 무어라도 꼭 챙겨 드세요. 그래야 울기운이라도 생깁니다. 부디 힘 내시기를...
    • 힘내세요... 정말 힘내세요....
    • 아!! 그때 미리 겪은자의 어쭙잖은 조언에 오히려 더 세심히 답해주셔서 제가 다 고마웠던 기억이 있어요.

      오늘 아침 이년전 보내드린 아빠 차례 모실 준비하려 일어나 듀게보다 닉네임과 제목을 보고 가슴이 쿵 내려앉았어요.

      유난히 깔끔하셨던 아빠를 위해 병원에서 매주말마다 면도기로 아빠 뒷머리를 깔끔히 정리해드리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미안해하지마세요

      최선이었을 거예요.

      부디 마음 다잡으세요.

      친구나 후배가 있다면 붙잡고 하소연하는 것도 도움이 되요.

      눈물의 카타르시스도 무시할 수 없거든요.

      저역시 종교가 없는 사람이지만 아버님과 가족들의 평안을 마음으로 빌겠습니다
    • 위로 드리고 용기 가지시길요.

    • 제 친할머니도 암으로 수술 후 급격한 체력 저하와 전이로 몇달 못버티시고 돌아가신 적이 있는데,


      다행히도 돌아가실땐 편안히 돌아가셨어요. 물론 가족을 잃은 슬픔은 컸지만, 병사임에도 호상으로 다들 기억하고 있어요.


      이런 말씀 드리면 실례일거란 생각도 들지만 아버지께서 마지막엔 편안히 가시길 기도하겠습니다.

    • 지는 저녁해를 마주하고 앉아


      팔순 어머니의 손톱을 자른다




      벌써 하얀 반달이 떠오르는


      어머니의 손톱을 자르면


      세상의 바람 소리도


      모두 잘리어 나간다




      어쩌면 이쯤에서


      한쪽 반달은 이승으로 떨어지고 


      또 한쪽은 어머니를 따라


      하늘로 가리




      시시각각으로 강물은 깊어가는데


      이제 작은 짐승처럼


      외로운 어머니의 등


      은비늘처럼 부드러운 어머니의 손톱이 피울


      저 먼나라의 꽃은


      무슨 색일까?




      무슨 꽃이 어머니의 꽃밭에 피어나


      날마다 그녀가 주는 물에


      나처럼 가슴이 젖을까




      흔들리며 흔들리며


      팔순 어머니의 손톱을 자른다.




      손톱/문정희




      가끔은 시 한줄에 위로가 될 때도 있지요... 기운내세요

    • 부디 아버님 너무 힘드시지 않았으면 합니다. 제 아버지 생각도 나고,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 본인과 남은 가족들 마음 잘 살피며 견뎌내시기 바랍니다. 아버님을 위해 한 처치에 대해 자책하지도 마시고요. 

    • 용기 내시고 소중한 시간 잘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 드릴 말씀이 이것 밖에 없어 죄송해요. 그래도 꼭 힘내시길.
    • 많이 사랑한다는 걸 느끼실 거예요.. 편안해지시길 바랄게요.
    • 댓글 달아주신 모든 분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오늘 아침 면회 갔다가 지금 들어왔습니다.



       



      누나가 너무 슬퍼해서 오히려 제가 덤덤했던, 못된 아들이 되었더랬지요.



       



      이또한 지나갈테구요, 설이브(?)때 이런 우울한 글 보시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이글을 읽으신 모든 분들, 아니 듀게를 찾아오시는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기운내셔요.

    • chobo님 기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Chobo님

      위로를 더합니다.

      소중한 시간 잘 보내시고

      새해에 행복한 일 가득 하시길

      바랄게요
    • 뭐라고 말씀 드려야할지 생각이 안 나서 하루 종일 내버려뒀다가 이제야 리플 답니다. 역시 드릴 말씀은 없지만 그냥 힘 내셨으면 좋겠어요.

    • 댓글 달아주신 모든 분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Ctrl + C 그리고 Ctrl +V 한것 같아 보이지만 오해십니다^^;;



       



      사실 수술 후 회복은 잘하셔셔 퇴원하셨는데 불과 4일뒤 폐렴에 걸리면서 중환자실에 입원한지 이제 40일이 다되어가네요.



      퇴근 후 일원동 가는 것도 일상생활이 되었네요.



      과연 난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뻔뻔하게 효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건 아닌가.



      또 다시 생각해봅니다.



      인터넷 공간에 이런 청승맞은 글 올리는거 한심하지 않은가?



       



      댓글 하나하나 다시 읽어보고 어찌되었던 큰 힘을 얻고 갑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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