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르윈
인사이드 르윈을 봤습니다. 와킨 피닉스의 "HER"을 가장 기다리는데, 2014년의 첫 영화로 보고 싶었는데 그냥 인사이드 르윈을 너무 보고 싶었습니다. 한 남자가 텅 빈 야밤의 고속도로에서 히치하이킹을 합니다. 엄지손가락을 도로로 내밀며 거처를 마련합니다. 그 남자의 집은 없습니다. 벗들의 소파를 전전하죠. 노래 만이 그의 유일한 집이고, 기타 만이 그의 가족입니다. 머물 곳이 노래 밖에 없었던 슬픈 인생. LP판이 회전하며 한바퀴를 돌듯 영화는 시작과 끝을 한바퀴 돕니다. 슬프고 적적한데 춥고 배고픈데 코헨 형제는 농담을 던지며 허허허 웃습니다. 그 웃음이 맴도는 영화입니다. 이제 "HER"만 개봉 하길 기다리면 될 것 같아요.
p.s
캐리 밀리건은 나이가 들어갈 수록 아름다워지는 것 같습니다. 지성을 갖춘 영민한 배우는 아름답게 늙는 법을 압니다. 얼굴에는 여전한 피로감이 가득한데, 예민함을 갖춘 배우의 타고난 주름같아요. 그 주름이 너무 예뻐서 그녀가 스크린에 찰 때마다 어깨를 스크린 쪽으로 땡겼어요.
잘 지냈나요? 저는 잘 지냈어요.
하면서 배우는거죠.
누구나, 어느 순간, 반드시, 운명처럼, 아니 본능처럼, 아니 작심한듯... 혀가 발기하여 언어를 쏟아내죠. 그것이 자위일지라도 상관없어요. 어차피 자위는 자학과 붙어 있지 않던가요? 어떤 쾌감이란 늘 그런 식으로 밖에 존재할 수 없는 것이죠. 아무 유감없이 의심없이 말해, 나는 그것만이 이 환상과 욕망과 거짓으로 가득찬 세상에서 자신이 자신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순수하고 완벽에 가까운 쾌감일거라 생각합니다. 무엇이? 자학과 자위.
민망하시죠? 저도 용서해주세요. 그러므로 호퍼님이 지우실 때, 저의 민망한 글도 같이 사라지니 다행이에요.
p.s
사실 사람들의 사랑/우정/만남도 다 자위가 아닐까요? 하하하. 서로 주고 받는 말과 애무도 사실은 자신이 원하는 걸 타인에 반사시켜 다시 나에게 돌아오게 하는 것일 뿐, 결국은 내가 나를 만지고 내가 나에게 사랑한다 말하는 게 아닐까? 그럼 결국 우리는 타인과 사랑을 할 필요가 없는 게 아닐까? 사실은 결국 내가 나를 만지고 느끼기 위해 네가 필요한 것일 뿐이지 아닐까? 그러하다면 결국 나는 언제나 외롭지 않았다는 , 나는 언제나 사랑하고 있었다는, 나는 언제나 나를 보며 독백을...
자다가 퍼뜩 일어나서 글 삭제하려고 하는데, 삭제가 안되네요................망했다..
그래도 캐리어가 10년이 다되가니 나이들어간다는 것이 맞는 표현 같아요. '늙어간다는 것'이 부정적인 어감이긴 하지만, 저에겐 좋은 표현이라...ㅡ.ㅡ
저는 언에듀케이션에서는 거의 '의식'조차 안한 여배우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아름다워지고 풍부해지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정말 정말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