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들의 소란스러움에 대한 글을 읽고서..

아이를 키우는 일은 쉽지 않을것 같아요. 그렇지 않나요? ..

제 지인의 아이들, 9살과 6살 짜리를 보면 그런 생각이 좀 더 심각해집니다. 몇 년전만 해도 그렇지 않았는데 저는 이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심지어 동생 쪽은 거의 싫어하게 된 정도...

물론 저는 이 책임을 아이가 아닌 부모에게서 발견합니다. 사람을 곤란하게 만드는 아이가 된 이유가 부모의 양육방식에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일단 이 부모는 아이의 생각이나 욕구에 굉장히 무관심해요. 기본적 욕구인 식욕이나 수면욕 같은 것은 말구요. 무엇을 하고 싶어하고 피드백 받고 싶어하고 그런것들에 대해 무심하고 심지어는 냉소적으로 반응할 때도 있습니다.
애정과 사랑은 아이의 욕구에 응하거나 대답해주는 방식이 아니라 순전히 부모 본인 위주로 표현되고, 그때도 '사랑한다'가 아닌 '귀엽다'란 식의 단어가 사용되요. 아이가 애교를 피우거나 할때도 그렇지만 그냥 있을때도 마치 고양이나 강아지한테 하는것처럼 귀엽다면서 볼을 부비는 겁니다. 그러고나서 곧바로 아이가 부모랑 같이 놀고 싶다거나 무엇을 하고 싶다고 하면 금세 귀찮다는 반응을 보여요.
제가 보기에 이 아이들은 마치 매 순간 부모랑 게임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솔직하고 담백한 소통이 가능한 때가 거의 없기 때문에 과장되고 이것저것 전략적인 행동들을 하면서 부모로 부터 애정 및 원하는 것을 얻어내려고 해요.
둘째는 이 와중에 명백히 첫째보다 예쁨받고 있기 때문에... 한마디로 폭군입니다. 자기가 사랑받는 방식 그대로 사람들에게 접근합니다. 일방적으로요. 갑자기 다가와서 사랑한다면서 껴안고 키스를 보내는데 어린 여자아이의 이런 행동은 누구나 귀엽게 볼 여지가 있음에도, 너무 뜬금없고 심지어 강제적인 경우도 있어서 불쾌한 정도는 아니지만 아이가 좀 특이하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가장 최악인건 상당히 폭력적인 성향이 있어서 어른이건 애건 상대의 몸에 함부로 손을 대고 때린다는 거죠. 맞은 상대가 화내거나 혼내도 전혀 게의치 않고 장난이라면서 계속 애교를 부릴 때가 많아요. 이런 저런 면에서 저는 이 아이가 다른 사람의 말이나 행동을 거의 신경쓰지 않는다는 걸 알았는데, 부모 및 몇몇 어른은 그게 마치 여장부 기질인양 받아들이지만 제가 보기엔 심각할 정도의 공감능력 부족인듯 합니다. 무엇보다 주변인에게 계속 폭력을 행사한다는것 때문에요.

문제는 이 아이들과 제가 아주 가까운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위와 같은 문제를 느낌에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는다는 겁니다. 물론 어쨌든 저는 이 아이들의 부모가 아니기 때문에 제 혼란 따위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문제일수도 있어요. 하지만 더 나아가 저는 제가 아이를 가지게 되었을 때에 과연 크게 낫거나 혹은 다른 부모가 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이 아이들은 문제가 있지만, 그건 저도 마찬가지에요. 아마 이 아이들은 사회에 큰 해악을 끼칠 그런 사람이 되진 않을거에요. 다만 사회의 큰 빛 또한 될수 없겠지만요. 최소한 우리가 문득 바라보며 흐뭇함이나 따뜻함을 느낄 이웃으로 자라기도 힘들것 같아요. 무엇보다 자신 내면의 문제 때문에 괴로워하면서 살게 되겠죠. 그런게 어쩔수 없는 일처럼 느껴져요. 이 아이들과 부모에게서 발견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려면 육아와 가정에 대한 아주 바람직한 모델을 구체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할것 같은데 제 어린시절이나 주변의 경우를 찾아봐도 그런건 없거든요. 저도 어렸을때 부모님들에게 거의 항상 소외당한 기억이 있어요.

저는 아이들이 소란피우는 이유는 소외당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억압이나 학대와는 다른 방식으로.. 어른들 사이의 깍두기로 살기 때문에. 보호받을만은 하지만 아무도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존재로서 스트레스가 쌓이는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아이들을 이해하는 일은 어렵고, 무엇보다 무진장 지루한 일입니다. 적어도 저에게는요.

그냥 문득 떠들어보았습니다. 이후에 글을 지울지도 모르겠습니다.
    • 어렵네요. 아이들 키우는 입장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식으로 소통하고 있는지..돌아보게 됩니다. 사회의 빛까지는 아니라도.. 사회의 빚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만..

    • 어휴 저는 애 키울 자신 없어요... 어떻게 키우지?

    • 저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귀엽다 볼을 비비고 나서 바로 아이가 부모랑 같이 놀고 싶다거나 무엇을 하고 싶다고 하면 금세 귀찮다는 반응을 보인다...요대목에서 완전 찔리네요-_-

      그리고 저에게도 아이를 이해하는 일은 무엇보다 무진장 지루한 일이라는..이게 가장 힘들어요.

      하루하루 마음을 다잡지만 또다시 대체 넌 무슨 배짱으로 아이를 낳은거냐 이런 쓸데없는 생각들..
    • 식당에서 딱 이런 느낌을 주는 모녀를 만난 적이 있어요. 애랑 엄마 둘이 왔는데 애가 시끄럽게 떠드는 동안에 엄마는 핸드폰으로 뭘 하는지 관심도 안두더라구요. 그러다가 애가 심심했는지 엄마한테 말 걸면서 핸드폰 보는 일을 방해하자 엄마가 한다는 말이 "식당에서 떠드는거 아니랬지! 가만히 앉아있어."



      진짜 속으로 뜨악했어요. 우리애가 달라졌어요같은데서 보면 애가 부모한테 뭔가를 말하거나 원할때 같은 반응을 보여서 예측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점은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뭔가 너무 안타까웠어요. 엄마가 평상시에는 무관심하다가 엄마한테 이야기걸때에는 다그치는 엄마라...... 전 온 사랑의 관심이 저에게 집중되는 와중에도 훈육이 엄한 집에서 자라서인지 그 상황이 너무 못견디겠고 저 애가 과연 어떻게 자랄것인가 걱정되더라구요.
    •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은 언제나 소외당해왔고, 지금 시대라고 아이들이 특히 소외받고 있는가... 에 대한 대답은 저도 확실히 모르겠어요. 어느 면에서는 지금이 가장 아이들의 인권이 존중받고 있기도 하고요.

      아이들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어른이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한 문제에 집중할 힘이 있거나, 굉장한 섬세함으로 마음을 알아채고 건드렸을 때(이건 재능에 가까운듯) 아이들이 변하는 것 같아요.

      재능이든 노력이든 뭔가 긍정적인 걸 함께 느껴야 일단 공감이 가능해요. 잘해주려는 게 아니라 나도 정말 이 순간이 좋다는 느낌...

      운이 좋으면 그런 순간이 찾아오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만. 그럴 때는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솔직해질 준비를 하고 민망할 각오를 좀 하면 된달까요.
      • 저는 딱히 지금이라고 아이들이 특히 소외받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여전히 어떤 부분에서는 소외받는 아이들이 많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공감의 순간은 저도 많이 느껴봤어요. 사실 만날때마다 거의 항상 느껴요. 그래서 아이들이 저를 좋아한다고 하는지도 몰라요. 


        하지만 부모가 된다는 것은 몇가지 순간을 공유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변덕이 조금 있고 본문에 말한바대로 조금 지루해하는 성격이라서 그런 집중력을 유지할 자신이 없어요. 


        아이들을 키우는 것은 정말로 인내와 끈기와 관련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어렵다는 거지요. 아이들은 거의 매순간 자신의 눈높이에서의 공감을 요구합니다. 


        아무리 특출난 재능을 갖춘 양육자라고 해도 그런 상황에 처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어떤 고갈상태에 이른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컨트롤하고 이겨낼 수 있는 사람들이 대단하죠.

    • 아이들 반듯하게 잘 키우는 집들도 많이 보았어요. 정말 부럽더군요. 무조건 엄하게 키워서 그런 것이 아니라 아이들과 서로 잘 이해하고 함께 살아 가며 서로 의지하는 것 같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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