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강기훈 유서 대필 사건 무죄 판결 났군요

참고로 지난 달에 있었던 결심공판 때의 최후진술 전문을 링크합니다.(좀 길지만 읽어볼 만 했어요)

http://m.media.daum.net/m/media/society/newsview/20140213095307760

고시생들이 자신의 사건을 판례로 공부했다고 하는 대목은 참 기가 막힙니다. 그런데 20년도 더 된 일을 눈앞에 보이듯이 회고하는 진술문을 읽고 있으면 뭔가 갑갑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가 살고 있는 보이지 않는 감옥을 아주 살짝 체험하는 느낌이랄까... 그게 실제로 얼마만큼 고통스러운 지는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일을 겪은 사람이라면 흔히 주눅들고 초라한 모습이 연상되는데, 이 분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실명으로 가해자들의 잘못을 나열하면서, 마치 이것이 자신의 권리라는 듯이 피해자로서 하고 싶은 말을 당당하게 다 하거든요. 재판부에게 올바른 판단을 바란다는 부탁도 하지 않아요. 오히려 '내가 이렇게 재심을 청구해서 너희들에게 스스로 반성할 기회를 준다'는 식입니다.

한편 오늘 기사를 보면 재판부는 무죄 판결을 내리면서도 사과의 말은 일절 하지 않았다고 해요. '진정한 용기는 잘못을 고백하는 것입니다'라고 강기훈씨는 자신의 최후진술문에 썼죠.
    • 저 사건에 참여한 검사들은 이후 모두 승진하였고, 그중 누군가는 대법관이 되었고, 당시 법무부장관은 지금 청와대의 비서실장이 되어서 세간에는 국정을 좌지우지하는 실질적 권력자로 알려져있지요. 


      자신의 잘못임을 뻔히 알면서도 터럭만큼의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서 남을 지옥으로 내모는 자들을 위해서 지옥이란 것이 있다면, 아니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닌지 가끔 생각해 봅니다. 





    • 정말 이 사건만큼 말도 안되는 공안 사건이 있었을까요? 부당하고 억울한 공안 사건은 많았지만 유서대필이라는 기가 막히는 발상으로 죄없는 사람의 인생을 망치고 정권에 아첨한 검사들은 지옥이 아니라 역사에 그 더러운 이름을 뚜렷하게 새겨놔야 합니다. 재심 결과 무죄로 판정났다니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그리고 강기훈씨가 부디 건강을 되찾으시길 바랍니다. 

    • 늦게라도 다행입니다.
      • 그런데 검찰이 상고를 포기할 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은 것 같더군요. 재심에서도 끝까지 유죄를 주장했거든요.
    • 이렇게 해서 느린 속도로 세상을 바꿔 놓았을 텐데. 답답하고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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