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문득 생각이 날 때...
오늘은 발렌타인 데이이고, 정월대보름이죠.
그런데 제게는 돌아가신 엄마의 양력 생신이자, 음력 생신입니다.
그래서 어렸을 때, 저희 집은 항상 발렌타인 데이에는 초콜렛맛 케이크에 촛불을 꽂았고,
정월대보름엔 찰밥과 나물에 미역국을 곁들여 먹었습니다. 물론 음식 준비는 엄마가...
어제, 오늘이 대보름이란 얘길 듣고 엄마 생각이 많이 나더군요.
얄궂게 또 날짜가 겹쳐버렸구나... 안그래도 발렌타인 데이나 정월대보름엔 엄마 생각이
많이 나는데, 내일은 두 배로 생각나겠구나... 하고 말이죠.
올해가 엄마를 보내드린지 만으로 딱 10년째, 2주 후면 다시 엄마의 기일이 돌아옵니다.
엄마 보내드릴 때가 스물넷, 성인이긴 하지만 경제적으로도 심적으로도 전혀 자립하지 못하고
사춘기 같은 거 없이 평온하게 보냈던 10대 시절을 부메랑으로 맞듯 뒤늦게 밀려오는 질풍노도의
감정들에 혼란스럽던 무렵, 갑작스럽게 엄마를 보내드리고 저는 생각보다 굉장히 무덤덤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무너져선 안된다는 위기감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안그래도 방황하던 시절에, 슬픔이란 감정에 깊이 빠지면 저 자신을 겉잡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위기감을 느꼈었고, 제 방황하던 모습을 지켜보던 아버지와 베프도 그런 점을 염려했었죠.
그때 아빠가 그러셨죠. 지금 당장 힘들어하지 않아도, 살면서 문득 생각날 때가 있다고...
억지로 실감나지 않는 걸 현실로 받아들이려고 애쓰지 않아도, 살면서 문득 생각날 때
사무치게 느낄 수 있을 거라고....
네, 아빠 말씀이 맞았어요.
워낙 무덤덤한 성격이라 안 그럴줄 알았는데, 그렇게 문득 생각이 날 때가 있더라구요.
어느 날은 버스를 타고 가다가 문득 엄마 목소리가 생각나지 않아 울컥 눈물이 나기도 했고,
어느 날은 꿈에서 나온 엄마 얼굴이 흐릿해서 엉엉 울다 잠에서 깨기도 했어요.
가끔은 지금 내 나이보다 젋을 때의 엄마가 남아있는 가족사진을 보면서, 지금 나와 너무나도
닮은 엄마의 얼굴에 마음이 찌릿찌릿하기도 합니다.
뭐.... 그렇다구요.
IMF 때 집안이 기울고나서 생신을 맞으실 때마다, 엄마는 발렌타인 데이가 양력 생일이고
정월대보름이 음력 생일인데, 정작 내 인생은 왜 이렇게 여유가 없냐는 한탄을 자주 하셨었죠.
그 여유없던 엄마의 인생에 힘이 되기보단 주로 말썽이었던 못난 딸은 뒤늦게
또 문득 떠오르는 엄마 생각에 마음이 아립니다.
엄마.......ㅜㅜ
http://nsroom.blog.me/40122307448
올드미스다이어리의 이 에피소드도 떠오르네요.
엄마 라는 말은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와요 왜 그럴까.
fysas님 기운내세요.
비슷한 글을 쓴 적이 있어요. 그 때 어떤 분이 따뜻한 코코아 한 잔 타 드리고 싶다고 하셨는데요. 오늘은 제가 그렇게 해드리고 싶네요.
저도 별것도 아닌 계기로, 돌아가신 분 떠올릴 때가 있는데 오늘 같은 날은 더 하시겠어요. fysas님 오늘 저녁 잘 챙겨드셨겠지요?
취향이 어떠신지 몰라서 좀 달달하게 모카커피 만들었어요. 어머니랑 따끈하게 드셔요. :)

휴먼명조/ 노래 감사합니다. 아직 회사라 들어보진 못했어요. 이따 퇴근길에 들어볼게요.
사람/ 링크 눌러봤다가 회사에서 눈물나서 혼났네요.ㅠㅠ 감사해요.
녕녕/ 말씀만으로도 큰 위안이 됩니다. ^^
Quinny/ ㅜㅜㅜㅜ
방은 따숩고/ 밥 잘 챙겨먹고 일하는 중이네요. 추억이라는 게, 아무때나 기억을 떠올려버려서 가끔은 무서워요.
늘보만보/ 아.... 감동입니다. ;ㅁ; 정말 감사해요. 눈으로 천천히 맛있게 마실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