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9] 나름 절박한 이직 고민입니다.

인생을 결정짓는 선택의 기로를

설마 인터넷에 올릴지는 몰랐는데,

사람이 절박해지다보니 어쩔 수가 없네요.

그래도 제가 정말 오랜 시간 다녀온 듀게이다보니 마지막 희망으로 한번 듀게님들의 조언을 구합니다.

 

저는 특별한 분야에 대해 나쁘지 않은 전문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외계인 연구 같은 것인데

사실 변호사 회게사와 같이 개업을 할 수 있는 완전 전문직 뭐 이런 건 아니고

남들이 잘 안하는 외계인 연구를 오래 한 정도입니다.

대기업 취직해서 이를 기반으로 나이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괜찮은 연봉을 받아오고 있습니다.

그래봤자 제가 아직 나이도 많지 않다 보니 임원도 아니고 월급쟁이이긴 마찬가지이죠.

사실 기업에서 임원단다는게 실력만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저의 정치력이나 몹시도 폐쇄적인 인간성으로는 지금 정도도 건사하는게 용하다는 사내 평판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회사에서는 길어야 40대 중반까지만 다닐 수 있을 듯 해요.

아니면 막막 우겨서 50세정도요?

 

그런데  연봉은 절반 정도인데, 정년이 보장되는 공기업에 채용될 기회가 생겼습니다.

공무원은 아니지만 공무원과 보수나 처우 등이 연금 포함하여 거의 동일한 처우라고 합니다.

문제는 연봉이 절반인데다, 그 기관에 가면 전문성은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저는 전문성 떄문에 채용 가능성이 높은데,

사실 그 공기업이 저를 채용하는 위치에서 기대하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전문성은 아니에요.

업무적으로는 외계인 관련 업무 하다가

뜬금없이 석유 개발 관련 업무 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근데 저는 지금있는 대기업에서 스트레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외계인 연구를 실무적으로 하는게 나름 좋거든요.

단적으로 생각하면 제가 좋아하는 외계인 연구 실무에서는 떠나야 하고 연봉은 삼분의 일인데,

왜 거길 가야 되나 싶어요.

 

근데 나이가 30대 후반을 치닫다 보니 슬슬 노후에 대한 걱정도 생기는 요즘이라 정말 고민이 됩니다.

잘은 모르는데 지금 있는 대기업에서 50정도까지 받을 수 있는 금액과,

채용 예정인 공기버에서는 죽을때까지 받는 연금을 포함하면 받는 총량은 제법 비슷해보입니다. (꽤 오래 산다는 것을 전제로요. -.-;;)

이직을 하든 지금 위치에 있든 일은 정말이지 죽을 정도로 해야 할 것 같아요.

거의 매일 10시 야근에 주말 출근이요. 지금도 야근은 하지만 주말 출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이런 측면에서, 공기업쪽이 더 빡셀 것 같아요.

부모님은 안정적인 것을 중요시하니 당연히 웬떡이냐며 공기업 가라고 하는데,

거기 가서 정말 5년은 새로운 조직의 빡센 환경과 문화에서 업무 평가도 제대로 못받으며 개고생해야 되요.

그 고생을 겪으면 제 전문성은 사라지고 그냥 정년만 바라보며 하루하루 사는 사람이 되어 있겠죠.

사회적으로 경력이 꽃필 수 있는 청장년층의 5년을 그렇게 보내고 싶지 않아요.

저는 지금 하고 있는 외계인 연구 업무가 비교적 좋아하는 편입니다.

누가 저보다 외계인에 대해 더 잘 안다고 생각되면 분할 정도죠.

근데 지금의 대기업에 있다가 50세 이후에 은퇴하고 집에서 벌어둔 돈 까먹으며 쓸쓸히 보낼 생각을 하니 이것도 참 내키지가 않아요.

 

여튼 처음엔 안정적이라 하니 갈까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이게 알아보면 알아볼 수록 보상체계나 커리어 패스 등이 정짓는 고민이더군요.=.=;

공기업 갔다 다시 대기업쪽으로 자리를 얻는 것은 제 나이대와 업종 특성상 사실 거의 불가능합니다.

참고로 저는 결혼할 생각이 없어서 부모님 말고는 부양가족에 대한 고민은 없어요. 

 

현명하신 듀게님들,

바쁘시겠지만 모쪼록 한자라도 의견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p.s  1 내용의 성격상 조만간 펑할 수도 있으니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당연히 댓글은 남겨둘꺼고요~

 

P.S 2 게시글 등록하고 보니 제목이 다소 거창한 듯 하여 제목을 수정했으니 양해부탁드립니다. --;;;;;;

    • 적어주신 내용으로 봐서는, 근무 환경은 나빠질것 같고 전문성은 떨어지는데 총 수입은 비슷하고.. 그러면 별로 이직할 이유가 없지 않나요? 대기업에서 전문성을 계속 살리고 있으면서 다른 기회를 봐도 되지 않을까요?

    • 각자 가치관에 따라 선택할 문제인데, 글 쓰신 것만 보면 공기업보다는 지금 환경에 만족하시는 것 같습니다. 주변과 상황에 너무 흔들리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 선택은 본인이 가장 잘 알아서 하실 거 같아요. 그것보다는 하나둘셋 외계인 화이팅을 외치고 싶습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과 보람을 느낀다는 게 가장 중요한 거 같아요.

    • 지금으로서는 대기업에 계속 근무하시면서 전문성을 더욱 발전시키는 것이 나을 것 같아요.



      전문성을 더 인정받으면 몇년 후나 혹은 퇴직 후에,



      지금 제안받은 공기업 조건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공공기관같은 public sector에 가는 기회가 주어지더라고요.

    • 글 쓰신 분 마음은 이미 외계인 연구쪽으로 심히 기울어져 있는 것처럼 읽힙니다. 외계인 연구를 계속 하시게 되면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 50세 이후 노후이신 것 같은데, 외계인 연구를 하게 되면 50세 이후엔 집에서 벌어놓은 돈 까먹으며 쓸쓸하게 보내게 될 거라 단정지으실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그때가 되면 또 의미있는 일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 좋아하는것 하세요. 위의 분들이 말씀하신것처럼 한분야에 굉장히 뛰어나게 되면 생각지도 못하게 길이 열리는 수가 많습니다. 별로 좋아하지도 않은일을 그것도 오래 하다보면 왠지 몸과 마음이 쇠퇴하는 기분이 들고, 사실 그렇기도 한것 같아요. -_-;  많은 경우 (저도 포함) 이런 선택지가 아예 없는 수가 흔하죠.

    • 좋아하는 것을 일로하는 게 얼마나 드문데요..

      전문성을 살리지않는 다른일을 하는게.얼마나 스트레스받는지 안해보셔서 모르실겁니다.


      누가 저보다 외계인에 대해 더 잘 안다고 생각되면 분할 정도죠.


      문장은 부러워서 밑줄치고싶네요.

      이런일하셔야지요
    • 공기업이 결국은 고용의 안정적때문 = 수익의 안정성 + 늙어서 일할수있다는것 때문에 선호가 높은것데 수익이야 지금 버시는걸로 연금등 대비 잘해놓으시면 비슷할 것이고 직장생활 하면서 돈도 돈이지만 본인이 하고싶은걸 할수있다는 거 자체가 엄청난 메리트라고 생각합니다. 외계인 연구쪽에 한표던집니다.
    • 바쁘실텐데 자기일처럼 관심 가져주시고 댓글 달아주신 듀게인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정말 뭐 하나라도 더 비중이 가는 쪽이 있으면 좋을텐데 딱 50대50이라서요.


      주변에 친구들, 가족들, 동료들의 많은 의견도 들었지만 Diotima님 말씀처럼 어떻게 보면 배부른 고민일 수도 있는데


      제가 결정은 못 내리고 하도 징징대니까 주변인들의 피로도가 급상승하면서 인간관계가 파탄직전이라 부득이 듀게분들의 의견을 구하게 되었습니다.


      여기 계속 있어도 기회가 한번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주어진 다른 기회도 만약 민간이라면 길어야 50세가 추세인 것 같습니다.


      사실 이번 기회가 Public Sector로의 마지막 기회고 아마 놓치면 다시 안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많은 분들이 감지하셨듯이 사실 저는 여기서 외계인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10년 20년 이후 미래의 불확실성이 자꾸 발목을 잡네요.


      사실은 오늘 부모님께 그냥 남겠다고 말씀을 드려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부모님이 좋은 기회 걷어차고 불안정성을 택하는 것에 너무 걱정을 많이 하셔서 다시 심난해졌습니다.


      결정을 해야 하는 시간은 자꾸만 다가오고 아직도 갈팡질팡입니다.


      하지만 듀게인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저는 30대 중후반의 직장인입니다.




        본의아니게 이직을 2번해서 지금 3번째 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직장생활이라는 게 새로운 일에서의 적응, 새로운 곳에서의 적응 등 여러 개가 있는데


        내가 하는 일이 재밌고, 하는 일에서의 전문성을 인정받는 다면 직장인으로서 그거보다 좋은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Public Sector로 가게되도 조직개편이라는 건 언제든지 있을 수 있고 내가 하는 일을 계속 한다는 보장도 없구요


        Job Security가 Public Domain 에 있어서 보장받기 보다는 본인 역량의 Specialty에 의해 보장되는 사회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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