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리엘의 첫 문장 엄마 나 저 고양이 갖고 싶어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 

제 아들 가브리엘이 autism 판정을 받았습니다. 보통 생각하는 그런 경우보다는 가벼운 편입니다. 아동 심리학자 말이 처음에 가브리엘을 만났을 때 이애는 자패아가 아니라 말을 못하는 것 뿐이야 라고 생각했다니까요. 

스웨덴에서 이런 검사를 하는 데 어찌나 시간이 많이 걸리던지. 지금의 가브리엘과 지난 여름에 가브리엘은 너무나 달라요. 친구들과도 같이 놀고, 문장을 완전히 다 만드는 건 아니지만 단어도 많이 사용하고요. 


지난 크리스마스때 고양이 친구네 고양이를 돌보아 주었습니다. 

가브리엘이 이웃집 고양이를 참 좋아해서, 한마리 사줄까 하는데 제가 고양이를 키워본적이 없고, 또 가브리엘이 정말 고양이를 좋아하는 지 아니면 순간의 관심인지 알수가 없어 고민했는데, 제 친구 H가 자기 가족이 스페일 여행가는 사이 동생의 고양이를 일주일간 돌봐주면 너도 알수 있고, 우리는 고양이 걱정안해도 되고, 라고 제안해서 ok 했거든요. 

뚱뚱하고 큰 검은 고양이 Trotsky. 

당연히 고양이 답게 첫날 침대 밑에 숨어 나오지 않는 Trotsky. 

가브리엘이 제가 다가와서 한 말, 엄마 나 저 고양기 갖고 싶어 (네 스웨덴어로요) 

이게 가브리엘이 스스로 만든 첫 문장입니다. 너무 놀라서 뭐라고? 했더니 아주 당연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고양이 갖고 싶어 엄마 라고 대답하던 가브리엘. 


이번 4월 가브리엘 생일 때 고양이 살 생각입니다. 




    • 정말 잘 하셨어요! 아효, 저도 뒤늦게 고양이와 동거를 결심했지만, 고양이는 과연 진리더군요!


      같이 살면서 돌봐주려고 데려왔는데 오히려 제가 돌봄을 당하는 것 같은.


      예쁘고 건강한 고양이 만나게 되시길 바랄게요. 

    • 고양이를 키우는 게 우울증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정말 뭔가 있나보네요...

    • 그런데 고양이는 정말 털을 많이 흘리더군요. 동물을 별로 안좋아하는 제 동생이, 언니 좋은 엄마다 그게 얼마나 일인데 라고 하더군요. 

      • ㅎㅎ 지금 막 제 무릎에 풀쩍 뛰어올라와서 2분간 쓰담쓰담을 명하셨던 괭이님 떠나신 자리에 흰 털이 우수수... 검은 바지 입었는데;;; 박스테이프를 팔찌처럼 손목에 끼고 살까봐요.

        • Trotsky가 정말 절 좋아하나봐요. 첫날 밤 부터 저한테 와서 꾹꾹 누르고, 쓰담을 명하고. 사실 꾹꾹이가 뭔지 몰라 한 밤중에 친구한테 왜 네 고양이가 내 배를 누르냐? 라고 물었는데. 친구 이모님 말씀이 내가 2주를 돌봐주어도 침대밑에서 나오지도 않던 놈이 너랑은 첫날부터 그렇게 지냈다고? 하시며 시샘하시더군요. 


          가브리엘이랑도 참 잘 놀았어요.

    • 고양이 이름이 멋진 걸요.

      선물할 고양이는 lenin이라 하시면...
      • 제가 친구 H 보고 내 고양이는 Latour 라고 부를 거라고 하니까 막 웃더군요. 




        가브리엘은 다른 생각입니다. 고양이 이름 뭐라고 할거니 라고 물어보니까 오렌지 (스웨덴 말로는 주홍색)라고 답하더군요. 

        • 노랑둥이를 입양하셔야겠네요ㅎㅎ
    • 같고->갖고 입니다.


      어려서부터 동물을 많이 접했나봐요. 제 조카들은 관심은 느끼는 거 같은데 접근은 무서운듯..
      • 아뇨. 다른 동물에는 별 관심이 없어요. 


        단지 고양이만 좋아합니다. 강아지는 무서워해요. 



    • 기쁜 일이네요, 가브리엘이 고양이를 좋아하다니요. ^^


      건강하고 좋은, '가브리엘의' 고양이를 만나시게 되길 진심으로 빕니다.

    • 글을 읽고 나니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고양이 털은 생각보다 안빠지는 것같아요. 저도 처음 기를 때 걱정 많이 했는데 아무것도 아니었어요ㅎ 저희집은 하얀 터앙 단모와 코숏을 키우는데 검은옷도 잘 입고 다니고 그렇습니다ㅎㅎ그냥 청소에 신경을 덜 쓰자 하면 되더라고요(횡설수설;).
      • 뭐가 부족하면 털이 많이 빠진다고 들었어요. 잘 키워야지

    • 고양이나 개 등의 직접 만지고 함께 놀 수 있는 동물을 키우는 게 자폐 아동의 사회성 발달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고 들었어요. 좋은 결정 하신 것 같네요. 아드님께 좋은 묘연이 닿기를. :-)

    • 고양이의 은총이 가브리엘과 함께하기를...
    • 담담하게 쓰신 짧은 글인데,


      읽고나니 왠지 시큰하네요.


       


      '가브리엘의 고양이'


       


      훌륭한 어른이 된 가브리엘의 자서전 제목으로 딱이겠네요.!


       


      자, 잠깐 고양이 이름이 트로츠키라굽쇼?? @.@


       

      • 네 :)


        H의 가족은 러시아계 유태인으로 레티아에 살다 스웨덴으로 이주했습니다. 복잡하죠


        가끔 자기 이런 배경을 가지고 말 장난 잘해요. 엄청나게 추위를 타서, 러시아 사람들은 추위에 익숙하지 않아? 라고 말하면 난 유태인이야 우린 사막을 거르는 사람들이라고, 라고 대답하고, 제가 또 유태인 배경을 가지고 장난하면, 이러지 마 난 러시아 사람이라고 라고 말하고. 둘이 맨날 이러고 지내요. 

    • 고양이 이름 부를 때마다 웃길 거 같아요. 검은 색이나 하얀 고양이를 orange라고 불러도 재밌을 거 같아요 ㅋ 




      가브리엘이 어떤 고양이랑 친구가 될지 궁금하네요. 가능하시면 나중에 사진 올려주세요^^ 

      • 네 이게 가브리엘 생각이에요, 검은 고양이한테 오랜지라고 부른다. 그러면서 씩 웃더군요. 장난꾸러기

    • 고양이의 어떤 면이 가브리엘군의 주의를 끌었을까요? 고양이과들만의 독특한 특성들이 있긴하죠. 가브리엘군과 오렌지가 좋은 친구가 되길 바랍니다. ㅋㅋ

    • 고양이와 함께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고양이로서... 저또한 4월을 기다리게 될 것 같습니다. 좋은 봄날 되시길~~^^
    • 그동안 정말 힘드셨겠습니다. 자폐라는 얘기를 듣고, 뭔가 실마리를 잡는듯한 느낌과 가슴이 철렁한 기분이 함께셨을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저희 아이는 아직 많이 어리긴하지만 (한살반입니다), 엄마/아빠 소리도 아직 안해서 조금씩 초조해지는 기분이에요.. 3개국어가 섞인 가정환경탓이 크겠지만....


      저희 아가도 동물을 좋아해서 엄마아빠소리는 안해도 'aai' 라는  쓰다듬다라는 뜻의 네덜란드어는 TV에서 고양이나 개가 나오기만 해도 열심히 말한답니다. 귀엽기도 하고, 엄마가 고양이보다 못하다는 말이냐, 하고 조금 서운하기도 하고 그래요 :).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3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37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8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5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0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0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5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7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4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29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3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5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5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2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4 12-30